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의 나는 삶의 의의와 가치를 몰랐습니다. 그저 부모님의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을 잘 받고 좋은 직장에서 일 잘하고,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아이 낳아 기르고 또 사위 며느리 보아 손주 보고 그러다 세상 떠나는 것이 삶이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살면서 만나는 인연과 무난한 관계 유지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 듣지 않고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살면 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옛날의 나는 나라는 존재가 어떠한 존재인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만물만상은 어떠한 존재이며 근본이 무엇인지 그리고 세상이 무엇인지 세상의 원리가 어떠한지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옛날의 나는 삶 죽음을 몰랐습니다. 그저 숨쉬고 움직이면서 울고 웃고 밥 먹고… 하니까 살아 있다고 착각하였습니다. 의식이 살아있어야(깨어 있어야) 살아 있는 것인데 몸의 목숨은 붙어있지만 의식이 죽어있어 생명이 없는 줄 몰랐습니다. 깨어 있어야 할 의식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깨어 있어야 하는 것이 어떠하여야 하는 것인지도 몰랐습니다.
옛날의 나는 허(虛)의 존재로서 허(虛)세상 사는 줄 몰랐습니다. 태어나 살면서 온 세상과 살아온 삶을 마음에 담아놓은 마음세계를 가지고 그 마음세계에 사는 줄을 몰랐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나도, 현재 살고 있는 나도 허인 마음세계 속에 있는 허의 존재임을 몰랐습니다.
옛날의 나는 세상을 등진 존재임을 몰랐습니다. 있는 세상을 두고 마음세상을 만들어 놓고 마음세상에 살았습니다. 그러니 세상을 등지고 살았습니다. 세상을 등진 존재는 그 자체가 역리(逆理)의 존재이고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순리(섭리)를 거스르는 줄 몰랐습니다.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일체가 역리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옛날의 나는 세상의 죄인인줄 몰랐습니다. 세상을 두고 내 세상(마음세계)을 가졌으니 세상의 주인을 배신한 역적이었습니다. 이것이 가장 크고 근본적인 죄라는 것을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