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대결---중국과 인도

by 유로저널 posted Sep 0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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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대결---중국과 인도
양국관계--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정치경제에 큰 영향

    지난달 21~27일자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세기의 대결’(contest of the century)라는 특집 기사에서 중국과 인도의 관계를 다루었다. 아시아의 지역강국으로 등장한 양국의 경쟁과 협력이 21세기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이를 심층분석했다. 표지 그림을 보면 세계 지도위에 두명의 알통이 큰 사람들이 팔씨름을 하고 있는데 왼쪽 사람의 팔에는 용(중국을 상징), 오른쪽 사람의 팔에는 호랑이(인도를 상징) 문신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이 특집의 핵심은 두 나라가 관계가 비단 양국, 아시아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세계 정치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기사를 분석하면서 양국 간의 관계를 전망해본다.

               타왕계곡(Tawang Valley)과 전쟁의 기억
    8.16(월):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를 기록했다(환율기준). 중국 경기의 활황과 일본 경기의 침체를 고려할 때 올해 중국이 일본을 따돌리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다(월스트리트 저널 기사)
   며칠 후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의 GDP도 구매력평가(purchasing power parity: PPP)를 기준으로 몇 년 이내에 일본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아시아의 두 거인은 일본을 제치고 지역세력, 나아가 강대국으로서 차례로 부상하고 있다(구매력평가는 각 나라의 주민들이 물건을 살 수 있는 것을 평가하고 있어 물가가 싼 나라일수록 유리하다. 반면 환율기준은 각 국 돈을 보통 미 달러로 비교평가한다).
    그런데 두 나라는 관계는 그리 원만하지 못하다. 이런 편치않은 관계의 저변에는 1968년 10월20일부터 한달간 계속되었던 국경분쟁이 있다. 당시 중국은 인도령이던 히말라야 남동쪽이 자국 영토라며 전격 공격해 점령했다. 4천미터가 조금 넘는 고원에서 전개된 전투에서 제대로 준비가 안됐던 인도군 3천명이 사망했다.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전쟁터중의 하나가 타왕계곡이다. 한달 남짓한 전쟁이었지만 이는 단지 역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아직도 중국은 인도와 국경분쟁이 있는 지역을 자국 땅으로 여기고 있다. 지난해 총선 때 만모한 싱(Manmohan Singh) 인도 총리가 이 지역을 방문하자 중국은 이를 “도발적이며 위험한 행동”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흔히 역사는 집단의식(collective consciousness)이라고 한다. 이 지역의 주민들만 중국을 침략자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인도인들이 역사책에서 이런 사실을 배워 중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두 나라가 국제정치무대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표현하는 ‘친디아’(Chindia: China+India)라는 용어는 적합한가?

                          친디아(Chindia)
    친디아라는 신조어는 매우 다양한 문맥에서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이 용어를 쓰고 있어 종종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그렇다고 언론에서 자주 쓰이는 이 용어를 정확하게 정의한다는 것도 쉽지 않다.  
    우선 이 용어는 두 나라가 긴밀한 관계를 맺어 세계정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함을 의미한다면 그리 적절한 말이 아니다. 두 나라는 아직도 국경분쟁에 따른 소원한 관계, 아프리카 등에서 자원외교 전쟁을 벌이고 있어 협력보다는 경쟁관계가 더 강하다. 동아시아정상회의(East Asia Summit: EAS, 아세안 10개 나라와 우리나라,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가 참가)에서 중국과 인도는 만나고 있다. 비단 이 회의뿐만 아니라 유엔 등의 국제기구에서도 접촉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두 나라는 동맹이나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지는 않다.
    물론 두 나라 경제 규모를 합하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그러나 양국 경제가 한 몸통이 되어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는 부족하다. 양국 경제가 밀접하게 통합되어 기능한다면 이는 세계 정치경제에 엄청난 여파를 불러오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1968년의 국경분쟁이후 1976년에 두 나라는 국교를 재수립했지만 양국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차이가 크다. 중국은 인도의 부상을 우려하고 인도는 중국의 급격한 부상을 더 우려하고 있다. 또 중국은 인도의 민주주의가 비효율적이라고 폄하하는 반면 인도는 민주주의인 자국이 중국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을 포함하여 더 많은 인근 국가들이 참여하는 기구가 있고 이런 기구가 유럽연합(EU)처럼 통합이 진전됐다면 상황은 다를 것이다. EU 회원국 간에 전쟁은 상상할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정상회의는 16개국 국가수반들이 모이는 포럼  형태의 조직이다. 상설사무국도 없는 매우 느슨한 모임이다. 양국 혹은 제3의 국가 지도자가 강력한 정치적 의지가 있어 기구를 만들고 이 기구를 중심으로 협력을 지속한다면 점차 상호간의 신뢰가 형성될 수 있다.
    우리는 냉철한 국익을 바탕으로 두 나라와의 관계를 설정해 상황에 맞게 원칙을 지키면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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