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21세기를 여는 밀레니엄을 기념하기 위해 건축과 문화측면에서 대대적인 국책 사업을 계획 그리고 수립한 적이 있는 영국은 현재 2012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또 한번의 국가적인 행사를 위해 다양한 문화 이벤트 조성과 더불어 지역 개발을 위한 건축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국책 프로젝트들 중에는 런던 전체에 걸친 부동산 수요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공공 공간의 조성뿐만 아니라 확장되어가는 지역 커뮤니티들을 위한 노력도 포함되어 있는데 낙후된 지역의 대중 교통과 생활 편의 시설 등을 개선해 지역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런던 시장의 의지를 엿 볼 수 있다.
이 번 칼럼에는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은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공공 공간의 조성의 일환으로 필자가 소속돼 있는 스말앤드파트너스가 영국 내 최대의 한인 커뮤니티가 자리잡고 있는 뉴몰든 지역 커뮤니티를 위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소개해 볼까 한다.
먼저 프로젝트의 장소로 선정된 곳은 뉴몰든이 속해 있는 킹스톤 카운슬 (Royal borough of Kingston upon Thames) 지역과 머톤 카운슬 (London borough of Merton) 지역의 경계를 지나는 A3 고가도로 아래 바로 샤논 코너 (Shannon corner)의 회전 교차로이다. 현재 이 곳은 일련의 건축 문화적인 행위 발생을 위한 장소로서의 장소성을 갖고 있지 않는 곳이며 동시에 도보 혹은 차량으로 이 회전 교차로를 통과하는 방문객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 조차도 보기 싫고 쓸데 하나 없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단지 텅 비어 있는 추한 이 샤논 코너를 변화 시켜 한인 사회가 밀집한 뉴몰든이 영국 내 뚜렷한 아이덴터티를 갖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램으로 적극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었다.
샤논 코너 고가도로 아래 대지의 현재 상태
최근 런던에 설립된 한국 문화원에서 개최하는 다양한 한국 문화 행사들을 통해 영국 내 한인 사회가 서서히 부각되고 있는데 뉴몰든에 추진되고 이 번 프로젝트를 통해 영국 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인사회가 더욱 더 그 정체성을 확고히 하게 될 것으로 추측된다.
무엇이든 채우려는 건축적 사고와 행위가 만연한 요즈음 물론 공공 공간은 아니었지만 본래 빈 곳이었고 빈 곳만이 갖는 공간적 매력들을 위해 이 곳에 행해질 건축 행위는 직립과 해체가 용이하게 디자인이 되었다. 말하자면 행사가 없는 평상시에는 벤치만이 덩그라니 남아 삼삼오오 모여드는 지역 주민들의 소통을 위한 만남의 장소로 사용될 것이지만 반면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소규모 행사가 있는 날이면 원형의 벤치는 열려지고 그 안의 대략 100개의 바람 빠진 PVC 공기 기둥들은 에어펌프에 의해 공기가 채워지며 고가 도로아래 원형의 공기 벽을 설치하게 된다. 물론 주변의 통행차량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겠지만 지름 50센티미터가 넘는 원형의 둘러진 공기층에 의해 다양한 소규모 행사를 위한 소음차단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이런 PVC 공기 기둥을 설치물의 주 요소로 사용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데 그 중 첫째, 예산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방책이며 둘째, 내부로 자연광을 최대한 끌어들이려는 의도 그리고 셋째로는 우리가 흔히 목격하는 행사 천막의 느낌을 주기 위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뉴몰든의 새로운 아이덴터티한 장소로 탈 바뀜된다
또한 이 행사시에만 설치되는 임시직립성이라는 컨셉은 교차로에서 요구되는 반대방향으로의 투명성을 방해치 않는 시설물이 적절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행사시 공기 기둥이 직립되고 그 안에서는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질 것이다.
고가도로아래 대지로의 접근을 위해 교차로에 몇 개의 새로운 횡단보도 설치해야 한다. 현재 스말앤드파트너스는 런던 교통국과 협의 중에 있는데 런던 교통국은 주변 교통 혼잡을 이유로 부정적 견해이다. 또한 대지의 소유주가 현재로는 런던 교통국으로 되어 있어 쉽지만은 않은 프로젝트이지만 주변에 쓸데 없이 버려진 공간이나 우범지역을 거꾸로 지역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위한 장소로 탈바뀜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광범위한 지역 개발을 통해 도시 재생을 이루어 낼 수도 있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먼저 주변의 버려진 공간을 활기에 찬 공간으로 변형시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멀지 않은 미래에 프로젝트가 건설되고 한인커뮤니티의 아이덴터티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프로젝트에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시면 다음 웹사이트를 방문해서 “502 Fun Marquee” 를 보시길.. http://www.smalandpartners.com
박치원
RIBA, ARB (영국 왕립 건축사)
SMAL AND PARTNERS (도시 및 건축 설계 파트너쉽) 대표
뉴카슬 대학 건축 디자인 디플로마 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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