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보악발이란 말이 있다.
글자 그대로 '먹던 것을 맽어내고 머리를 틀어쥠'이란 뜻인데 이는 군주가 현인을 얻기에 전력하는 모습을 형용하는 것으로 오늘날에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급히 나와 다른 중요한 일을 보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이 고사성어에는 이런 일화가 있다.
은(殷)의 포악한 주(紂) 임금을 물리치고 주(周) 왕조를 연 무왕(武王)이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수년 만에 병으로 죽고, 그 뒤를 이어 태자 송(誦)이 제위에 올랐으니 이가 곧 성왕이었다.
그런데 성왕(成王)은 아직 어렸고 천하는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였다. 그래서 삼촌인 '주공 단'이 섭정으로 나라의 일들을 처리했다. 그런데 주공의 아우인 관숙과 채숙이 주왕의 아들 무경과 손을 잡고 반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들은 실패하고 말았다. 이들을 평정하고 나서 주공은 성왕의 친정을 선포하고 자기는 성왕의 신하요 스승으로서 관제를 정하고 예악을 일으켜 주 왕조의 기반을 굳혔다. 얼마든지 자기가 왕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자기를 신하로 낮추고 주 왕조의 기반을 다지는 데에 자기를 바친 것이다. 한 마디로 대단한 능력과 지혜를 겸비한 위대한 인물이다. 이 주공이 한번은 큰 일을 맡고 자기를 떠나는 아들 백금을 훈계한 말이 '토포악발'이라는 고사성어로 아직 전해져내려온다.
'나는 한 번 씻을 때 세 번 머리를 쥐고, 한 번 먹을 때 세 번 음식을 뱉어내면서까지 천하의 현인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주공은, 손님이 찾아왔을 때, 머리를 감던 중이라면 물이 떨어지는 머리를 틀어쥐고라도 급히 마중을 하고, 밥을 먹던 중이라면 입 속의 음식을 뱉어내고서라도 급히 나왔다는 것이다. 이는 무릇 나라를 다스리려는 자는 이같이 현인 얻기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훈계였다. 주고이 아들에게 한 이 훈계를 들어보면 그가 어떤 마음 자세로 인생을 살았는지를 알 수 있고, 주위에 사람이 모이고 큰 일을 도모할 수 있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를 알 수 있다. 왕만한 권세와 지위를 갖고 있는 사람이 뭐가 아쉽고 누구 앞에 꿀릴 것인가? 전혀 그럴 필요가 없을 것같은데 사람을 얻기 위해 그는 머리를 감고 있다가도 머리카락을 감싸 쥐고 뛰어나가고 음식을 먹다가도 음식을뱉어내고 뛰어 나갔다. 이는 무릇 나라를 다스리려는 자는 이같이 현인 얻기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인데 우리 개인의 인생에도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참으로 소중한 일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해 잃는 것이 너무나 많은 것이다. 그래서 성경에도 사람의 마음을 얻는 자가 지혜롭고 복된 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