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가 이번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을 계기로 회원국들의 은행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규제 강화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EU 집행위원회는 은행의 자본 건전성 강화를 위한 법안을 제출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08년 신용경색을 통해 제기된 금융권의 문제점들을 철저히 단속할 수 있는 강력한 규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에 EU 집행위원회가 제출한 법안에는 은행 자본의 질을 높이고, 유동성 비율과 레버리지 비율을 규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금융권 감독기관들의 권한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지난 금융위기에서 크게 논란이 되었던 금융권의 건전하지 못한 보너스 관행과 관련해서도, 은행 임직원에게 제공되는 보너스와 관련된 제재 방안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금융권에 대한 규정들이 회원국마다 다를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EU 차원에서 대대적인 통제가 가능한 단일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금융권에 대한 제재 규정은 이미 여러 차례 그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으나, 매번 금융권의 거센 반대와 로비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바 있다. 이번 EU 집행위원회의 금융권 규제 강화안에 대해 금융권은 EU 단일 규정 마련이 실질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금융권이 지난 금융위기에 대한 반성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대중들을 인식한 듯, 아직까지는 큰 동요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EU 집행위원회가 제출한 법안이 별 다른 무리 없이 EU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이후 유럽은행감독청(EBA)이 관련 세부사항들을 구체화하고, 이르면 오는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하고 있다. 한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릭 매스킨 미국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교수는 세계 금융위기의 주된 원인은 불충분한 규제 때문이었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강력한 규제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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