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곡물 가격 급등세 주범은 바이오연료
전 세계 국가들이 바이오연료 사용을 확대하는 에너지 정책 탓에 곡물 가격 급등세와 식량난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선진국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새로운 에너지원 발굴이 높아지면서 바이오에너지 제조에 쓰이는 곡물량이 급속히 늘어나 정작 식용 곡물량이 줄어드는 역설적인 상황이 초래되면서 곡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보도를 인용한 서울신문에 따르면 이에따라 친환경에너지이자 새로운 에너지 원천이라는 찬사를 받던 바이오에너지가 최근 몇 개월 동안 계속된 전 세계적인 식품 가격 급등과 기아, 심지어 정치적 불안정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게다가 최근 기상 이변으로 곡물 수확량이 줄어들고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발생한 식량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2022년까지 연간 360억갤런의 바이오연료를 사용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고 유럽연합(EU)도 2020년까지 운송연료의 10%를 바이오연료나 풍력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또한,미국 농무부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곡물을 주식으로 소비하는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사료용 곡물 소비 비중은 늘고 있다. 이는 곡물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연구원은 “중동·아프리카(MENA) 지역 정정불안에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까지 겹치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며 “공급 측면에 따른 인플레이션 확대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하는 지난 2월 식품가격지수는 관측 이래 2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세계은행도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식품 가격이 15%나 상승했다면서 "저소득국가와 중소득국가에서 4400만명을 새롭게 빈곤층으로 내몰고 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이미 알제리, 이집트, 방글라데시 등에서는 식품 가격 폭등이 정치적 소요사태를 일으킨 원인으로 작용했다.
카사바(Cassava) 뿌리의 경우 타피오카 푸딩과 아이스크림에서부터 종이와 동물 사료 등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됐었지만, 작년엔 최대 수출국인 태국의 수출 물량 중 98%가 중국의 바이오연료 제조에 사용됐다.
이런 수요에 힘입어 태국의 카사바 칩 수출량은 지난 2008년 이후 4배로 늘었고 가격은 2배로 뛰었다.
옥수수 생산량의 40%가량을 바이오연료에 쓰는 미국에서는 지난해 옥수수 가격이 6월부터 12월까지 무려 73%나 올랐다. 국제 구호단체인 액션에이드 인터내셔널의 마리 브릴 선임정책분석관은 미국에서의 옥수수 가격 상승은 아프리카에 있는 저소득국가 르완다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르완다에서는 옥수수 가격이 19% 증가했다.
그는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그 정도 가격은 옥수수 시리얼이 몇 센트 오른 것에 불과하겠지만 르완다 빈민들에겐 감당하기힘든 재앙"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전문가들은 각국이 엄격하게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연료 사용의무화 비율을 낮추는 등 최근의 식량난을 감안해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전문가들은 각국이 엄격하게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연료 사용 의무화 비율을 낮추는 등 최근의 식량난을 감안해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계은행 개발전망그룹 한스 팀머 국장은 "정책 우선순위는 식량이어야 한다."면서 "가격에 관계없이 바이오연료의 목표를 설정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FAO 바이오연료 전문가인 올리비에르 뒤부아는 "식품 가격 문제는 대단히 복합적이다. 바이오연료가 좋다, 나쁘다 하는 식으로 단순하게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바이오연료가 식품 가격 상승에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아마 20~40%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세계은행 개발전망그룹의 한스 팀머 국장은 “정책은 식량이 우선이 돼야한다”고 말하고 “가격에 관계없이 바이오연료의 목표를 설정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유로저널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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