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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공학(Engineering) 관련 전공의 대졸자들 가운데 절반도 되지 않는 46%만이 전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분야에 취업하고 있으며, 24%는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등의 단순 노동/서비스직에서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데일리 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실태는 그 동안 영국 내 이공계열 인력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해외에서 외국인 인력을 데려온다는 산업계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버밍엄 대학(Birmingham University) 연구진이 작성한 보고서정말로 과학자가 부족한가?(Is there a shortage of scientists?)’은 지난 1986년도부터 2009년도까지 영국 공대생들의 취업 현황을 분석하여 작성된 보고서다.

 

본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최근인 2009년도의 경우, 공학 전공 졸업생들의 46%만이 졸업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전공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직업을 구했다.

 

이와 함께, 20%는 전공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적어도 대졸자를 필요로 하는 직업을 구했으며, 그러나 24%는 식당 웨이터나 옷가게 점원 등의 단순 노동/서비스직에 종사했다.

 

이에 대해 본 보고서는 2000년대 들어서 영국 내 이공계 인력 양성 정책으로 인해 실제 일자리 규모보다 많은 이공계 졸업생이 배출되었거나, 아니면 이들 이공계 졸업생들의 역량이나 자질이 충분하지 못해 산업계에서 외면당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본 보고서는 영국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학, 과학, 공학 등 이공계열 전공자들이 증가하도록 권장한 정책은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증명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본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버밍엄 대학의 Emma Smith 교수는 그 동안 영국 내 이공계 인력이 부족하다는 항간의 정설과는 달리, 이공계 졸업생의 상당수가 전공을 살려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의외의 결과라고 전했다.

 

그러나, 영국 산업계 대변기구인 CBI는 영국 내 기업들은 여전히 우수한 역량의 이공계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CBI는 최근 산업계를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이공계 인력이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와 함께 기업들은 영국 대졸 신입 인력들의 기본 자질과 역량 역시 부족하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하고 있다.

 

CBI는 영국 대졸 신입 인력들이 전공과 관련된 역량 외에도,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팀워크나 의사소통 능력 등 취업에 필수적인 기본적인 준비들이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고 덧붙였다.

 

본 사안과 관련해 교육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해외에서 우수한 이공계 경력직 인력을 데려오는 것을 선호할 수 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영국 이공계 대졸자들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소수만이 관련 분야로 취업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불경기의 여파로 인해, 이공계뿐만 아니라 최근 영국 대졸자들의 상당수가 대학 졸업 후 굳이 대학 학위가 필요 없는 일자리를 구하거나 실업 상태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경제산업연구소(Centre for Economics and Business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4년 전의 경우 대학 졸업 후 6개월 뒤에도 대졸자들에게 적합한 제대로 된 직업을 찾지 못하고, 저임금 단순노동/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이들의 비율이 전체 대졸자의 32%로 집계된 바 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그 비율이 4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내년부터는 대학 등록금이 최고 세 배나 인상될 예정인 가운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대학을 가는 것이 더 이상 어떤 메리트를 주지 못하게 되면 결국 대학 지원자의 수가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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