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잘된 일은 ‘내 탓’ 잘못된 일은 ‘네 탓’?
이명박 대통령이 잘 된 일은 자신의 탓으로 자축하는 반면 잘못된 일은 '네 탓'으로
돌려 관료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일요시사 등 국내 언론들 보도에 따르면, 장관들과 실무자, 당 등 분야를 막론하고 연일 ‘쓴소리’를 해대는 것은 임기 말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속내로 보이나 측근들의 반감과 불만을 사고 있어 오히려 레임덕을 가속화 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임기 초부터 특유의 화법인 “내가 해봐서 아는데”, “난 다 안다” 등의 말을 자주 써 상대방의
의견과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는 소통의 부재도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4·27 재보선 패배 후 MB정권의 독선에 책임이 있다는 한나라당
수뇌부의 책임론이 대두 되자 이 대통령은 “정치하는 사람들을 보면
남의 탓을 한다. 그런 사람의 성공은 못 봤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지난달 17~18일 장·차관들을 모두 모아놓은
자리에서도 “나라가 온통 비리투성이”라며 공직사회 부패와 임기 말 기강해이를 강하게 질책했지만 결국은 이 대통령의 리더십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자리였다는 평가다. 즉 국정 최고 지도자로서 ‘본인에 대한 반성과 책임은
전무해 '내 탓’은 사라졌고, 공정사회를
강조하면서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모순이 증명된 자리였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오히려 “부정과 비리가 우리 정권에서 유난한 게 아니다”라며 “과거 10년, 20년 전부터였지만 이제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면서 책임을 잘못된 관행과 전 정권 탓으로 돌린 것이다. 재보선 참패 후 “남 탓하는 정치인은 성공 못한다”는 본인의 지적과도 모순되고,
전형적인 ‘남 탓’ 리더십이란 평가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이와같은 행보에 대해 야당의 한 관계자는 “관료주의에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대통령이 임기 말에 와서 자신의 국정운영 잘못을 고백하지 않고 관료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재오 특임장관도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들아, 네가 설령 어려운
처지가 되었다고 남을 탓하지 마라. 농부가 비가 온다고 비 탓하고 밭에 안가고 노름하러 가는 사람치고 잘 사는 사람 없단다’라고 남겨 이 대통령을 자신의 아들에 비유해 애정 어린(?) 충고를 남겼다. 이 대통령은 토론회와 각종 공개행사에서 전관예우, 낙하산 인사를
비판하고 있지만, 이 대통령이 출범 때부터 측근·보은 인사와 함께 지연,학연
등에의한 인사정책을 되풀이하면서 공직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렸고 공직기강 해이의 원인도 이로부터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 특유의 ‘내가 해봐서 아는데’식 리더십도 빠짐없이 나타났다.
이 대통령은 “나도 민간에 있을 때 ‘을’의 입장에서 뒷바라지해준
일이 있다”면서 국토부의 스폰서 연찬회,
검찰의 접대 받는 관행, 공직자들의 전관예우 등을 비판했다. 하지만 장·차관들을 상대로는 “과거의 경험은 참고할 뿐이지 그대로 하면 안 맞다” “과거 경험이 배어 있으면 창의력이 안 나온다”고 지적했다. 남의 잘못은
지적하면서도 본인의 수십 년 전의 현대건설 재직 시절 경험으로 현실을 진단하는 이 대통령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첫 국무회의에서도 권력형·교육·토착비리라는
3대 비리를 척결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임기 4년차의 뒤늦은 공직사회 사정바람이 레임덕 방지라는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
이라는 견해가 대다수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역대 대통령은 임기 말로 갈수록 레임덕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법이 직설적이고 거칠어지며 측근들에게 쓴소리를
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역대 대통령들마다 겪는
관례라 전하기도 했다. 임기 말 레임덕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이 대통령이
이러한 전례를 답습할지 아니면 또 다른 형태로 마지막을 풀어나갈 지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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