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 지역의 살인죄 관련 법규가 개정되어 이전까지는 일반 살인죄(murder)로 간주되었던 사안들이 과실치사(manslaughter)로 간주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살인이 행해졌을 지라도 살인 발생 이전에 가해자가 피해자에 의해 심각하게 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판명될 경우에는 일반 살인죄보다 한 단계 완화된 과실치사죄에 해당하게 된다. 특히, 장기간 가정폭력의 결과로 인해 폭력 피해자가 폭력 행사자를 살해할 경우에도, 심각한 공포로 인해 발생한 어쩔 수 없는 살인으로 과실치사로 간주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사법부는 현재 살인죄 관련 법규가 지나치게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는 판단으로 마련된 본 규정의 핵심은 보다 정확하고 공정한 규정 마련이라고 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법부는 피고가 심각한 위협이나 공포, 위험에 처했다는 명백한 증거 없이, 단지 개인적인 감정이나 목적으로 이를 악이용하는 사례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무리 수사와 검증을 거친다고 해도 정확한 살해 동기와 증거, 정황을 100% 파악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 같은 과실치사 간주 규정은 자칫 살인 동기를 참작하는 차원을 넘어서 살인을 정당화하는 데 악이용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정확한 내막을 파악하기 어려운 가정사와 관련된 사건에 이를 적용할 경우에는 상당히 모호한 방향에서 본 규정이 본래의 취지를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스코틀랜드 정부는 본 규정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밝혀, 스코틀랜드에서는 본 규정이 시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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