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릭아우프의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건립의 의도는 순수한가?
차라리 조국의 산업화에 기여하고 재독한인동포사회를 일군 한인 간호사•광부들의 동상을 건립하자!
유럽내 민주노동당 당원 및 지지자 일동
2011년 5월 16일은 “5.16군사구테타”가 일어난 50년이 되는 날이다. “5.16”이 “군사혁명”인가, 아니면 “군사구테타”인가 여부를 두고 또 다시 한 차례 논쟁이 벌어졌다는 기사를 읽으며, 우리 현대사에서 고 “박정희 전 대통령”만큼이나 양극적인 평가를 받는 인물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1979년 10월26일 중앙정보부 안가(궁정동)에서 정보부 부장(김재규)이 직접 쏜 권총 4발에 파란 많은 양극의 삶을 마감한 전직 대통령을 생각하면 할수록 복잡한 생각이 든다.
만약 광복과 함께 조국과 민족을 배반한 친일파들을 깨끗하게 청산했다면, 오늘날의 어이없고 울분을 낳는 사태들이 있었을까? 후쿠시마 원전 폭발이 있었을 때에 정 많은 우리 겨레들은 일본 시민들의 고통을 위로 격려하며 “힘 내라, 일본!”을 외쳤다. 그런데 그들은 이러한 따뜻한 심성을 모질게 짓밟으며 역사를 왜곡해서 2011년 중학교 역사, 공민 교과서에 수 천년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저들의 영토인 “다케시마”라고 기재하였다. 우리나라가 일본과 지난 역사에 대해 명확하게 성토했다면 이런 일이 있었을까? 2011년 3월 12일에는 롯데 호텔에서 주한 일본대사관이 주최한 일본 왕의 77살 생일 축하연에 이상득 의원을 비롯한 정계•관계•재계 인사 4, 5백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나카소네 전 총리가 우리나라의 왕을 죽이게 한 살인교사의 실질적 진범인 일왕을 “천황”으로 치켜세우며 일왕이 있었기에 일본의 오늘이, 2천 년의 역사가 이어져 올 수 있다는 가슴 섬뜩한 망발을 했다. 우리나라에 역사가 바로 섰다면 이런 망발에 연회장이 떠나가라 환호와 박수를 칠 수 있었을까?
현재 한국의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는 2011년 11월14일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일을 기해 구미시에 5-6m 높이의 동상을 일반에 공개하려고 계획 중에 있다. 궁금한 것은, 경북 구미도 아닌 이곳 독일 에쎈(Essen)에서 최근 굴릭아우프(회장 고창원) 집행부가 중심이 되어 추진하고 있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건립” 사업의 분명한 목적이다. 굴릭아우프가 독일의 재외교포들을 아우르는 공식적인 사단법인 단체이고, 이 사업도 개인의 동상이 아니라 민족사적으로 양극적인 평가를 받는 전직 대통령의 동상을 공개적으로 세우는 것인 만큼, 그에 걸맞게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공청회”를 통해 광범한 여론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등의 민주적 절차를 거쳐 추진해야 한다. 또한 글릭아우프가 동상 건립을 추진한다면 광산에서 작업하다 희생되신 분들, 지난 수십 년 동안 독일 동포사회를 세우고 가꾼 파독 근로자들의 동상을 건립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터이다. 그러나 지금 글릭아우프는 통과의례적인 형식적 “좌담회”만으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건립을 기정사실화하여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이렇게 추진되는 동상건립 사업이 한국의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의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면, 동상건립의 의도 또한 의심스럽다. 또 하나 명심해야 할 것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친일 행위 평가는 “과거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거 행적에 관해 궁금하거나 관심이 있는 분은, 구글 검색 창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치면 자세한 양극단의 자료(위키백과)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공개한 자료에 잘 설명되어 있다. 고 박정희 대통령을 ‘친일인명사전’에 등재하지 않는 것은, 그의 ‘반민족적인 친일행위’가 없어서가 아니라 확고하고 확실한 결정적 매국자료를 발굴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조국의 산업화를 이끈 장본인인 동시에 친일파 군사독재를 한 인물로서 그에 대한 역사적인 논란이 무성함에도, 우리 간호사 광부 동포사회는 너, 나 없이 어려웠던 보릿고개 시절에 광부, 간호원으로 보내 준 대통령에 대한 애틋함을 아직 잊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이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 여론조사에서 다음 대선 후보 0 순위를 달리는 박근혜 의원을 의식한 정치적 의도가 깃든 동상건립이라면 당장 철회하여야 마땅하다. 동포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하여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있어 동상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러한 동상건립 추진은 그 명분과 당위는 물론, 그 도덕성과 동포사회 분열의 우려까지 문제가 된다. 설사, 박근혜씨가 최초의 여자 대통령에 당선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겨우 5년 밖에 되지 않는 권력에 전체 광산근로자들과 간호사들의 명예와 양심을 팔 수는 없거니와 다양화된 동포사회를 굴릭아우프 (회장 고창원)가 일방적으로 대변 할 수도, 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미시적 안목으로 역사를 보면 역사가 반복되는 것 같으나 거시적 안목으로 보면 역사는 따라 잡을 수가 없도록 빠르게 앞서 달려가고 있다. 우리 자신의 힘보다 남의 힘을 믿는 비생산적인 동상건립에 동포 한 사람 당 20유로를 내는 것으로 만족하기 보다는, 비록 힘들고 오래 걸려도 우리 전체의 힘으로 재외교포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되는 “한인문화회관”을 위한 생산적인 열정을 찾아내는 것이 더 바람직한 사업이 아닐까 한다. 또 동상을 건립하고자 한다면 글릭아우프의 조직 활동의 취지에 맞게, 일하는 광부와 간호사의 기여와 공로를 동포의 중심에 우뚝 세우는 동상을 건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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