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에 사는 가난한 나무꾼이 나무를 한 짐 지게에 지고 가다가 길에 떨어져있는 금 덩어리를 보았습니다. 지고 있던 나무를 다 버리고 금 덩어리를 지고 가면 부자가 되어 잘 살 터인데 나무를 하느라 땀 흘리며 고생한 것이 아까와 나무를 버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사이에 뒤따라 오던 다른 나무꾼이 지고 있던 나무를 다 버리고 금 덩어리를 지게에 지고 가버렸습니다.
깊은 산골 마을에 몇 년에 한 번 오는 참빗 장수가 왔습니다. 참빗 장수는 지금까지 없었던 좋은 참빗이라고 하며 다음에 언제 또 올지 모르니 이번 기회에 꼭 사 두라고 권하였습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다음에 사지 하고 늘 하던 대로 참빗 장수의 말을 흘려 들었습니다. 그런데 며칠을 머물던 참빗 장수는 마을을 떠난 후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사슴 한 마리가 사냥꾼에게 쫓기다가 나무꾼이 나뭇단 속에 숨겨주는 덕택에 목숨을 건졌습니다. 사슴은 나무꾼을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들이 목욕하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선녀의 옷을 몰래 숨겨 두면 선녀가 하늘나라로 돌아가지 못할 터이니 선녀와 결혼하여 살도록 일러주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셋 나을 때까지는 옷을 내 주지 말라고 신신 당부하였습니다. 나무꾼은 사슴이 시키는 대로 선녀의 옷을 숨겨놓았습니다. 옷이 없어 하늘나라로 돌아가지 못한 선녀는 나무꾼과 결혼하여 아이를 둘 낳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하늘나라가 그리워 한숨짓고 눈물 흘리는 선녀가 가여워 나무꾼은 아이 셋을 낳을 때까지는 절대로 옷을 주지 말라는 사슴의 말을 어기고 그만 선녀에게 옷을 내 주고 말았습니다. 선녀는 기뻐하며 옷을 입더니 두 아이를 양 팔에 안고는 하늘나라로 올라가버렸습니다. 나이 드신 어머니와 홀로 남은 나무꾼은 선녀와 두 아이가 보고 싶어 눈물로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목숨을 구해주었던 사슴을 만나게 되어 사연을 이야기 하였더니 사슴은 돌아오는 보름날 하늘나라에서 물을 긷기 위해 두레박이 내려 올 터이니 그것을 타고 하늘나라에 올라가면 된다고 일러주었습니다. 사슴이 말 한 대로 나무꾼은 보름날 하늘에서 내려온 두레박을 타고 하늘나라에 올라가서 선녀와 두 아이를 만나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몇 달을 지내다가 나무꾼은 땅에 두고 온 어머니가 보고 싶어 하늘나라님께 어머니를 보러 땅에 내려갔다 오게 해 주십사 간청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안 된다고 거절하던 하늘나라님도 나무꾼의 효심에 감동하여 천마(天馬)를 내 주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 있어도 천마에서 내리지 말도록 당부하였습니다. 천마를 타고 땅에 내려온 나무꾼은 어머니를 얼싸안고 그 동안의 정회(情懷)를 한껏 풀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평소 맛있게 먹던 팥죽을 쑤어주었습니다. 나무꾼은 천마 위에서 팥죽 그릇을 받아 들다가 그릇이 뜨거워 그만 팥죽 그릇을 땅에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나무꾼은 어머니가 정성스레 끓여준 팥죽이 아까워 팥죽그릇을 집으려고 땅에 내려서는 순간 천마는 땅을 박차고 하늘높이 날아올라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