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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3 00:20
4.27 재보선이 남긴 숙제
조회 수 3395 추천 수 0 댓글 0
게다가 대통령 재임 중에 이뤄지는 모든 선거는 그 자체로 중간평가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재보선이 이슈가 되면 될수록 지난 번 선거가 탈법과 불법으로 얼룩졌다는 것을 반증할 뿐만 아니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이슈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평가 의지도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일단 결과는 단순하다. 야당 승리, 여당 패배. 하지만 이 8글자에 다 담지 못하는 사실들이 있다.
일단 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는 3곳이었다. 일단 경기 성남 분당을에서 손학규 대표가 승리했고,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최문순 의원이 한나라당의 엄기영 후보를 눌렀다.
반면 유시민 대표의 고집으로 야권 단일후보가 된 이봉수 후보는 당의 지원을 거절하고 고군분투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게 패배했다.
우선 강원도지사 선거나 분당을의 경우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정치적 성향을 지닌 한나라당 강세지역이자 굳건한 지지기반이었던 곳이라는 점에서 현 여권에 주는 충격은 상당하다.
충격과 공포 그 자체인 셈이다.
지지기반이 이탈할 만큼 현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실망, 심판 의지가 강렬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견 이변으로 보일 수 있지만, 현재 양극화의 극단을 체험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있어서는 당연한 결과인 셈이다.
김해을 선거와 같은 인물론의 영향력은 일단 재보선에서는 제한적이다.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관점에서 이번 선거를 바라보아야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복지예산은 쪼그라들었고, 대신 성급하게 밀어붙인 4대강 사업에 20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세금감면의 혜택은 대기업들이 대부분 가져간 것에 비해 서민들의 실질소득은 오히려 후퇴했다. 세종시나 동남건 신공항 건설 관련 약속들을 뒤집기 일쑤였고, 구제역에 안이하게 대처하다가 대한민국의 축산업을 붕괴 위기로 몰아넣었다.
치솟는 전, 월세에 서민들은 시름하고, 물가는 하늘을 찔러 서민들의 삶은 팍팍해져 가는데 국토부는 건설사와 투기꾼들에게 어떻게 하면 혜택을 더 줄 수 있는가만 고민했다.
남북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고, 언론의 자유는 후퇴했다. 더 한심한 것은 늘 문제가 있을 때마다 전 정권 탓만 했다는 점이다. 세상에서 가장 유치한 짓이 잘못은 남 탓이고, 잘한 것은 지 할 탓이다.
질책과 비판은 귀기울여 듣고 냉정히 분석하여 대책을 내놓은 것이 집행부와 여권이 할 일이다. 전 국민의 대표인 대통령은 갈등을 조정하고 국가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할 일마저 방기했으니 이번 재보선 결과는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
바로잡은 일이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성찰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현재의 추세와는 다른 어떤 결과가 나타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번 대선과 마찬가지로 이번 선거결과는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일 뿐 야당에 대한 호의로 해석할 여지는 없다.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이봉수 후보의 낙선이 단적인 예다.
대안 세력으로서의 자질과 실적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야당도 여당도 모두 국민에게 버림받는 정당이 될 것이다.
국민 모두의 삶이 향상되고, 갈등이 봉합되어 안심하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를 만들어 줄 것. 말로만 친서민을 외치지 말고 진짜 서민의 삶을 돌아보고 섬기는 정치를 할 것. 이 단순해 보이는 두 가지 요구사항을 실현하는 정당이야말로 앞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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