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규제 개혁 두고 논란

by 유로저널 posted Apr 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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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규제 개혁 두고 논란
볼커규정 등 각 국 개혁안 속출...G-20 틀 안에서 논의와 개혁 필요성 대두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국 대통령은 뛰어난 화술과 제스처로 청중을 압도하는 연설을 자주 하곤 한다. 2008년 1월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혈세를 지원받은 AIG 등 미국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근로자들에게 과도한 보너스를 지급해 비난 여론이 비등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결연한 의지를 보이며 “중산층(Main Street)들이 경제위기로 고통을 겪고 있는데 월가(Wall Street)만 번창할 수 없다”며 일갈했다. 이후 미국은 금융기관 규제를 꾸준히 추진해 오다가 최근 볼커규정(Volcker Rule)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이 규정을 설명하면서 주요 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금융규제 논란을 분석해본다.

            대마불사(too big to fail) 대처가 주요 해결책인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문제가 됐던 것은 대규모 금융기관들이 엄청난 액수의 혈세를 지원받아 생존했다는 점이다. 시장경제를 주창하며 정부의 최소한 개입을 주장하던 미국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대형 금융기관들을 구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들의 도산이 가져올 여파가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당장 직접적으로 금융기관 직원들의 대량 해고는 물론이고 시중에 자금이 돌아가게 하는 기능을 하는 금융기관이 파산하면 기업의 자금난, 시민들의 자금난 등이 더 가중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 기업이나 분야의 영향이 경제전체에 미치는 여파가 큰 위험을 ‘시스터믹 리스크’(systemic risk)라고 일컫는다. 한 기관의 도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 전체와 경제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1997년말 금융위기를 맞았던 우리나라도 유사한 이유에서 엄청난 혈세를 퍼부어 금융기관을 구제했다. 2003년~2004년 자격이 없던 시민들에게 마구잡이로 신용카드를 발행해 신용카드 업계가 도산위험에 직면했으나 이 역시 시스터믹 리스크라는 이유로 정부가 엄청난 혈세를 들이부어 구제했다.
     볼커규정은 금융규제책으로 대마불사를 대책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은행의 업무범위(scope)와 규모(size)를 제한하는 것이다. 업무범위는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가 헤지펀드, 사모펀드 및 고객이 아닌 자사 이익을 위한 자기매매 부문을 소유(own), 투자(invest), 지원(sponsor)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규모와 관련, 금융부문의 인수ㆍ합병을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은행 인수ㆍ합병 승인시 기준을 현 예금 부문의 시장점유율 10%까지로 제한하는 것과 함께 금융회사의 여타 부채(liability) 부문 시장점유율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은행 대형화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 확대를 방지하고 은행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이런 규제안을 제시했다.
     이 안에 대한 반대논리는 대형 금융기관만이 금융위기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은 최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nternational Herald Tribune: IHT)기고에서 1930년대 대공황을 예로 들었다. 당시 소규모 은행들이 연달아 파산하면서 대공황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크루그먼은 따라서 대마불사에 대처하려면 대형금융기관 분리보다 기존의 규제를 강화하고 현실에 맞게 고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시스템 규제감독 필요
     서브프라임모기지(subprime mortgage)와 이를 유동화한 증권, 다른 수많은 파생상품들은 금융규제의 틀에서 벗어났다. 머니마켓펀드, 주식 딜러, 헤지 펀드 등 은행이 아닌 금융기관들은 고수익 고위험 채권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유동성을 새롭게 만들어낸다. 이처럼 앞에 드러나지 않고 대형 은행이나 보험회사의 그늘에 가려 있는 금융이 그림자 금융이다. 금융기법이 발달하면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개발된 파생상품이 오히려 금융위기를 촉발한 원인이 되었다.
     여기에서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됐는데 감독당국이 이런 그림자 금융시스템을 규제할 권한이 없었다. 즉 금융상품이 급속하게 발전했는데 감독당국의 규정은 이를 뒤따라가지 못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 점을 지적하며 도산하는 그림자 금융기관을 감독당국이 몰수할 권한이 있어야 하고 이들의 부채비율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대마불사보다는 이 점에 더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도 최근 헤지펀드 규정을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영국은 EU 27개 회원국 헤지펀드의 70% 정도가 활동하는 곳이다. 런던의 금융중심가 ‘더시티’(The City)가 이들의 주 활동무대이다. 현재 EU에서 시행중인 금융기관 업무 허가처럼 한 회원국에서 허가받은 헤지펀드는 다른 회원국에서 별도의 허가 절차없이 영업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안을 영국은 밀어부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금융위기를 금융규제 부재나 느슨한 규제에서 보는 프랑스는 헤지펀드가 주재국에서도 허가나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규제 안을 두고 많은 시각 차이와 논란이 있다. 글로벌 경제협력의 최상위포럼(Premier Forum)으로 지정된 G-20이 이 문제를 G-20차원에서 논의하고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할 필요성이 대두했다.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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