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가지고 있던 100년의 꿈을 이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지난 8일 화려한 개막식을 연 후 17일간을 여전을 끝내고 24일 폐막했다. 이번 경기를 통해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겨를 수 있는 강대국으로 부상해 왔음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주었다.
우리나라는 수영의 박태환, 일본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야구 등 각 종목에서 선전을 해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 등 모두 31개를 거머쥐어 종합 7위를 기록했다. 당초 목표보다 더 나은 성적이다. 또 8위를 기록한 일보보다 한 순위 앞섰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개최하는 영국은 100년래 최고 성적을 거두었다. 19개의 금메달을 포함해 모두 47개의 메달을 획득해 종합 4위를 차지했다. 이는 원래 목표로 했던 8위보다 4계단이나 높은 것이다. 엘리자베스 2세나 고든 브라운 총리도 영국팀의 선전을 축하했다.
10여년 넘게 영국의 올림픽 성적은 형편 없었으나 이번 경기에서 꽤 실력이 향상되었다. 바로 복권때문이다.
복권위원회 지원으로 영국 종합 4위
1996년 영국에서 롯또 복권이 시작되었을 때 영국은 당시 미국의 애틀란타에서 열린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 1개를 얻는데 그쳤다. 종합순위 36위로 선진 7개국에 드는 영국으로서는 좀 창피한 실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복권위원회는 얻은 수익을 올림픽 팀 지원에 상당부분 기부했다. 즉 복권위원회 수익금 가운데 내셔녈트러스트(national trust, 역사유적지 보존) 지원, 일반 시민들이 사용하는 축구경기장 보수나 건설 지원 등에 지출된다. 2012년 올림픽을 런던이 따오면서 복권위원회는 경기 개최에 필요한 경기장 건설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는 자국 선수들에 대한 지원을 늘렸다.
이번 베이징올림픽 준비에 영국팀은 모두 2억3500만파운드, 우리돈으로 약 4670억원 정도를 썼다. 2004년과 비교해 무려 3배 정도나 많은 돈을 투자했다. 특히 영국체육회는 사이클링, 조정,수영 등의 종목에 집중투자했고 이 부문에서 메달을 땄다. 인색했던 재무부도 2012년 올림픽 주최국으로서의 면모를 살리기 위해 올해부터 연간 1억파운드(약 2000억원 정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복권으로 올림픽 출전 선수 지원하는 것을 싫어한다. 복권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사는 일종의 도박이다. 원래 세금을 거두어 할 일을 세금을 올리면 시민들의 조세저항이 심하니까 복권을 발행해 많은 수익을 올리며 여유있게 자금을 운용한다. 2003년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롯또 복권도 해마다 엄청난 수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비용 예상보다 초과할까?
지난 4월 시장 선거에서 켄 리빙스톤 당시 시장을 물리치고 새로 런던 시장에 취임한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은 런던 올림픽을 베이징보다 더 멋있게 열고 운영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그는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올림픽폐막식에 참석해 차기 개최도시에 주는 올림픽 기를 넘겨받으면서 베이징 당국을 칭찬했다. “우리는 이 경기에 감명을 받았으며 놀랐다. 그러나 이 경기 때문에 런던이 위협을 느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존슨 시장은 런던 올림픽 예상비용인 174억달러(우리돈으로 약 18조원)를 초과하지 않고 베이지올림픽보다 더 멋진 경기를 열어 운영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러나 그의 말처럼 만사가 순조롭지는 않다.
2012년 런던올림픽 비용은 정부와 복권위원회, 런던 시민이 분담한다. 미국의 경기침체로 영국이나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도 정부지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원래 비용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갈 경우 영국 재무부가 순순히 돈을 더 지원할지 의문이다. 마찬가지로 런던 시민들도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 되면 올림픽을 위해 추가 부담을 감수할 것인가?
특히 존슨 시장은 전임자 리빙스톤이 방만한 시재정을 운영했다며 긴축재정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다. 따라서 그는 유권자와의 약속을 어기지 않으면서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를 치루어야 한다.
앞으로 그의 발언과 함께 런던의 올림픽준비 소식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안 병 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