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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대립이 지속된 끝에 지난 4일 밤 열린 국회에서 결국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하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일부 의원들이 반발한 가운데 열린 본회의에서 한·EU FTA 비준안을 표결해 재석 169명 중 찬성 163명, 반대 1명, 기권 5명으로 통과됐다.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이 지난 5월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예정대로 7월1일 양국간 FTA가 잠정 발효되면 거대 유럽시장 진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8일 저녁 동포간담회에서 한·EU FTA와 관련, “EU와 FTA 체결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을 갖추고 있어야만 FTA가 체결될 수 있는 매우 격이 높은 FTA”라고 평가하면서 “독일과의 교류규모도 현재 250억 불이지만 몇 년 안에 두 배가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났다. 
한·EU FTA는 장기적으로 GDP를 5.6%, 소비자 후생은 3.8% 끌어올리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EU FTA는 사실상 우리나라가 맺은 FTA 중 가장 거대한 경제권과의 FTA인 셈이다. 유럽 27개국으로 구성된 EU는 2009년 국내총생산(GDP)이 16조4천억 달러로, 세계 전체 GDP의 30%를 차지할 뿐 아니라 미국(14조3천억 달러)보다도 앞선 세계 최대의 단일 경제권이다.
재정부는 작년 10월 국책연구기관들의 한·EU FTA 영향분석에 따르면 수출증대에 따른 고용증가, 관세철폐로 인한 소비재 물가안정과 실질소득 증대효과가 기대된다며 향후 10년간 GDP 대비 3.8% 수준의 소비자 후생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 기업들, 교역량 20% 이상 증대 기대

한·EU FTA는 우리 경제의 성장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U의 경제규모는 16조4천만 달러로 세계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단일경제권이다. 우리나라와의 교역규모는 연간 922억 달러로 전체의 10.3%이며,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우리나라의 교역 상대국이기도 하다.

기획재정부가 9일 내놓은 ‘한·EU FTA에 따른 서민생활 변화모습’ 보고서에 따르면, EU와 FTA로 수출증가가 예상되는 분야는 자동차(10%, 3~5년 내 철폐), 자동차부품(4.5%, 즉시 철폐), 컬러TV(14%, 5년 철폐)등이며,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25만 3천명의 고용증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기업들도 교역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한국무역협회의 국제무역연구원이 EU와 교역업체 33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교역량이 20% 이상 불어날 것으로 기업들은 기대하고 있다.
교역량이 늘어나면서 무역수지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이 25억3천만 달러, 수입은 21억7천만 달러 증가하면서, 무역흑자는 연평균 3억6천만 달러 확대될 전망이다.

◆ 소비자 물가안정에도 기여

관세감축으로 제품가격이 인하되거나 제품간 경쟁을 통해 가격인상요인을 부분적으로 흡수하면서 소비재 물가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EU FTA에 따른 서민생활 변화모습’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산 냉동삼겹살은 5월 현재 kg당 7200원에서 관세가 완전 철폐되면 5400원으로 인하될 전망이다. 냉동삼겹살은 EU와 미국, 캐나다, 칠레산이 시중에서 경쟁하고 있어 실제 가격 인하 효과는 이보다 더 클 것이라는 게 재정부의 전망이다. 
또 대형마트에서 100g에 6240원 하는 프랑스산 치즈 벨큐브는 관세철폐로 3993원으로 인하되고, kg당7661원 하는 노르웨이산 자반고등어는 이보다 최고 2배 이상 비싼 국산 참굴비·간고등어·삼치 등과 경쟁해 가격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산 오렌지, 국산 감귤, 칠레산 포도 등의 경쟁으로 소비자 선택폭이 확대되고 가격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잠정 발효와 공식 발효의 차이

다음달 국회에서 공인회계사법 등 9개 관련법안이 처리되면 한국과 EU 양측이 합의한 대로 한·EU FTA가 오는 7월1일 잠정 발효된다.

우리나라는 국회 본회의에서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킴으로써 모든 국내 절차가 끝난다. 그러나 EU는 유럽의회에서 먼저 심의해 FTA 협정문을 승인한 뒤 27개 회원국의 각국 의회에서도 이를 심의, 승인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때문에 양측은 FTA의 조기 효력 발생을 위해 개별 회원국의 비준 없이 EU 이사회의 승인과 EU 의회의 동의만으로 FTA가 잠정발효토록 한다는 데 합의하고 이를 협정문에 명시했다. 우리나라의 첫번째 FTA인 한·칠레 FTA에서도 잠정발효가 실시된 바 있다.

잠정 발효는 공식 발효와 같은 효과를 갖는다. 다만, 문화협력과 지적재산권 형사집행 분야는 EU 회원국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만 발효될 수 있다.

27개 EU 회원국이 비준 절차를 모두 완료하면 상대방에 이를 통보하고, 통보한 날로부터 60일 이내 또는 양측이 합의한 날에 협정이 공식 발효된다.

유럽의회는 지난 2월17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의사당에서 본회의를 열어 한·EU FTA 비준동의안을 승인했다. 이어 27개 EU 회원국이 나라별로 비준동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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