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하는 강줄기에 커다란 얼음덩어리 하나가 떠내려가고 있었다. 그 얼음덩어리 위에는 양 한 마리가 얼어붙어 있었는데, 하늘에서 커다란 독수리가 먹이를 놓치지 않으려고 쏜살같이 내려와 발톱으로 양을 움켜쥐고는 고기를 뜯어먹기 시작했다. 폭포가 점점 가까워 오고 있었지만, 독수리는 그 사실을 무시했다. 폭포 소리가 점점 우렁차게 들리자 독수리는 옆을 한번 쳐다봤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폭포 바로 앞에서 강한 날개를 펴서 창공으로 날아오르면 되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얼음덩어리는 폭포에 다다랐고, 독수리는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려 했다. 그러나 날개만 퍼덕거릴 뿐 날아오르지 못했다. 양털 깊이 박힌 발톱이 이미 얼음에 얼어붙었던 것이다. 결국 독수리는 양의 사체와 함께 폭포에 떨어져 죽고 말았다.
강한 날개를 한번 펴서 창공을 날면 된다고 생각한 것이 자기를 믿는 마음이다.
‘폭포 바로 앞에서 날면 되는 거야. 내게는 큰 날개가 있잖아. 최후의 순간까지 뜯어먹고 날아가는 거야!’
이 독수리같이 자기를 믿는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이스라엘 왕 다윗 시대에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의 군장 아브넬과 그의 신복들, 그리고 다윗의 군장 요압과 그의 신복들이 전쟁을 했다. 각기 소년 12명을 뽑아 서로 적수의 머리를 잡고 칼로 옆구리를 찔러 죽임으로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날 싸움은 맹렬했다. 그때 요압의 동생 아사헬이 적의 군장 아브넬을 죽이려고 쫓아갔다. 아브넬이 보고 “아사헬아, 너냐? 너는 좌편으로나 우편으로 치우쳐서 소년 하나를 잡아 그 군복을 빼앗아라! 내가 너를 쳐서 땅에 엎드러지게 할 까닭이 무엇이냐? 그렇게 하면 내가 어떻게 네 형 요압을 대면하겠느냐?” 하였다. 하지만 아사헬은 그 말을 무시하고 아브넬을 쫓아갔고, 아브넬이 창 뒤 끝으로 아사헬의 배를 찔러 창이 그 등을 꿰뚫고 나가 죽었다.
‘나는 발이 들노루같이 빠르니까 아브넬을 따라잡을 수 있어. 만약 아브넬이 돌아서서 반격하면 싸우다가 불리하면 도망가면 돼. 내 발은 들노루처럼 빠르니까.’
아사헬은 그런 마음으로 아브넬을 따라가다가 죽고 만 것이다. 아사헬은 자기를 믿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머리가 좋아. 한번 보면 다 알아!’
‘나는 말을 잘해. 메모 없이도, 준비가 부족해도 잘할 수 있어!’
‘나는 얼굴이 예뻐. 한번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하면 사람들이 다 넘어가. 그러니까 좀 잘못해도 괜찮아!’
이런 마음들이 다 자기를 믿는 마음이다.
멸망은 자기를 믿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자기를 믿는 마음은 방종하고 교만한 마음으로 흘러가고, 방종하고 교만한 마음은 타락과 실패를 불러오며, 결국 좌절과 고통을 가져다준다. 그렇게 독수리도 망했고, 아사헬도 망했다. 어리석고 허무하게 망하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인간이 어떻게 하면 자기를 믿는 마음에서 벗어나 은혜로 살아갈 수 있는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은혜 아래 있는 마음이 가장 복된 마음이고, 은혜를 입고 사는 삶이 가장 복된 삶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