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잡는 어부 가운데 자기 배를 가진 어부와 자기 배가 없는 어부는 천지차이이다.
자기 배를 가진 어부는 고기를 잡는 대로 팔면 다 자기 것이 되지만, 자기 배가 없는 사람은 남의 배
를 빌려서 고기를 잡아 반은 선주에게 주어야 한다. 그렇기에 어부들은 자기 배를 가지고 나가서 고기
를 잡는 것이 소원이다.
한번은 어느 선주가 배를 새로 사서 헌 배를 팔려고 내놓았다. 어부 세 사람이 그 이야기를 듣고는‘
야, 때는 이때다’ 하고 셋이서 그 배를 샀다. 비록 고물이긴 하지만 자기 배를 몰고 바다로 고기를
잡으러 가니 얼마나 기뻤겠는가? 그들은 신나게 배를 몰고 바다로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기 시
작했다. 그날은 고기도 너무 잘 잡혔다. ‘됐다. 이제 우리 이렇게 돈을 벌면 되겠다.’ 하며, 어부들
은 너무 기뻐하며 항구로 돌아가려고 배에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엔진이 “팡 팡 팡 팡팡팡팡” 하고
시동이 걸리더니 얼마 후 “피비빅” 하고 꺼져버렸다. 다시 시동을 걸었지만 역시 엔진이 조금 돌다
가 꺼져버렸다. 하루 종일 “팡팡팡팡” 하다 “피비빅” 꺼지는데, 날씨는 더워서 고기는 썩기 시작
하고 목은 마르고 미칠 지경이었다. “값싼 게 비지떡이라고, 배가 싸다 했더니 이러니까 싸지.” 하
면서 그들 모두는 투덜거렸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세 사람이 배하고 하루내내 씨름하다 지쳐버렸다
.
밤을 새우고 아침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이제는 고기도 썩고 항구에 나가야 하
는데 나가지도 못하고 물도 떨어지고 난감한데, 다행히 저쪽에서 큰 배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들은 즉
시 손짓을 하고 소리를 질러서 그 배를 불렀다. 그 배가 가까이 와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우리 배가 기관이 고장났으니 좀 도와주세요!”
“우리는 인천으로 가는데 인천으로 가도 좋아요?”
“인천이든 어디든 항구로만 데려다 주세요!”
“그럼 밧줄을 던지세요.”
어부들이 밧줄을 던지니까 큰 배의 사람들이 그 밧줄을 자기들 배에 단단히 동여맸다. 그러고는 배가
‘부우웅’ 하고 가니까 뒷 배는 그냥 끌려가는 것이다. 다들 ‘이제 살았다!’ 하고 안심이 되어, ‘
배를 다시 팔아야 하나, 엔진을 갈아야 하나?’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이야기도 잠깐 하고 나니
까 할 일이 없어 심심해서, 그 가운데 엔진을 좀 만질 줄 아는 친구가 기름걸레를 펴놓고 스패너를 가
지고 엔진을 풀어서 부속들을 기름걸레 위에 차례차례 늘어놓았다. 그리고 그 부속들을 하나하나 기름
걸레로 깨끗이 닦아서 다시 조립했다. 그러고는 시동을 거니까 “팡 팡 팡 팡팡팡팡” 하고 시동이 걸
렸다. 앞에서 끌고 가던 큰 배에서 엔진 소리가 들려 뒤를 보니까 끌고 가던 배에서 엔진이 돌고 연기
가 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아, 이제 배를 고쳤나보다.' 하고는 큰 배의 사람들이 밧줄을 풀고 그
냥 가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큰 배가 가고 나서 얼마 안 되어 “피비비빅” 하면서 엔진이 다시 서버렸다. 그때부터
는 아무리 해도 시동이 안 걸렸다. 곧 배 안에서 큰 싸움이 벌어졌다.
“야 임마! 고치려면 잘 고치든지 아니면 놔두지, 왜 그걸 건드려서 이 고생을 시키냐?”
“야, 내가 그러려고 했냐? 어쩌다 그렇게 된 것을 가지고 그러면 어떡하냐?”
“내가 지금 안 그러게 생겼어? 지금 목말라 죽겠는데….”
새해가 다가왔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출발을 기대하지만, 사실 연말이 되면 실망한 채 또 다른 새
해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작은 배가 엔진이 나쁘면 아예 다른 큰 배의 엔진을 사용하는 것처럼, 자
기 마음이 아닌 더 귀한 마음을 가져야 삶이 달라질 수 있다. 성경은 우리 자신의 마음이 아닌 그리스
도의 마음을 가지고 살으라고 한다. 마음을 바꾸는 것이 복된 인생으로 가는 새로운 시작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