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old guitar

by 유로저널 posted Apr 1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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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old guitar taught me to sing a love song
이 오래된 기타는 내게 사랑 노래를 부르도록 가르쳐 주었지

It showed me how to laugh and how to cry
그리고 내게 웃고 우는 법도 가르쳐 주었지

It introduced me to some friends of mine
내게 친구들을 소개시켜 주었고

And brightened up some days
나의 시간들을 밝게 비춰주었지

It helped me make it through some lonely nights
내가 외로운 밤들을 지낼 때 도움이 되 주었지

Oh, what a friend to have on a cold and lonely night
차갑고 외로운 밤에 곁에 있을 수 있는 친구


This old guitar gave me my lovely lady
이 오래된 기타는 내게 사랑스런 여인을 보내주었지

It opened up her eyes and ears to me
그리고 그녀의 눈과 귀를 내게 향하도록 열어주었지

It brought us close together
그리고 우리를 가깝게 해 주었지

I guess it broke her heart
아마도 그녀의 마음에 상처도 입혔겠지

It opened up the space for us to be
그리고 우리들이 있을 공간을 열어주었지

What a lovely place and a lovely space to be
거할 수 있는 사랑스런 장소와 공간을


This old guitar gave me my life my living
이 오래된 기타는 내게 삶을 가져다 주었지

All the things you know I love to do
당신이 알고 있을, 내가 좋아하는 그 모든 것들을

To serenade the stars that shine
빛나는 별들의 세레나데와

From a sunny mountainside
햇살에 눈부신 산중턱

Most of all to sing my songs for you
그 무엇보다 내 오래된 기타, 너를 향한 노래를

I love to sing my songs for you
너를 향한 노래를 부르고 싶어

-        John Denver 노래 ‘This old guitar’ 중에서


작년 이맘 때쯤 ‘나무의 향기가 건네는 노래’를 여러 회 연재하면서 밝혔지만, 기타는 필자의 둘도 없는 친구이다. 그런데, 학생 신분이었던 작년에 비해 직장인 신분이 된 요즘은 기타와 보내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든 것을 느낀다. 예전에 한국에 있을 때, 교회 밴드에서 함께 기타를 치던 형님이 연습 시간 때 기타를 꺼내면서 주중에 집에서는 한 번도 기타를 꺼내보지조차 못하다가 일요일에만 기타를 만지곤 한다고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당시 필자는 제법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풍부했던 학원 강사였고, 그 형님은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성실한 직장인이었다. 학원 강사, 특히 필자와 같이 철저히 주 5일을 고집했던 강사는 타 직업에 비해 시간적 여유도 많고, 직장 생활에서 보편적으로 갖게 되는 스트레스도 거의 없고, 삶에 치이는 듯한 피곤함도 거의 없던지라, 그렇게 얘기하는 형님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직장에서 매일 새벽부터 야간까지 있는 것도 아니고,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하고 싶은 것들, 좋아하는 것들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나는 직장인이 되어도 얼마든지 그대로의 것들을 유지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막상 직장인이 되어 보니, 그것도 한국에 비하면 근무 시간이나 스트레스가 비교적 적은 외국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음에도 한국에서 강사 시절과는 달리, 유학생 신분이었던 때와는 달리, 까닭모를 그 무엇이 내 시간을, 내 육체와, 내 정신을 상당히 억누르고, 피곤하게 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동시에 분명 시간도 있고, 힘도 남아 있는데도 기타와 함께하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다. 영국에 도착한 첫 해에는 기타 레슨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영국 교회 밴드에 참여하면서 일주일에 네다섯 시간씩 연습을 하고, 다양한 공연과 행사로 상당한 시간을 기타와 함께 했었는데…

그러다 오랜만에 존 덴버의 노래 ‘This old guitar’를 듣게 되었고, 그 노랫말을 음미하다보니 가슴이 뭉클해 왔다. 내 오래된 기타, 그저 단순한 취미로만 여기기에는 내 삶에 너무나 많은 것들을 가져다준, 그리고 지금 이순간도 가져다주고 있는, 또 앞으로도 가져다줄 그 고마운 기타가 새삼 너무도 소중하게 다가온 것이다. 그냥 하루 하루 밥먹고, 돈벌고, 남들처럼 구색을 갖추기 위해 눈치보며 뜀박질하는 현시대의 보편적인 사회인들이 느낄 수 없는 행복과 꿈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바로 기타가 언제나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평범한 직장인 전성민을 공연자 전성민으로 변신시켜주는, 그래서 언제나 기타를 통해 만나게 될 새로운 사람, 새로운 장소를 설레이며 꿈꿀 수 있고, 고단한 내 영혼에 단비를 뿌려줄 수 있는…

오늘 저녁에는 런던 시내에 위치한 주영한국문화원(Korean Cultural Centre)에서 Anglo-Korean Society 저녁 만찬에서 연주를 한다. 한국을 떠나온지 오래된 1세대 교민들, 한국과 오랜 인연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통기타와 하모니카로 ‘고향의 봄’을 연주하면서 한국의 정겨운 고향 풍경에 대한 향수를 전해주려 한다. 물론 연주하는 동안 내 마음 속에도 아름다운 한국의 봄 풍경이 그려지리라. 이번 여름에는 비틀즈의 도시 리버풀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 행사에 연주 초청을 받았다. 비틀즈 때문에 항상 방문하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경비도 직접 부담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방문하게 되니 이보다 기분 좋은 일도 없다. 대부분 외국인인 1,500명 가량의 관객들을 대상으로 연주를 해야 한다고 한다. 마침 레퍼토리에 ‘Let it be’가 있었는데 비틀즈의 도시 리버풀에서 동양인이 연주하는 새로운 느낌의 ‘Let it be’를 감상하는 외국인들의 반응은 어떤 것일까?

이 모든 설레임과 모험, 꿈와 열정을 가져다주는 소중한 나의 기타, 비록 15년 전 처음 구입한 내 진정 오래된 기타는 한국의 내 방에 먼지쌓인 채 쉬고 있지만, 이곳에서 나와 함께 하고 있는 단 한 대밖에 없는, 벌써 5년째 내 곁을 지키는 기타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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