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세계의 위대한 미술 50선 ( 4 ) 얀 반 야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2)

by eknews posted Apr 1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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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림에 등장하는 옷과 과일, 천장에 걸린 등, 바닥의 마루판과 카펫, 벽에 걸린 볼록 거울 등을 통해 정확한 국제 교역 상황과 그 당시의 기술 수준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창문가에 있는 오렌지는 스페인에서 수입해 온 것이고 마루판은 북구의 핀란드 지역에서 들여온 것입니다. 또 바닥에 깔려있는 융단은 그 당시 최고급으로 페르시아 지역에서 수입해온 귀한 것입니다.
천장에 걸린 등과 거울은 베네치아에서 수입해 온 것으로 특히 거울은 불록 거울로써 특수한 기술이 없으면 만들 수 없는 제품입니다. 두 사람 입고 있는 담비 털옷과 모피옷도 북구와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귀한 것입니다. 이 같은 소품으로 당시 어느 나라에서 어느 물건이 수출되었는지, 또 상류층들이 갖고 있었던 명품에 대한 욕망과, 그들이 어떤 물건들을 선호했는지도 읽어낼 수 있습니다.
마룻바닥 한 구석에는 나무 신발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두 사람 가운데 침대 옆에 놓여 있는 신부의 빨간 덧신과 한 쌍을 이루는 상징입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이 신발을 통해 두 사람의 당시 사회 계층을 읽어낼 수도 있습니다. 이 신발들은 실내화가 아니라 당시 포장이 잘되지 않은 도로를 걷기 위해 신발 위에 신은 덧신입니다. 사회 계층이 높은 귀족이나 상류층은 이런 지저분하고 불편한 도로 위를 걸어 다니지 않았습니다. 남자들은 말을 사용했고 여자들은 마차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일반 서민들은 덧신을 따로 구입할 경제력도 없었고, 그것을 굳이 사용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덧신은 주로 중산층이나 살림이 넉넉하지 않은 귀족들이 사용한 신발입니다.
아르놀피니는 자기가 파견된 지역에서 부인을 맞아 결혼하게 됩니다. 이 장면은 두 사람이 각각 손을 얹어 엄숙하게 결혼을 서약하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부인의 배가 볼록해 마치 임신한 것 같은 모습입니다. 그러나 절대로 그럴리는 없지요. 이때는 지금과 달리 혼전 임신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은 물론 매우 불경한 죄악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림에서 신부는 배가 볼록한 것이 아니라 천을 풍성하게 부풀린 옷을 입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은 당시 복식의 특색이었습니다. 천을 많이 쓰는 옷을 통해 풍요로운 자신의 부를 강조하기 위해 이러한 스타일이 유행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르놀피니는 자신의 풍요를 여러 곳에서 과시하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비싼 두 부부의 복장뿐만 아니라 고급 융단, 축 늘어트린 두터운 침대의 커튼, 볼록거울과 비싼 샹들리에, 수입해 온 과일 이 모든 것이 그의 부를 과시하기 위한 소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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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그림으로 알 수 있는 그림 속 의미들
19세기 이전의 대부분의 그림은 주문한 사람의 요구사항에 따라 화가와 주문자가 서로 합의해서 그려진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림 곳곳에는 주문자의 까다로운 의사를 충족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의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새 신랑은 새 신부의 오른손을 잡고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그들의 뒤에 걸린 볼록 거울에는 앞에 입회한 두 사람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거울과 샹들리에 사이에 얀 반 에이크가 라틴어로 다음과 같이 써 놓은 것이 보입니다.
‘얀 반 아이크가 입회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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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장식하고 있는 액자의 10개의 원형 속에는 그리스도의 고난 장면이 그려져 있어, 신성한 결혼 서약의 경건함을 더욱 높여주고 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기독교에서 충성, 빈틈없는 경계, 부부간의 정절을 상징하는 개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것은 부부간의 믿음과 정절을 뜻하고 신부의 남편에 대한 충성과 복종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신랑의 앞에 놓여있는 신발과 멀리 안쪽에 보이는 신부의 빨간 신발은 신성함과 새로운 출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종교적 성역에 들어갈 때처럼 두 사람이 신발을 벗는 것은 복종과 숭배의 마음으로 신성한 결혼식에 임하고 있다는 상징입니다. 두 사람 뒷부분에 보이는 등받이 목조 조각은 성 마가레트 상으로 출산의 수호성인입니다. 임신과 순산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그려 넣은 상징입니다.
천장의 샹들리에에는 한 자루의 촛불이 켜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것은 항상 지켜보고 있는 신의 눈을 상징합니다. 거울 옆의 수정 묵주는 청결한 기도 생활을 의미합니다. 이 모든 것은 주문자가 부탁해서 일부러 그려지기도 하고 혹은 화가가 주문자의 성격과 뜻을 짐작해 그려넣기도 합니다.
이 같은 까닭에 우린 한 장의 그림을 통해 시대사상과 풍속, 경제 정치 문화, 산업, 기술력 등 모든 상황을 알아낼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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