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공 '홍준표' 당대표 당선에 당청관계 변화 불가피
한나라당이 7·4 전당대회에서 친이(이명박)계의 부진과 친박(박근혜)계의
선전으로 비주류를 자처해온 홍준표 대표를 선출하면서 향후 당청관계에도 큰
변화가 예고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홍 대표의 당선으로 친이명박계 구주류의 급속한
약화와 친박근혜계의 확실한 부상이 분명히 확인되었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주도권도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세종시 논란 때까지만 해도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자리 가운데 3분의 2를 장악했던 최대 계파였던 친이계의 이재오계, SD(이상득)계가 힘을 모아 지원한 원희룡 후보가 4위에 불과해 친이계가 예전과
같은 응집력을 보이지 못하고 몰락을 예고한 반면, 친박계인 유승민 후보는 재선이라는 짧은 정치경력에도 불구, 2위를 기록해 당내에서 명실상부한
주류세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1인2표제인 전당대회에서 친박세력이 유일한 친박계인 유승민 의원에게
투표하고 남은 한 표를 홍 대표에게 던짐으로써 당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조직과 대중성 모두 6명 후보들보다 유리한 고지에 있어,
선거인단 투표나 여론조사 모두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당초 지난 3일 21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선거인단 투표율이 25.9%로 저조해,
이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부가 각 후보들 사이의 초미에 관심사였지만, 홍 후보는 흔들림이 없었던 것이다. 친이계는 4·27 재보궐선거 이후 소장파와 친박(박근혜)계가
연합해 지원한 황우여 원내대표 체제 출범 이후 입지가 축소됐고, 이후 원 후보를 지지하며 재기를 노렸으나 실패함으로써 향후 세 약화 현상이 고착화될 전망이다. 주류였던 친이계가 비주류로, 비주류였던 친박계가
주류로 바뀐 셈이다. 친이계는 앞서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쇄신파 및 친박계의
지원을 받은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안경률 의원이 패한데 이어 전당대회에서도 사실상 패배함에 따라 소멸의 단계에 접어들게 됐다는 평가다. 결국, 당의 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비(非) 친이계로 채워지면서
지금까지 '수직적'인 구도를 형성해왔던 당청관계 역시 크게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모래시계 검사 출신으로 '홍반장'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홍
후보는 지금까지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전 대표 등 실권자들에 대해 거리낌없이 쓴소리를 해와 정치권에서는 '럭비공'에 비유해왔다. 홍 대표의 이런 스타일에 비춰봤을 때 홍준표호는 향후 당청관계나
대야관계에서 강한 목소리를 내며 힘 센 여당으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최고위원 시절부터 강한 친서민 정책을 내세우며 드라이브를
걸어왔고, 이 때문에 직전 당 지도부인 안상수 전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와도 종종 갈등을 겪어왔다. 게다가, 이번 전대에서 소장파와 가까운 유승민·남경필 의원이
최고위원에 당선됨에 따라, 당의 중심이 소장파 쪽으로 더 이동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책·노선에 있어 좀더 왼쪽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커지면서
당 주도의 친서민 정책 행보도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준표 신임대표는 4일
당선수락 연설에서 “계파없이 홀로 뛴 선거에서
마지막 기회를 준 대의원의 뜻은 하나 된 한나라당을 만들어 내년 총선ㆍ대선에서 꼭 이겨달라는 바람으로 받아들인다”면서 “ 한나라당은 `참보수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이제 홍준표의 한나라당
개혁을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홍 대표는 “이제 홍준표는 변방에서 중심으로 나왔다. 그러나 치열했던 `변방정신’을 잊지 않고 여러분과 함께 내년 총선ㆍ대선에서 압승하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국민과 동지 여러분은 오늘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줬다”면서 “현대조선소 일당 800원을
받던 경비원의 아들, 고리 사채로 머리채를 잡혀 끌려다니던 어머니의 아들이 집권여당의 대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한편,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은 취임 첫날인 5일 현충원 참배 전 기자들과 만나 "계파활동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거기에 치중하는 사람에겐 (내년 총선)공천을 안 주겠다"고 강하게 말하면서 취임 일성으로 계파 해체를 들고 나왔다. 이를 위해
당내 각종 계파 모임을 정책 연구모임으로 전환하고 일부는 해체하는 한편 당직 인선에서도 이 같은 기조를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초ㆍ재선 친이계 의원 모임 민생토론방의 좌장 격인
진영 의원은 "계파 해체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로 민생토론방은 계속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기사 3 면 유로저널 단독 사설>
유로저널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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