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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회에 막장 드라마,착한 바보로 정화

by eknews posted Apr 2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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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청자들은 1주일 내내 ‘착한 바보’와 산다. 한겨레신문 분석에 따르면 평일에는 한국방송(KBS)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에서 정신연령이 9살 수준인 안나(도지원)를 만나고, 토·일에는 문화방송(MBC) 주말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지능이 7살에서 멈춘 봉영규(정보석)가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등장해 사랑받는다. 봉영규는 돈이 없다는 ‘작은 미숙’(김새론)에게 “난 또 일해서 벌면 된다”며 주머니에 있는 동전을 털어 준다. 가진 것 전부를 주고 양보하려는, 세상 물정 모르는 봉영규의 행동에 시청자들은 “순진무구한 모습에 내 마음마저 정화된다”며 좋아한다.
지능은 떨어져도 인정 많고 인간미 넘치는 드라마 속 ‘착한 바보’는 늘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엔, 주변 인물에 머물던 이들이 드라마를 이끄는 주류 캐릭터로 등장하고 있다. <웃어라 동해야>는 동해(지창욱), <내 마음이 들리니>는 우리(황정음)가 극의 중심인데, 시청자들이 주인공보다 오히려 영규와 안나에게 더 몰입해 무게중심이 자연스럽게 옮아갔다.
순수한 인간이 주는 위로 문화방송 박성수 드라마국 부국장은‘착한 바보’의 인기를 “사기꾼 많은 세상에서 순수한 인간을 그리워하는 마음의 반영”으로 해석했다. 영악하거나 그악스러운 사람들이 잘살고 사건·사고가 난무하는 한국 사회에서, 드라마에서나마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의 시대를 꿈꾼다는 것이다. ‘사람과의 만남’을 계산속으로 바라보지 않는 그들을 보며 ‘내 삶’을 돌아보기도 한다.
‘착한 바보’ 막장을 허문다 시청률에 민감한 드라마 제작환경에서 불륜, 배다른 형제 등 막장요소를 오롯이 배제할 수는 없다. ‘착한 바보’ 드라마에도 이런 막장의 요소가 있다. 하지만 ‘착한 바보’ 그 자체가 막장성을 억제하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착한 바보’와 대비를 이루는 욕망에 사로잡힌 가정이 등장한다. <내 마음이 들리니>는 장인의 사업을 물려받아 성공하려는 이기적이고 냉철한 최진철(송승헌) 집안과 내 것을 다 퍼주는 봉영규 집안이 대비를 이룬다. <웃어라 동해야>도 자신이 가진 것을 뺏길까봐 안나가 재벌 딸이라는 출생의 비밀을 숨기려고 애쓰는 윤새와(박정아)와 대비를 이룬다. 정보석씨는 “하나라도 더 가지려는 욕망이 꽉 차 있는 쪽과 그런 욕심이 없이 있는 것 다 버려가면서도 가족을 챙기고 사람을 챙기는 쪽 중에서 누가 더 행복한지 그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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