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孫)이 귀한 집안에서 내리 딸만 낳다가 태어난 장손이라고 하자는 대로 해 주어더니 무엇이든지 한 번 가지려고 하거나 하겠다...

by 유로저널  /  on Jul 10, 2007 15:58
손(孫)이 귀한 집안에서 내리 딸만 낳다가 태어난 장손이라고 하자는 대로 해 주어더니 무엇이든지 한 번 가지려고 하거나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양보할 줄 모르고 제멋대로 하려고 한다. 모든 주위 사람과 세상이 저를 위해 있는 줄 안다.

집안이 여느 집안과는 달리 이러저러하고 집안 어른 중에 9대조 할아버님이 촌음(寸陰)을 아껴 공부하고 근검절약하며 살았다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듣고 자란 아이는 그것을 마음에 담아놓고 자기도 집안의 전통에 걸맞게, 9대조 할아버님과 같이 살아가려 애쓴다. 조상 대대로 내려 오는 가훈(家訓)을 부모님이 매일 아침마다 한번씩 되새기도록 교육받은 아이는 가훈 대로 살려고 노력한다.

어릴 때 학교 선생님이나 집안 어른이 ‘착하다’ ‘책임감이 강하다’ ‘매사에 신중하고 철저하다’ ‘점잖다’ 는 칭찬 한마디 들으면 그 다음부터 그 말에 맞게 보이려고 실제로 그렇게 생활한다.

훌륭한 사람의 전기를 감명 깊게 읽고 나면 그 사람과 같이 살기 위해 평생을 노력한다. 혁명아 체게바라의 투쟁의 삶을 본받아 사는 사람도 있고, 슈바이쳐 박사처럼 오지(奧地)에서 인술(仁術)을 펴거나 개몽 활동을 하는 사람도 있고, 일본 작가의 ‘인간의 조건’의 주인공 ‘가지’처럼 일생을 타고난 특권과 안일함으로 살 수 있는데도 그것을 마다하고 항상 밑바닥에서 고통 받는 사람과 함께 사는 사람도 있다.

한 번 혼이 나고 나면 지레 겁을 먹고, 의심하고, 피한다. 어떤 사람한테 심한 모욕을 당하고 나면 그 사람만 보면 또 그렇게 당할까 염려하고, 걱정하고, 피한다. 개에게 물려 혼이 난 사람은 개만 보면 피한다.

살면서 취향(趣向)이 형성되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분별한다. 좋아하는 모습, 좋아하는 색,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음악, 좋아하는 사람의 유형, 좋아하는 동식물 …

서양의학 지식을 가지면 한의학 이론을 받아들이지 않고, 천동설을 가지고 있으면 지동설을 인정하지 않는다. 내가 가진 신앙만이 옳고 다른 신앙은 다 틀렸다 한다. 여러 종파(宗派)로 나뉘어 서로 자기만 옳다 하고 다른 종파는 다 틀렸다 한다. 사회주의 이념, 공산주의 이념, 무정부주의, 허무주의 … 온갖 이념에 빠지면 거기서 헤어나기가 어렵고 세상을 자기가 가진 이념으로 보고 그렇게 산다. 이념이 같지 않으면 더불어 함께 있으려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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