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넘어 다시 만난 ‘백 투 더 퓨처’

by 유로저널 posted Oct 1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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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퇴근 후 정말 오랜만에 극장에 다녀왔다. 그러나, 최신 상영작을 보러 간 것은 아니었다. 다름아닌 지난 19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헐리우드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의 25주년 기념 재상영을 보러 간 것이었다.

필자와 비슷한 또래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의 영화 ‘백 투 더 퓨처’, 벌써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온 지 25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니...

총 3부작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그야말로 타임머신을 소재로 하는 유쾌하고 흥미진진한 SF 코미디물이다. 1편에서는 주인공 마티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부모들을 만나고, 2편에서는 미래를 다녀오고, 3편에서는 미국인들에게는 영원한 꿈의 시대(?)인 서부 개척 시대를 모험하고 돌아온다.

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초등학교 시절 TV를 통해서였다. 설명이 필요 없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에 참여해서였는지, 영화 전반에 걸쳐 스필버그의 냄새(?)가 물씬 나는 이 영화를 나는 그 시절 너무나 재미있게 보았다.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한다니, 상상 만으로도 너무나 흥분이 되지 않는가? 스케이트보드를 기똥차게 타는 주인공 마티 덕분에 당시 꼬마들 중 스케이트보드에 빠졌던 이들이 제법 있었을 것이다. 특히, 마티가 스케이트보드 뒷부분을 발로 탁 쳐서 집어 올리는 것을 보고 한 번쯤은 흉내를 내봤을 것이다. 필자 역시 아버지께서 정말 멋진 스케이트보드를 구해다 주셔서 열심히 탔던 기억이 난다.

또, 영화 후반에 주인공 마티가 멋진 기타 솜씨를 선보이며 부르는 척 베리(Chuck Berry)의 저 유명한 로큰롤 명곡 ‘Johnny B. Goode’도 정말 흥겹고 유쾌했다. 마티가 오도방정을 떨면서 전자기타를 연주하는 장면은 지금 봐도 여전히 웃음이 난다.

이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던 탓에 훗날 비디오 테잎으로 빌려서 테잎이 늘어질 때까지 봤고, 한 번은 우연히 AFKN에서 이 영화를 방영하는 것을 알아내고 녹화를 해서 역시 테잎이 늘어질 때까지 봤고, 훗날 미국에서는 아예 이 영화의 비디오 테잎을 직접 구입하기도 했다.

그러던 차, 이번 달 1일부터 이 영화의 탄생 25주년 기념 재상영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서 드디어 이 영화를 극장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정말 기뻤다.

사실, 필자는 어린 시절 너무나 재미있게, 감명 깊게 봤던 영화들을 이렇게 다시 극장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는 것을 너무나 좋아한다. 그런 기회들이 몇 번 있었는데, 아쉽게도 모두 그 기회를 누리지는 못했었다.

내 인생 최고의 영화 중 하나인 ‘사운드 오브 뮤직’ 역시 고등학교 시절 극장 재상영을 해서 극장을 찾았으나, 아쉽게도 상영 기간이 그 전 날 끝나서 결국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적이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극장에서 본 영화인 ‘이티’ 역시 미국에 있었던 지난 2002년도에 25주년 기념 재상영이 있었는데, 역시 우물쭈물 하다가 그만 극장을 찾지 못했다. 그나마,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영화는 ‘스타워즈’ 재상영.

이번 ‘백 투 더 퓨처’ 재상영 역시 기회를 놓칠세라 미리 상영 일정을 꼼꼼히 확인하고 결국 극장을 찾은 것이었다. 극장에 갔더니 의외로 나처럼 그 옛날의 추억을 다시 만끽하기 위해 극장을 찾은 이들이 제법 있었다. 아마도 사람들이 극장을 찾은 것은 비단 이 영화를 대형 스크린을 통해 다시 보기 위해서만이 아닌, 이 영화를 즐겁게 봤던 자신의 지난 시절을 다시 찾아보고 싶어서였겠지.

이제는 너무 많이 봐버려서 장면도, 대사도 거의 다 암기가 되는 경지(?)에 다다랐건만, 이렇게 서른 살이 넘어서 극장 대형 스크린을 통해 다시 만난 ‘백 투 더 퓨처’는 너무나 행복한 그야말로 시간여행이었다.

주인공 마티 역을 맡은 배우 마이클 J 폭스가 1961년 생으로 이제 거의 50줄에 접어들었고, 브라운 박사 역을 맡은 크리스토퍼 로이드는 1938년 생이니 이제 70이 넘은 그야말로 노인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백 투 더 퓨처’를 보면서 주인공 마티가 되어 시간여행을 꿈꾸며 잠자리에 들던 소년 역시 서른이 넘은 직장인 아저씨가 되어 있었다.

어린 시절 필자가 ‘백 투 더 퓨처’ 같은 영화들을 워낙 좋아하는 것을 보고 어머니는 나중에 크면 그런 영화들이 다 재미없어질 것이라고 하셨더랬다. 아마도 동심을 영원히 간직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말씀이셨겠지.

그 영화들을 오늘 이 시간까지 보고 또 보면서 나 스스로를 확인하게 된다, 내가 그 영화들을 아직 재미있어 하는지. 만약 그 영화들이 더 이상 재미가 없다면 정말 동심을 떠난 셈이 되는데, 다행히 아직 나는 철이 들지 않아서인지 그 영화들이 여전히 재미있는 걸 어쩌나...

‘백 투 더 퓨처’가 재미없게 느껴지는 날이 영원히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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