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대한민국 서민 생존 정책

by eknews posted May 3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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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서민 생존법이 보이지 않는다


2011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서민은 혼란스럽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대출승인이 나셨습니다”라며 광고메세지가 이메일과 문자로 쉴 새 없이 들어오지만, 조금도 기뻐할 이유가 없다.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부동산 광고지나 다름없는 언론의 부추김과 주변의 아파트 쏠림 현상에 뒤늦게 뛰어들었다가 이자 내는 일에도 버거운, ‘하우스푸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정부가 반드시 잡겠다는 소위 ‘MB물가’는 자고 나면 최고기록을 경신중이다.

 유명 대학들의 적립금은 10조에 달하는데, 고등학교 졸업생의 80%이상이 다니는 대학교 등록금은 5년 만에 20% 이상 올라 부모들 허리는 점점 휘어간다. 수도권 가구의 50%는 아직 집이 없는데, 전・월세를 올려달라는 20%의 집주인 성화에 매일 밤 눈시울을 붉힌다. 노점상과 노동자들은 살려달라 아우성 대는데, 정치권은 아이들 점심 급식 문제로 보수니 진보니 하면서 이념논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대기업은 상생을 외치면서도 자식들이 설립한 자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나, 중소기업 사업영역 진출과 같은 방식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혈안이다.


이런 말로는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으니 구체적인 숫자를 대입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가계 빚과 나라 빚을 합치면 1194조8000억 원이란다. 2010년 대한민국 GDP는 벌써 넘어섰고, 이 수치에 기업빚을 합치면 그 두 배로 껑충 뛴다.

 

기업은 나름대로 구조조정이나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니 논외로 치자.


그러나 2분기 연속 실질소득이 마이너스 행진중인 가계 빚은 도무지 출구를 찾을 수 없다.

 

2009년 1/3분기에 700조를 넘어섰던 가계 빚은 벌써 올 1분기기 800조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일부 언론에서는 전분기에 비해 증가폭이 둔화되었다며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평균적으로 1분기에는 가계부채 증가폭이 둔화되다가 2~4분기에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군다나 한국은행은 이런 가계 빚의 증가폭 때문에 물가안정이라는 본연의 목표도 잊은 채 5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 말은 가계부채가 폭증할 하반기에는 공공요금 인상과 금리인상 두 가지 폭탄이 동시에 터질 가능성이 더욱 농후해졌다는 말이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대한민국의 국가 신용도를 유지하면서도 이런 엄청난 가계 부채 규모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 전반에 걸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 경고했다.


가계빚의 규모도 문제지만 사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가계부채의 대부분이 부동산 담보대출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자체가 유동성이 매우 낮은 자산이라 변동하는 금리와 경제 상황에 발빠르게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칫 연쇄 파산으로 인해 지난 2002년의 카드대란을 반복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다. 문제는 알아도 답이 없을뿐더러, 집권 4년차를 맞아 당과 청와대의 정책 조율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황우여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소장파는 연일 한나라당의 정체성과는 어울리지 않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청와대는 난색을 표명하나 여러 의원들이 내년 표심을 잡기 위해 중구난방으로 선심성 복지 정책을 언론에 터뜨리고 있다.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며 거침없는 일성을 내질렀으나 결국엔 지금 웬만한 대학의 장학금 기준인 ‘저소득층, B학점 이상’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런 용두사미격 행태에 대학생들은 광화문 광장으로 뛰어나왔고, 현 정권 하 강력한 장비로 무장한 예의 경찰은 가차없이 진압 및 연행 절차에 돌입했다.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에는 말만 앞서면서, 국민의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제한하는 데는 매우 효율적이고 실질적으로 대응한다.

 

그러면서 ‘친서민’이라는 꼬리표는 뗄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저임금, 저금리에 힘을 잃은 서민들을 위협하는 고유가, 고물가 시대. 취업은 안 되는데 비정규직은 늘고, 버는 돈은 적은데 나가는 돈은 많은 친서민 정책이 도대체 언제쯤 서민들과 친해질지 의문이다.


지금의 정치권의 행태를 한 마디로 묘사하자면 ‘여당과 야당, 청와대 모두 각자 나름대로 포퓰리즘을 향해 각개행진 중’이라 하겠다.

 

과거 노무현 정권을 포퓰리즘 정권으로 규정하며 욕설마저 서슴지 않았던 한나라당의 모습을 떠올리면 입맛이 쓰다.


2011년. 대다수 서민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정치권이 인식할 가장 시급한 때이다.

 

 

 personal debt.jpg

 

 

<사진: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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