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는 동안은 꿈이 현실입니다. 꿈을 깨고 보면 꿈은 꿈일 뿐 꿈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꿈을 꾸다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요? 꿈이 없는 것인 줄도 모르고 없는 꿈 속에 빠져서 실제인 줄로 착각하겠지만 꿈은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소멸하고 맙니다.
미국의 카렌카렌 양은 20여 년 동안 의식이 없이 식물인간으로 있다가 어느 날 의식이 돌아와 깨어났습니다. 만일 의학적으로 의식이 회복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다 가족들의 심적 고통과 경제적 부담 등의 이유로 깨어나기 전에 인공호흡기를 제거하였다면 의식이 회복되지 않은 채로 목숨이 끊어져서 카렌카렌 양은 없어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몸이 있는 동안에는 마음을 고쳐먹을 수도 있고 지난 날을 돌이켜보면서 반성도 하고 후회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살면서 맺힌 것이 있으면 서로 만나서 화해하여 풀기도 하고 신앙생활을 통해 회개할 수가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것도, 심신을 단련하고 수행을 할 수 있는 것도 다 몸이 살아있어서 할 수 있습니다. 또 성현들이 전해주는 좋은 말씀도 몸이 있어야 들을 수 있고 말씀대로 살고자 노력하는 것도 몸이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몸이 없다면 성현들이 아무리 좋은 말씀을 해 주어도 들을 수가 없고, 또 문자로 경전에 좋은 말씀을 남겨 놓아도 알아볼 수도 없습니다.
사람은 있는 세상(實像世界)을 마음에 사진 찍어 담아놓은 마음세계 속에 삽니다. 마음세계는 없는 허상세계(虛像世界)입니다. 따라서 마음을 닦지 않은 채로 목숨이 끊어지면(몸이 죽으면) 없는 허상의 마음세계와 함께 영원히 소멸해 버립니다. 그러므로 죽으면 마음을 닦을래야 닦을 수가 없습니다. 목숨이 있어야(몸이 살아있어야) 마음 닦는 방법을 알아듣고 그 방법 대로 허상의 마음을 닦을 수 있습니다. 허상의 마음세계를 다 닦으면 영원불변의 살아있는 비물질 ‘실체’인 본바닥의 재질로 영원한 세상인 본바닥에서 거듭나 살게 됩니다. 이렇게 살아서 본바닥의 재질로 거듭나 살다가 목숨이 끊어져 몸이 죽으면 본바닥의 재질로 거듭난 존재는 그대로 있습니다. 몸이 있으나 없으나 본바닥의 재질로 거듭난 존재는 본바닥인 영원한 세상에 삽니다. 이것이 살아서 마음을 닦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사람의 운명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숨쉬고 말도 하고 밥도 먹고 가정이나 직장에서 삶을 살고 있지만 갑자기 심장마비나 교통사고로 죽을 수도 있습니다. 신문에 보도되는 일들이 나하고는 상관없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나에게도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마음을 닦지 않고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면 영원한 죽음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살아있는 이 때에 마음을 닦지 않으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