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조선시대에 있었던 일이다.
한양에 과거를 보러 가는 지방 세도가의 아들이 있었다.
그는 먼 길을 말에 타고 몸종 한 명과 함께 갔다.
도령은 늦지 않으려고 말고삐를 잡은 종에게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그런데 종이 갑자기 말을 세우고 땅바닥을 더듬는 것이 아닌가?
도령이 꾸짖는다.
“이놈아, 뭐 하는 거냐? 말을 세우고.”
종이 말하기를 “도련님, 말굽 못이 하나 빠졌는데 찾아야 합니다.”
“이 놈아, 과거보러 한양 갈 길이 바쁜데 그까짓 일로 말을 세우냐?”
또 조금 가다가 보니 종이 말을 세워놓고 땅바닥을 찾는다.
도령은 재차 분을 발하면서 재촉해 갔다.
“도련님, 말굽 못을 찾아 박아야 합니다.”
“닥쳐라, 이 놈아! 난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니야!”
한참을 가다 이번에는 말굽 징이 통째로 빠졌다.
종은 말하기를 “도련님,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장간에 가서 징을 해서 박아야 합니다.”
도령은 재촉했다.
“아서라! 내가 과거 본 후에 처리할 일이니라. 징 하나 없다고 갈 길을 멈추느냐, 이 놈아!”
그래서 계속 한양을 향하여 갔다. 한 나절 만에 남은 징이 또 하나 빠지고,
아직 갈 길은 먼데 드디어 징이 다 빠져나가 말은 맨 발굽으로 달렸다.
도령의 재촉으로 계속 달리던 말은 드디어 발굽이 다 닳아 피가 나면서 쓰러졌다.
도령이 고함을 질러도 말은 일어나질 못했다. 더 이상 갈 수 없었다.
도령은 결국 한양엘 못 가고 과거를 보지 못했다.
때때로 우리 인생도 이와 같을 때가 있다.
어떤 욕망에 잡히다보면 소홀히 여기는 일들이 많다.
작지만 귀한 것들이 마음에 머물지 못하니깐 자꾸 말굽 못이 빠져나가듯 하나하나 빠져나간다.
당장 보기에 좋은 것을 따라 하고, 임시 편한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보기에 큰 것만 하려고 한다.
그런데 인류 최대의 베스트셀러인 성경에 보면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라고 가르친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복 받은 사람들은 모두 지극히 작은 것에 마음을 썼다.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
반대로 불행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지극히 작은 것에 소홀히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