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우리나라에서는 다방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사장’이라는 명함을 가졌었다고 한다.
그것은 산업화가 가열되는 그 시대의 풍조 중 하나였다.
물론 사장이란 명함을 가진 사람은 다양했다.
시골에서 땅 팔아서 사무실 얻어 회사를 차린 사람,
음식점이나 가게를 권리금 주고 인수받아 운영하는 사람,
자수성가하여 공장을 운영하는 사람 등등
여러 유형의 사장 족들이 있었다.
또 , 소위 ‘바지사장’이란 새로운 사장들이 등장했다.
세금 다 내고 임대료, 임금 다 제대로 주고서는 회사가 잘 될 수 없다고 ‘분식회계’를 하는 회사들이 많았기에,
당시에는 업주가 탈세, 횡령, 어음부도 등 각종 불법 행위로 구속되는 일들이 아주 흔했다.
그래서 업주들이 사장 한번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월급쟁이 사장으로 고용해서
법률적인 책임을 지도록 했고, 그 대신 그 사람이 구속되면 그에게 사식을 차입해주며 옥바라지를 해주고
가족들 뒷바라지도 해주고 만기출소한 후에는 한 밑천 떼어준다는 것이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런 약속들 중에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들이 더 많았다고 한다.
왜 ‘바지사장’이란 말이 생겨났는가?
‘옥바라지, 뒷바라지를 해주기로 한 사장’이라고 해서
‘ -바라지’를 줄여서 ‘바지사장’이라고 한다는 설이 있다.
그게 아니라, 사장 한번 해먹고 싶어서 안달이 난 촌사람들을
적당히 이용하는 것이라고 해서, ‘촌놈’을 뜻하는 ‘핫바지’를 줄여서
‘바지사장’이라는 설도 있다.
또 하나는, 전시에 민간인들, 어린 학생들을 동원하여 총알받이로 이용했듯이,
진짜 업주가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저지르는 온갖 불법을 알량한 대가를 받고
뒤집어쓰는, ‘총알받이’노릇을 하는 사장, 그 사람이 바로 ‘받이’사장으로,
구개음화에 의해 ‘바지사장’이 되었다는 설인데,
이게 정설이라고 한다.
바지사장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장이라는 자리에 미혹되기 때문이다.
실속보다는 허상일지라도 자기를 높이고 싶은 마음이
여러 유혹에 넘어가는 것이다.
세상을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헛된 욕망에 마음을 내주고
불행 속으로 빠져드는가!
그래서 우리를 참된 행복 가운데 인도하는 성경도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이는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는 말씀으로
헛된 것에 마음을 내주지 말고 진실된 것에
그 마음이 지켜지기를 충고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