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시 재생 총정리- 폐기됐던 산업시설물에서 예술공원으로 탄생된 웨스터가스파브릭 문화공원

1883년 대영제국 대륙간 가스 조합은 암스테르담에 웨스터가스파브릭 (가스 공장 단지)을 건설하기 시작해 20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1903년에 완공했다. 이 곳에서 생산되던 가스는 처음에는 거리의 가로등 등 공공 조명을 위해 사용되었는데1960년대 네델란드 북쪽에서 천연가스가 발굴되며 가스생산은 그 수명을 다하게 되고 결국 웨스터가스파브릭이라는 가스 공장은 문을 닫게 된다. 그 후로 이 곳은 여럿 에너지 회사들의 창고 또는 트럭 회사의 주차장 등으로 사용되다 가스 공장과 수탑(water tower)등 일부는 이미 철거됐지만 1989년 나머지 건물들은 산업 기념물로 지정되었다.



1903년 완공된 웨스터가스파브릭과 주요 인사들

이 곳의 건물들은 대부분 Isaac Gosschalk이라는 건축가가 설계한 것으로 독일 르네상스 양식을 따라 지어졌고 예외적으로 가스 탱크 건물만은 Klönne이라는 엔지니어가 설계를 했는데 전통적인 둥근 모양의 탱크 건물은 낡은 바닥과 거대한 벽면, 주물 천장, 그리고 자체의 엄청난 규모로 후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냈다. 또 다른 특징이라면 단지 내 다른 건물들에 전반적으로 사용된 적색 벽돌인데 과거 르네상스시절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가스탱크 내부의 모습

1990년대부터 가스 공장 부지는 간헐적으로 일시적인 문화 이벤트를 위한 장소로 사용되며 일반인들에게 문화 공간으로 소개가 되기 시작했다. 다양한 문화 사업 기관들은 이 곳 옛 가스 공장의 텅 빈 건물들을 빌려 독특한 이벤트를 개최하길 원했고 각종 페스티벌, 패션쇼, 오페라 그리고 서커스 등 이 곳에서 개최된 이벤트들은 하나같이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는데 가끔은 대규모 댄스 파티를 열어 텔레비전 광고와 비디오, 영화 등에 정기적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웨스터가스파브릭은 이렇게 차츰 암스테르담의 새로운 문화중심지로 자리를 잡아가며 199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문화 공원 프로젝트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3년 마침내는 암스테르담 시장Job Cohen 에 의해 Westergasfabriek Park 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게 된다.

1992년 당시 공장 부지는 웨스터파크 관할이었는데 본격적인 공원 디자인을 위해 5명의 건축가가 초청되었고 미국 건축가 Kathryn Gustafson의 작품이 우승작으로 선정되었다. Kathryn Gustafson는 Mecanoo라는 건설회사의 Francine Houben과 함께 황폐한 이 곳을 14만 평방미터의 아름다운 공원으로 바꾸는 안을 제시했다. 남은 모든 건물을 철거해 공원의 크기를 극대화하길 원했던 지역 주민들과는 달리 전체적인 공원 마스터 플랜은 거대한 가스탱크 등 산업기념물로 지정된 건물들을 각종 문화 활동을 위한 공간 혹은 사무실 그리고 식당 등으로 개조, 사용하게 했고 세 개의 지하층 가스 탱크 중 두 개는 물을 가득 채워 연못으로 탈바꿈시키는 안도 포함하고 있었다.



공중에서 내려다 본 Westergasfabriek Park

2000년 3월 개인 부동산 개발업자이며 국제 통합 부동산 그룹인MAB가 건물들을 사들인 후부터는 다양한 문화 이벤트가 수용, 가능한 구조로 보강, 개조되기 시작했는데 건물들을 관리하는 회사 웨스터가스패브릭 BV와 행사를 기획하고 공원의 문화적 색채를 보존하는 웨스터가스패브릭 재단이 설립되면서 명실공히 문화 사업체로서의 시스템을 구축해가기 시작했다.



단지 내 조성된 연못에서 펼쳐지는 퍼포먼스

과거의 대규모 공장 단지였던 이 곳이 정부의 보조금이나 수많은 관광객을 애써 유치하지 않고도 문화 공원으로 탈바꿈되기까지는 문화계, 정부, 지역 주민, 토지 개발업자들이 어떤 독특한 계획에 동의를 해야만 했었는데 그 한 예로 건물 소유주는 창의적인 사업체만 입주를 허용하고 임대료를 낮게 유지하겠다는 서약서에 사인을 해야만 했다고 한다.



각 종 이벤트가 개최되는 옛 공장 건물들

저자 Olof Koekebakker 는 웨스트가스패브릭의 재탄생에 관한 이야기를 소재로 "암스테르담 과거 산업 단지의 완벽한 변신"이라는 책을 집필했는데 이 이야기는 공원의 추진 과정에서의 효율적인 이해관계, 장애요소 등 프로젝트에 대한 모든 참여 단체들의 열정 등을 다루고 있다. 결국 Westergasfabriek Park은 정부, 기업 그리고 예술가들의 열정과 노력이 한데 모여 성공적인 결실을 이루어 낸 도시 재생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젠 세계 문화사에 큰 획을 그은 모범 사례가 되었다.



이제 Westergasfabriek Park 은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문화사업 중 하나가 되었다







박치원

RIBA, ARB (영국 왕립 건축사)
SMAL AND PARTNERS (도시 및 건축 설계 파트너쉽) 대표
뉴카슬 대학 건축 디자인 디플로마 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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