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우주 허공에 수많은 별들이 나오고 별 중에는 태양도 있고 지구도 있다. 지구에는 물과 공기가 있고 이웃한 태양에서 빛과 에너지가 공급되어 환경조건이 갖추어져서 식물, 동물, 그리고 사람 등 목숨 있는 것들이 나왔다. 만물만상이 조화(調和)의 조건(條件)으로 나왔고 이것이 세상이다. 이것이 세상 주인이 창조한 세상이다.
조화의 조건으로 나온 만물만상은 세상과 하나로 그냥 있을 뿐 제 것을 가지지 않는다.
어떠한 별도 제 것을 가지지 않는다. 북극성도, 태양도, 달도, 지구도 어느 것도 제 것이라고 가진 것이 없다. 지구에 사는 만물만상도 제 것을 가지지 않는다. 하늘을 나는 새도 땅 위에서 뛰어다니는 토끼나 호랑이도, 바다를 헤엄치는 고래도, 숲 속의 소나무도 제 것을 가지지 않는다. 세상과 하나이어서, 만물만상과 하나이어서 제 것을 가질 일이 없다.
조화의 조건으로 나온 만물만상은 세상과 하나로 그냥 존재하면서 세상 속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세상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 수많은 별들은 모두 있는 그 자리에서 운행하고 있다. 지구는 금성과 화성 사이 자리를 지키며 수십억 년을 정확히 돌고 있다. 수명이 다하여 사라질 때까지 변함없이 제 자리에서 세상 역할을 할 것이다. 숲 속의 나무도, 산 속의 토끼도, 하늘을 나는 독수리도, 물 속을 헤엄치는 미꾸라지도 모두 제 자리에서 사는데 사는 것이 그대로 세상 역할이다. 산은 산으로 있고 물은 물로 있고 바위도 바위로 있어 그냥 세상 역할을 하고 있다. 길섶의 민들레도 나뭇잎 갉아먹는 벌레도, 길에 나뒹구는 돌 하나도 모두 제 자리에서 세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만물만상이 모두 제각기 제 것을 가지지 않고 제 자리에서 세상의 역할을 하는데 유일하게 사람은 그러하지 못하다. 사람은 세상을 위해 세상의 역할을 하지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자기를 위해 살고 있다. 사람은 세상과 하나로 세상의 것으로 있지 못하고 세상을 다 가지려 한다. 세상의 것인 만물만상을 다 가지려 한다. 가지고 또 가져도 더 가지려 한다. 쌓아놓고 또 쌓아놓고, 쌓아놓은 것이 썩어 없어지는데도 더 쌓아놓으려 한다. 살아가는데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라도 있는 대로 다 가지려 한다. 가지려 하는 마음에 끝이 없다. 세상의 것을 자기 것으로 훔쳐 가지려 한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세상과 하나이고 세상 자체이고 또 세상인 주인의 것이다. 사람은 세상의 것을 제 것으로 가지려 한다. 세상의 주인의 것인 사람이 세상의 주인의 것들을 다 가지려 한다. 사람은 자기 마음세계에 세상 주인의 것으로 가득 채워놓고 세상을 등지고 산다. 그래서 세상과, 세상의 주인과 하나되지 못하고 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세상 주인의 것은 세상 주인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