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16개 주 내무장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독일 시민권 취득절차와 방법에 관한 국가표준을 정하기로 결정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독일시민권 취득관련 법안을 만드는데 모두가 이의가 없었다.
지난 주 목요일(4일) 가르미쉬-파르텐키르헨에서 열린 상반기 전국 내무장관회의에서 결정된 독일연방 표준안에 따르면 독일국적을 취득하고자 하는 외국인은 언어테스트를 받는 것은 물론이고 귀화연수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또 개인이 획득한 전문지식도 입증해야 한다.
다만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각 주에 일임하기로 했는데 예를 들면 공식적으로 치르게 될 시민권취득식에서 해당 외국인에게 단순한 귀화선서(Eid)를 요구할 것인지 아니면 시민고백차원의 선언을 요구할 것인지 그 결정은 각 주의 재량에 맡긴다는 것.
밤까지 계속된 이 날 회의에서 장관들이 숙의를 거듭한 것은 특히 귀화자의 선서내지는 시민고백이 독일헌법이나 독일이 추구하는 정신과 가치라는 측면에서 어떻게 평가되어야 할 것인지 하는 점이었다. 그러나 사민당(SPD) 소속 장관들은 질문지를 사용한 지식테스트에는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검증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해서도 논란은 계속되었다. 예를 들어 지식테스트냐(Wissentest), 아니면 시험(Pruefung)이냐 또는 입증자료(Nachweis)냐 그것도 아니면 증명서(Bescheinigung)로 해야 하느냐 등등 논란이 많았다.
독일시민이 되기 위한 연수교육의 표준은 뉘른베르크 소재 이민 및 난민 연방관청(BAMF)에서 관장하기로 했다. 그리고 독일어테스트는 헤센주와 바덴-뷔르템베르크주가 제시한 언어시험 방안이 채택되었다. 또 앞으로 전과가 있는 외국인에게는 종래보다 시민권 취득 제한이 더 강화된다고 한다.
장시간 회의 끝에 마침내 최종 합의가 이루어지자 연방내무장관 볼프강 쇼이블러는 축하인사를 하면서, “독일국적을 취득하려는 사람들은 앞으로 독일시민으로서의 기본지식은 물론 독일헌법의 원칙과 정신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쇼이블러야말로 독일 시민권취득절차와 방법에 관한 통일된 표준안이 필요했던 사람이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야당인 자민당(FDP) 소속 잉고 볼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내무장관은 이번 결정이 “요구와 장려가 성공적으로 조화를 이룬 조치”라고 언급하면서, “외국인의 독일시민권 취득은 성공적인 융화정책의 절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독일에 귀화하려는 사람들에게 일정한 연수교육을 실시해서 독일시민으로서의 자질함양을 위한 기본지식과 연방헌법의 정신을 전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지식테스트와 성향검사 등의 검증방법을 찬성했다.
그러나 이 같은 독일 정치인들의 생각과 달리 재독 터어키인 협회는 언어능력 필기시험 같은 새롭게 강화된 귀화법이 발효되면 과연 독일시민이 되려고 하는 사람이 있겠는냐며 비판적인 견해를 내 놓았다. 아무튼 이번에 합의된 새 규정들은 앞으로 수 개월 안에 입법화될 것이라고 독일 언론들이 전한다.
그 동안 독일 시민권을 취득한 귀화자들의 수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해를 거듭할수록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04년에는 127,150 명에 불과했다. 2003년에는 이보다 많은 140,731명, 그리고 지금까지 가장 귀화인이 많았던 해는 2000년으로 186,688명이 독일시민이 되었다.
독일유로저널
글: 프랑크푸르트 및 남부지역
지사장 김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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