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는 교칙이 있어 학생이 교칙을 위반하면 ‘잘못’에 대해 벌(정학, 근신 등)을 주고 회사에는 회사 규칙이 있어 회사 직원이 규칙을 위반하면 그 ‘잘못’에 대해 징계(면직, 정직, 감봉 등)를 한다. 인간사회의 모든 조직에는 조직원이 지켜야 할 법칙을 정해 놓았다. 조직원이 그 법칙을 지키지 않으면 잘못이 무겁고 가벼운데 따라 상응하는 벌(징계)을 준다.
국가에는 여러 법률이 있어 자연인(自然人-천부적으로 권리 의무의 주체인 사람)이든 법인(法人-법에 의하여 권리 의무의 주체로 인정된 법적인 인격체)이든 법률을 어기면 지은 ‘죄(罪)’에 대해 사안(事案)에 띠리 행정절차나 재판을 거쳐 벌(行政罰, 刑事罰)을 준다. 특히 형사처벌을 받을 행위를 한 사람은 범법자(犯法者)라하고 형사처벌을 받아 옥살이를 하는 사람을 죄수(罪囚)라 한다. 국가에서 정한 법이 변천하는 현실과 괴리가 생기면 자연법(自然法)을 인정하여 자연의 이치에 따라 잘잘못을 가리기도 한다.
모든 종교에는 계율이 있는데 계율을 어긴 사람을 죄를 지었다 하여 죄인(罪人)이라고 한다. 신앙인이 지은 죄는 절대자와의 관계에서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기독교에 있어서의 죄는 국가의 법이나 (신앙)조직의 규칙과는 상관이 없다. 인간은 신을 배제하고 스스로 존립하고 신보다 높은 최고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데 이것을 원죄(原罪)라 하고 태어나 살면서 지은 죄를 자범죄(自犯罪)라 한다. 신앙인들은 이 죄를 씻기 위해 기도하고 회개하고 더 이상 죄를 짓지 않기 위해 계율을 지키고 착하게 살려고 애쓰고 있다.
이 무한대 우주에는 수많은 별이 있는데 그 별들 중에 태양이라는 별과 달이라는 별을 곁에 두고 있는 지구라는 별에서 만물과 더불어 사는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우주에 존재하는 만물과 인간이 다른 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인간은 자기의 마음세계를 가지고 그 마음세계의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히 창조된 세계 속에 있으면서 그 세계 속에서 살지 못하고 자기의 마음세계를 가지고 그 마음세계에 살고 있다. 조물주와는 다른 마음을 먹고 조물주의 세상과는 다른 세계를 가지고 있다. 만물은 그와 같은 마음과 마음세계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모두 하나인데 인간은 만물과는 달리 자기의 마음세계를 가지고 있어서 만물(세상, 창조주)과 하나가 되어있지 못하다. 이것이 인간이 근본적으로 만물과 다른 점이고 또 조물주에 대한 근원적인 잘못이다. 이 근원적인 잘못 때문에 인간은 끊임없이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 마음세계를 다 없애어 그 속에서 빠져 나오지 않고는 조물주와 하나가 될 수가 없고 따라서 조물주의 뜻에 맞게 살 수가 없다. 인간이 가진 마음세계를 어느 누구도 없애지 못했기 때문에 인간은 자기의 마음세계에서 자기 마음대로 살고 있다.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고 욕심나면 가지고 싫으면 버리고 또 정(情) 따라 산다. 자기의 뜻과 욕심, 그리고 정을 좇아 조물주의 뜻을 거스르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