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시 재생 총정리- 친근한 에어리언같다는 그라쯔의 뮤지엄 컨스트하우스

by 유로저널 posted Nov 3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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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9월 그 해 유럽의 대표 문화 도시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오던 오스트리아의 그라쯔라는 도시 한복판에 마치 바다 속 말미잘처럼 해괴망측한 건물이 우뚝 섰다. 바로 컨스트하우스라는 뮤지엄이다. 실질적인 건축행위 혹은 건축물들을 선보이며 매번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던져주는 여느 건축가들과는 달리 많은 공상적 사고들에 바탕을 두며 작업을 이끌어 가는 그래서 여전히 실현 불가능한 작품들이 대부분인 건축가 그룹 아키그램 (Archigram)의 멤버인 피터쿡 (Peter Cook) 과 UCL (University C London)에서 건축학 석사과정을 지도하는Colin Fournier (콜린 포니어)의 첫 작품이다. 그라쯔는 중세시대이래부터 이미 오스트리아의 주요도시들 중 하나로 손 꼽히던 도시로 고대 건축물이 곳곳에 산재해 있으며 1999년에는 도시 중심부가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GrazKunsthaus.jpg
주변 빨간색 바로크 지붕들과 대조를 이루는 컨스트 하우스 뮤지엄


국제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이들의 작품은 겉보기에는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은 도시 자체의 고유한 역사적 문맥을 전혀 고려치 않은 형태인 듯 하지만 컨스트하우스는 의외로 주위의 오래된 이웃들과 한치의 불협화음도 없이 전통적 건축물들사이에 살며시 내려 앉아 자리를 트고 있다. 그 이유는 첫 째로 주위의 기복이 있는 바로크 지붕의 스카이 라인을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그 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아마도 컨스트하우스 뮤지엄 외벽을 덮고 있는 재료가 주변의 전통적 건축물들을 투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통적 문맥은 전통적 디자인으로 그 고풍스러움의 맥을 이어가야 한다는 도시 디자인에서의 일반적인 고정개념을 허물며 잠들어 있던 도시 그라쯔에 자명종을 울리게 했다.          
친근한 에어리언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특이한 형태를 가진 이 뮤지엄 건물의 표면은 아크릴로 제작된 패널들로 덮혀져 있고 그 아래 Big과 Pixels에서 이름을 딴 BIX라는 조명과 미디어를 이용한 레이어로 디자인이 되어 있어 건물의 색깔조차 변화시킬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는데 바로 사진과 같은 930개나 되는 40와트의 동그란 형광등들이 각기 픽셀역할을 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bix.jpg
픽셀역할을 하는 동그란 형광등


이 픽셀들로 형성되는 도시 스크린(Urban screen) 의 해상도는 아주 낮다. 930개의 픽셀들은 일반 텔레비전 화면의 픽셀에 0.2%에 해당하지만 이런 낮은 해상도에도 불구하고 뮤지엄의 건물 표면에 설치된 후 그 활용도는 띄어나다. 일반 비디오 스크린에 비해 그 제작 비용이 현저하게 저렴한 수 많은 픽셀들로 만들어 지는 메트릭스 즉 도시 스크린은 그 자체로도 글자와 이미지를 이용하는 많은 예술 작품들을 위한 플랫폼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facade2.jpg
해질 무렵 하늘과 기이한 조화를 자아내고 있는 컨스트하우스 파사드


픽셀들이 차지하는 메트릭스의 면적은 대략 20미터 높이와 40미터 폭으로 그 안에40센테미터 지름의 동그란 형광등들은 밝기 조절이 가능해 결국 픽셀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pixel facade.jpg
930개의 픽셀로 형성된 도시 스크린


기이한 형태로 인해 받는 건축, 문화계로부터의 주목 못지 않게 뮤지엄으로서의 본질적인 기능 수행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영구 전시가 전혀 없이 임시전시만을 고집하는 뮤지엄측 정책 덕분으로 현대 예술의 다양한 분야 예를 들어 건축, 디자인, 뉴미디어, 인터넷 예술, 사진 그리고 무용까지 폭 넓은 전시들을 소화해 내고 있다. 덕분에 하루에 5000명의 방문객들이 찾는 문화적 명소로서 그라쯔 남쪽지역에 비해 낙후돼 있던 북쪽지역에 활기를 불어 넣으며 간접적으로 도시 재생의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는 것이다.  

facade.jpg
컨스트 하우스 파사드 전경


오스트리아 철학자 비트켄 쉬타인은 정신적 친밀성을 언급하며 정반대적인 사물을 바라봄은 사람속에 내재된 정신적 긴장을 자극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극단적인 두 대립간의 긴장을 균형상태로 이끌기 위해 사람들은 에너지를 발산한다고 한다. 무의미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돌아가는 우리의 삶속에 적당한 긴장은 큰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은 우리 일반인들의 삶속에 일부러 대립과 긴장을 고안해 제공했을 것이다.






박치원

RIBA, ARB (영국 왕립 건축사)
SMAL AND PARTNERS (도시 및 건축 설계 파트너쉽) 대표
뉴카슬 대학 건축 디자인 디플로마 튜터
www.smalandpartners.com
cpark@smaland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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