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60주년 맞은 인도---각 국 구애받아 행복

by 유로저널 posted Sep 0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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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은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지 6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인도의 수도 뉴델리를 비롯해 뭄바이와 콜카타 등 주요 도시에서 독립을 경축하는 성대한 행사가 열렸다. 우연하게도 우리 광복절과 인도의 독립기념일이 같은 날(8.15)이다.
     인도는 지금 중국과 함께 아시아의 떠오르는 지역 강국으로서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미국과 일본, 러시아 등이 인도를 방문해 관계개선과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인도도 구애받는 것을 즐기고 있다.

              인도와 미국, 일본: 중국 견제에 동참
     우선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미국과 인도의 핵협력협정 체결이다. 현재 이 협정은 미국 의회에 계류중인데 비준이 될 경우 인도는 핵확산방지협정(NPT)의 제약을 받지 않고 민수 목적의 핵연료를 미국으로부터 수입할 수 있다. 물론 미 의회는 관련 기술의 유출을 들어 이 협정에 반대하고 있으나 미 행정부가 이 협정의 통과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미국이 이처럼 매우 민감한 기술조차 인도에 제공하면서 인도를 껴안는 이유가 무엇보다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이다.
     미국의 주요한 외교정책의 하나는 급부상하는 중국을 껴안는 동시에 견제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를 위해 일본과 지난 1994년 방위조약을 갱신하면서 관계를 급속도로 강화했다. 또 인구 11억의 인도에 해마다 평균 9%의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서남아시아의 맹주 인도도 중국 견제에 당연히 필요하다.
     일본도 인도 껴안기는 마찬가지이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달 20일부터 3일간 인도를 방문했다. 이 방문에서 일본은 인도와 무역관계를 돈독히 하는 몇가지 협정을 체결했다.
     급성장하는 인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프라(사회기반시설) 부족이다. 고속도로나 항만, 다리 등 많은 돈이 들어가는 인프라가 매우 노후화했거나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 엄청난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인도로서는 각 국의 투자를 매우 필요로 한다.
     아베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수도 뉴델리와 금융중심지 뭄바이간의 고속도로 건설에 일본 자본의 참여를 보장했다. 보통 ‘델리-뭄바이산업회랑’(The Delhi-Mumbai Industrial Corridor: DMIC)라고 불리는 이 대규모 프로젝트는 고속도로 건설과 함께 대규모 산업단지 건설을 포함한다. 델리에서 뭄바이까지는 약 1500km가 떨어져 있다. 항구도시 뭄바이에서 수도 뉴델리까지의 물류를 원활히하기 위해서는 이런 고속도로 건설이 필수적이다. 또 인근에 200평방킬로미터 넓이의 산업단디 9개 건설도 포함돼 있다. 화학이나 엔지니어링, 공항 건설도 이 계획의 일부이다.
     지난해 말 일본의 대 인도 교역규모는 6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의 대중국 교역의 4%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 협정 체결로 일본의 대인도 교역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도인의 중국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
     필자는 지난 6월초 인도의 경제중심지 뭄바이를 방문했다. 유럽에서 오래 살다보니 인도 방문은 처음이었지만 뭄바이에 머무는 동안 웬지 모르게 친숙함을 느꼈다. 바로 뭄바이는 식민주의자 영국인들이 공들여 가꾼 도시였기 때문이다. 항구에 조지 6세의 인도방문을 기념하는 개선문이 서 있으며 도시 곳곳의 상수도나 도로도 영국인들이 건설한 것이다.
     인도에서 회자되는 말중에 ‘정치를 배우려면 뉴델리로 가고 돈을 벌려면 뭄바이로 가라’는 말이 있다. 인구 1700만명이 넘는 뭄바이는 인도에서 명실상부한 경제와 금융 중심지이다.
     필자는 이곳에서 재계인사 몇 명과 인도 경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몇 년안에 인도가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시아의 강국으로서 인도인들은 중국을 라이벌로 여기고 있다.
     우선 이들이 내세우는 장점은 인도가 11억이 넘는 나라이면서 중국과 다르게 민주국가라는 점이다. 즉 중국은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 때문에 결국 경제성장이 둔화되리라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었다.
     또 세계 최대의 영어사용국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수백개의 다국적기업들이 인도로 몰려들어 고급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인도 재계인사들은 이와함께 중국 금융산업의 빅뱅을 예견했다. 중국의급속한 경제발전으로 금융산업이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엄청난 부실을 안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부실이 드러나면서 중국 금융산업이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으리라는 것.
     어쨌든 인도인들은 건국 60주년을 맞아 자신만만하게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리도 내년이면 건국 60주년을 맞는다. ‘잃어버린 10’년을 뒤로하고 욱일승천할 수 있는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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