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시 재생 총정리- 런던 올림픽

by 유로저널 posted Jul 2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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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장과 도시 재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스포츠 축제를 위해 타오른 성화, 향후150년 간 런던 동부를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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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과 1948년에 이어 2012년 런던은 근대 올림픽을 세 번이나 개최하는 최초의 도시가 된다


2005년 7월 6일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응집해있던 4천여 명의 시민들은 현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2012년 올림픽 개최지로 파리를 제치고 런던이 결정됐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일제히 환호하며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마치 200년 전에 넬슨 제독이 나폴레옹을 물리쳤던 트라팔가 해전이 재연된 것처럼 영국 전체가 흥분의 도가니였다. 런던은 축구, 테니스, 골프 등 근대 스포츠의 발상지라는 점과 특히 올림픽 후에도150년간 런던 동부 지역을 활기에 넘치는 질 높고 지속 가능한 복합 용도의 도시로 계획해 반 영구적인 유산으로 후대에게 물려준다는 발상이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국제 올림픽 위원회는 매 번 개최국이 단 2주간의 축제를 위해 쏟아 붓는 비용이 너무 엄청나다라는 비평에 시달려 왔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화가 밀집돼 있는 런던 동부는 현재 카나리 와프라는 비즈니스 허브 (Hub), 시티라는 국제 공항이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스트라트포드 국제 철도 역사까지 들어설 예정이어서 웨스트 민스터 시와 런던 시 다음으로 런던의 세 번째 시로 승격할 만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런던 동부 리 강 하류 유역 (Lower Lea Valley)은 도시적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고 유기된 공업 지대와 빈민가로 정평이 나있는 곳으로 도시와 도시 사이의 갈라진 틈이라고 표현하면 이해가 쉬울 듯 하다. 이 지역은 청결하지 못한 수로, 혼잡하게 얽힌 도로와 철길 그리고 여기 저기 산재한 철탑들로 분할되고 오염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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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사이트인 런던 동부 리 강 유역의 지저분하고 침울한 거리 광경들


하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최와 더불어 교통망 재정비 계획을 포함해 약 160억 파운드(약 33조원)의 예산이 책정된 주목할 만한 도시 재생의 기회를 맞고 있다. 런던시내 다른 지역에 비해 경제수준 및 사회기반시설이 취약했던 런던 동부지역에 최소44%의 가족 단위 주택이 포함된 3만 5천 호 가량의 새로운 주거시설과 5만 명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전체적인 삶의 질적 향상이 재 개발의 목표로 정해진 것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은 베이징에서도 사용됐던 ‘친환경’이라는 말 대신 ‘지속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화려한 경기장과 선수촌을 짓는 한쪽에 빗물저장시설이나 태양광시설 등을 부분적으로 설치하는 것으로 친환경 운운하는 빛 좋은 개살구 식 정책이 아니라, 올림픽 시설 건설과 운영 모든 면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치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겠다는 결의다. 올림픽 시설이 집중될 하이드 파크와 비슷한 면적의 올림픽 공원의 건설을 위해서도 기존에 있는 건물을 허물 경우 대부분의 폐기물을 새로 짓는 올림픽 공원 건설에 재활용하고 경기장에서 쓰는 전력도 일부분 풍력 발전소에 의해 재생되는 에너지로 대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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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와 수변 환경이 발달한 지역의 특성을 살려 환경 친화적으로 계획된 런던 올림픽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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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적 위상 보다는 실용성과 지속 가능성을 목표로 디자인 된 런던 올림픽 주 경기장의 조감도와 공사 현장


주 경기장을 중심으로 수영장, 농구, 사이클, 펜싱, 핸드볼 경기장 등 대부분 경기장과 선수촌을 올림픽 공원 근처에 건설해 참가자들의 동선도 최대한 줄일 방침이며 장애인을 제외한 전 관람객이 경기장에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에 의한 접근이 용이하게 하고 자전거와 도보로 경기장에 오도록 유도한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자동차 이용은 전면 금지하고 항공 대신 수로를 이용한 화물 운송도 가능하다. 또한 유럽 관람객은 철도로 이동하는 것이 더 편리하도록 올림픽 공원에서 국제철도역인 런던 성 판크라스역 사이를7분 만에 연결하는 고속철도도 놓는다.
런던 올림픽 주 경기장은 베이징 올림픽 주 경기장보다 작은8만석 규모로, 경기가 끝나면 상부 5만 5천 석을 해체해 여러 개의 작은 경기장으로 만들어 쓸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등 전례를 살펴 보면 주 경기장은 올림픽 후 지역 경기장으로 사용하기에는 언제나 규모나 비용 면에서 지나치게 광대하고 비싸 장시간 비어 있기 일쑤다. 그래서 이 단점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케 하기 위해 일부를 떼어 내어 재활용하겠다는 계획은 건축적으로도 비슷한 예를 찾기 힘든 실험적인 발상이다.
2012년 여름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될 리 강 하류 유역은 런던의 도시 체계를 전역으로 흡수하고 그 곳의 자연적 특성을 살려 녹지대와 수공간이 조화된 “물과 어우러지는 도시 (Water city)”로 다시 태어나면 도시 재생이라는 한 마리 토끼는 잡을 수 있겠지만 베이징 올림픽 주 경기장 같은 랜드마크없이 런던 올림픽이 축제의 장이라는 다른 또 한 마리의 토끼도 잡게 될지는 두고 보자.





박치원

RIBA, ARB (영국 왕립 건축사)
SMAL AND PARTNERS (도시 및 건축 설계 파트너쉽) 대표
뉴카슬 대학 건축 디자인 디플로마 튜터
www.smalandpartners.com
cpark@smaland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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