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Mortgage)란 무엇인가?
영국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살인적인 물가에 놀라게 되고, 주택을 임대할 경우 높은 월세와 카운슬 택스 때문에 비명을 지르게 된다. 특히 부동산 전세제도에 익숙한 한국인에게는 매달 지불하는 높은 월세가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영국에서 어느 정도 살다보면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주택을 구입하려고 시도하게 된다.
집 값의 25% 이상 현금이 준비되고 연봉이 높은 경우에는 은행에서 저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자율이 높은 sub-prime 모기지 회사를 찾아야 한다. 이 경우 본의 아니게 자신에게 불리한 조건의 모기지 대출을 선택할 수도 있으므로 추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신에게 적합한 조건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나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처럼 사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하여는 독자 여러분 각자가 모기지 제도 뿐만 아니라 영국의 금융제도와 금융상품에 대해서 기초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런 경우에 다소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본 칼럼을 기획하게 되었다. 최근 국제신용 평가사인 피치(Fitch)사에 의하면 집소유자의 10명 중 1명이 negative equity (대출의 담보로 제공된 주택의 현재 가치가 대출잔액보다 적은 불량담보) 상태라고 발표했다. 최근 주택가격의 호가가 상승하고 모기지(Mortgage) 대출 건수가 늘어났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주택가격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듯 보인다. 급격한 경기하강에 대한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기준금리가 하락하여 연동이자율로 모기지대출을 받은 사람은 이자율 하락으로 혜택을 누리고 있고, 반대로 고정 이자율로 대출을 받은 사람은 이자율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앞으로 본 칼럼을 읽어나가면서 이해하실 것으로 믿는다. 앞으로 본 칼럼에서는 모기지에 관련된 분야 뿐만 아니라 금융제도와 금융상품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다루어 보려고 한다.
오늘은 먼저 금융서비스의 한 분야인 모기지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우리가 평소에 많이 사용하지만 틀리기 쉬운 용어가 바로 모기지의 개념이다. 모기지란 차입자가 대출에 대한 보증으로서 부동산을 제공하고 대신 주택구입자금을 받는 담보대출제도 (secured lending arrangement)이다. 예나 지금이나 현금으로 집이나 다른 부동산을 산다는 것은 대부분의 일반 서민들에게는 재정능력 밖의 일이다. 이것이 모기지 산업의 출발점이고 모기지 산업 발달의 기반이 되었다.
모기지 계약에서 차입자는 mortgagor, 대출자 mortgagee 라고 한다. 이 용어는 언뜻 보면 주체와 객체가 바뀐 것처럼 보인다. 이는 모기지란 용어가 담보를 받고 대출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대출에 대해서 차입자가 상환을 약속하는 행위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기지를 한다‘는 것은 돈을 빌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빌린 돈을 갚겠다고 약속을 하는 행위이므로 그 행위의 주체는 mortgagor이고 이는 바로 차입자가 되는 것이다.
(Scotland에서는 이 용어 대신에 주로 debtor/creditor를 사용한다)
하재성 CeMAP / Alpha Financ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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