박치원의 건축문화 칼럼 7
영국은 지금 변화하고 있다
런던 강남지역의 또 하나의 아이덴터티 - 뱅크사이드내의 도시공원(Urban Forest)
오픈된 공간, 장소들의 연결 - 공공 장소의 무한한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
WWM architects의 어반 포레스트 개념 스케치
런던의 강남이라 치면 사우스 뱅크 말고도 뱅크사이드 (Bankside) 라 일컬어 지는 지역이 있다. 바로 테이트 모던이 들어선 강변에서 남쪽에 위치한 Elephant and Castle까지 양 쪽으로 Blackfriars Road 와 Borough High Street로 구획되는 존을 말하는데 이 지역에는 지난 몇 세기 동안 겹겹으로 개발되어온 레이어들 사이로 도시의 내부 (Urban Interior) 라 일컬어 지는 고립된 블랙 홀 같은 곳이 탄생하였다. 이 곳은 주변의 다른 지역 보다 개발이 부진했고 현재 활기가 없는 지역으로 간주되고 있는데 지난 주에 소개한 사우스 뱅크의South Bank Employer’s Group처럼 이 지역의 발전을 위해 결성된 Better Bankside라는 지역 커뮤니티 연합은 건축 공모전을 통해 지역 환경 개발을 위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WWM이라는 건축 설계 사무소는 “도시의 내부”라는 이 구역 안에 현존하고는 있지만 그 가치를 발하지 못하고 있는 크고 작은 열려진 공간과 부분적으로 드러나 있는 지역적 주체성을 오히려 강조하는 방안을 선보였고 이와 같은 요소들이 촉매역할을 해 주변의 규모가 거대한 국제적 스케일의 개발 프로젝트들과도 대등한 사회적 인지도를 갖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주며 공모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공공 장소 (Public Realm) 의 무한한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열려진 공간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고 주민,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방문객들 모두가 지역 공공 기관들과도 자연스럽게 상호 교류할 수 있게 하는 제안서를 제출해 이 지역을 대표해 결성된 심사 위원단을 감동 시켰다.
철 기둥으로 받쳐진 커다란 지붕아래의 버러 시장 광경
지역 전체를 푸른 숲과 함께 하나의 테마 공원으로
토요일 아침 각종 신선한 청과물을 구입할 수 있는 버러 시장 (Borough market), 감춰져 있는 십자가 뼈라고 불리는 묘지 (Cross Bones Graveyard), 철로 밑 깊숙한 아아치들, 클링크 교도소 박물관 (Clink Prison) 등은 모두 바삐 돌아가기만 한 도시인들의 삶 속에 시간을 멈추게 하는 그러한 소중한 장소들이다. 이렇게 여기 저기 흩어져 있고 숨겨져 있는 곳을 연결해 지역 전체를 푸른 숲과 함께 하나의 테마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현재는 담으로 둘러 싸여져 있어 보이질 않는 Cross Bones Graveyard
오랜 기간 동안 단계적으로 진행될 이 도시 공원 프로젝트는 오는 2010년 첫 번째 단계가 완성된다. 이 부분이 완성될 즈음되면 지역적으로도 의미 있는 공간들이 함께 드러나는데 그 중에는 테이트 모던 놀이 공간, 십자가 뼈 묘소, 약 2백 50 평방미터의 아아치들, 민트 거리 공원 (Mint street park) 그리고 사우스 뱅크 대학 광장 등이 있다.
구석구석 아직은 음침하지만 캐릭터 있는 장소로 변화될만한 곳이 산재해 있는 뱅크 사이드 지역
최근 런던 시티 쪽의 스카이 라인이 몇 개의 굵직한 타워 빌딩들에 의해 점점 상향 조정되어 가고 있듯 멀지 않아 강남도 그 영향권에 들기 십상이다. 지난 2001년 이 지역에 32층이나 되는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는 캔 리빙스턴의 야심에 반대하던 개인을 포함한 지역 단체들의 목소리를 미디어를 통해 접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 아파트 건물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몇 개의 낮은 건물들로 대체됐다. 캔 리빙스턴은 런던이 글로벌 도시가 되기 위해선 스카이 라인부터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하곤 했다. 물론 런던에도 맨하턴의 빌딩들처럼 초고층 건물들의 신축이 요구되고 또 피할 수 없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리고 정말 잘 지어진 높은 빌딩이 시원한 조망과 함께 멋진 주거 공간과 사무공간을 제공할 수 있음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기 자기한 골목들을 거닐다 한적한 노상 카페에 앉아 카푸치노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이 런던 나아가서는 유럽 도시들의 매력이고 그러한 구석구석의 소박하고 전통스러운 장소들이 높고 빽빽한 빌딩숲 사이를 정신 없이 바쁘게 지나가는 뉴욕 시민들은 그리울 것이다.
템즈강 남쪽의 시민 단체들은 지역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테고 또 지역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내는 목소리에는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우리말 속담에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데 2020년 쯤엔 뱅크 사이드 지역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벌써 궁금해 진다.
박치원
RIBA, ARB (영국 왕립 건축사)
SMAL AND PARTNERS (도시 및 건축 설계 파트너쉽) 대표
뉴카슬 대학 건축 디자인 디플로마 튜터
www.smalandpartners.com
cpark@smaland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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