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세계 경제 둔화로 올해와 내년 적신호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금년 상반기 국내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내수 부진이이었던 반면, 하반기 이후에는
선진국 등 세계 경제 둔화로 내구재 소비가 위축되어 수출 성장율의 둔화가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경제연구원 보고서‘2012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세계 경제의 둔화로 내구재와 관련 부품, 자본재 등
경기에 민감한 우리 주력 품목들이 세계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출증가세가 크게 낮아지고,내수경기가
부진에서 회복되기 어려워 국내경제 성장률은 세계 경제 성장률과 유사한 올해 3.8%, 내년에도 3.6%로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또한,무역수지 흑자규모가 줄어들고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속도는 현저하게 둔화, 원화가치는 내년 평균 달러당 1,070원 수준이 예상된다.
이 보고서는 올들어 국내경제는 높은 성장률을 유지해온 수출이 경기를 주도해왔으나,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실질 소득 증가가 미미함에따라 내수경기로 파급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특히,국내적으로도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가 위축되었다.
이에따라 상반기 실질국민소득(GNI) 증가율은 1.2%에 그쳐 경제성장률 3.8%를 크게 하회했다.
가계 부채 축소 노력과 균형 재정도 내수 위축
최근 우리나라의 주가가 위기당사국인 유럽과 미국 못지 않은 급락세를 보인 것은 금융시장의 높은 개방도
외에도 높은 수출의존도와 수출 주력제품의 경기민감성 등의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적으로는 향후 부채축소 노력이 강화되면서 수요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에도
빠른 증가를 지속했던 가계부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이를 축소시키려는 정책 당국의 의지가 강하다.
균형 재정 달성도 예정보다 1년 앞당기는 것으로 계획하는 등 경제 전반적으로 지출을 줄여 부채를
축소시키려는 노력이 커질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경제의 건전성을 높이는 효과가 예상되지만 단기적으로는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국내경기는 급격하게 침체하기보다는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는 모습이 예상된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고성장이 유지된다는 점이 수출의 급락을 막아주는 요인이다.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질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우리나라는 원자재 의존도가 높아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의 충격을 크게 받았는데 향후
국제 유가의 상승세가 진정되고 작황 개선으로 농산물 가격도 점차 안정되면서 공급충격이 완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고물가 부담으로 가계가 소비를 늘리지 못했으나 이러한 영향은 점차 줄어들게 될 것이다.
수출증가율 10% 내외로 저하
이 보고서는 수출은 올들어 8월까지 24.3%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향후에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세계 경제 재침체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수요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내구재
및 부품 중심의 우리 수출이 타격을 받아 수출증가율 둔화가 두드러져 내년 수풀 증가율은 10%내외로 예상된다.
세계 경기 혼란의 진원지인 對선진국 수출 비중이 4분의 1까지 줄긴 했지만, 글로벌 공급사슬의 특성상 신흥국을
통해 우회 수출되는 물량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최근 들어 세계경기 변화에 따라 수출물량 뿐 아니라 수출단가의 변동폭도 커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우리 수출단가는 9% 가량 상승하면서 높은 수출증가세에 일조했지만 향후에는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진정되면서 석유제품과 화학제품의 수출단가 상승이 멈추게 될 전망이다.
반도체, LCD 등 세계적 공급과잉이 발생하고 있는 IT 부품의 경우 향후 수요마저 위축되면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져 가격하락 추세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같이 선진국 경제의 둔화흐름과 일부 IT산업에서의 경쟁력 약화로 인해 향후 수출증가세가 둔화되고
흑자기조가 약화되어, 올해 180억 달러로 예상되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내년에는 100억 달러 남짓한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것이다.
내수경기도 뚜렷한 회복 어려울 것
올해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내수경기는 내년중 추가적으로 하락하기보다는 올해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해 내년 민간 소비 증가율은 3% 초반 정도가 예상된다.
내년에는 수출 증가율의 하락으로 고용 창출 감소, 세계경기 불안 지속에의한 소비심리 위축, 가계부채 억제
대책과 자산가격 상승세 둔화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면 내수경기 둔화가 전망된다.
특히, 수출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그동안 국내 고용 확대를 주도해왔던 제조업 부문에서 추가적인 고용창출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고용 증가를 이끌었던 수출이 둔화되면서 내년 신규 취업자 수는 올해에 비해 감소한 20만 명 초반,
실업률은 3.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해 가계의 실질 구매력에 큰 충격을 주었던 유가 및 식품 가격 상승세가 멈출 것이라는 점은 소비에
긍정적 측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내년 3%대 초반 하향 안정
농산물 가격 상승이 시차를 두고 외식비 등 서비스 가격으로 파급되면서 올 8월 5%를 넘어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후 점차 하향되어, 2012년에는 물가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로 올 상반기 국제유가가 전년대비 36.9%나 올라 물가상승압력을 높였던 유가 등 국제원자재가격이
안정될 것이다.
또한 원화환율 역시 물가상승압력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세계경기 둔화와
환율의 급등현상이 동시에 나타나 경기하강기에도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으나, 2012년에는
원화가치가 완만하게나마 절상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여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이다.
저금리 상황의 지속으로 인해 풍부해진 통화량이 물가에 미칠 영향이 우려되지만 실물경기의 둔화로 인해
전반적인 수요 압력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절상 기조 완만해질 전망
대외불안의 확대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0원대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그간 이어져 온 원화절상
흐름도 주춤하고 있다. 원화환율의 향방은 단기적으로는 외국인투자자금 유출입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경기둔화 및 금융불안 확대로 인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국내주식을 비롯한
원화자산에 대한 외국인투자자의 수요는 상당부분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한 자금시장의
급격한 위축이 발생하는 경우 단기차입에 대한 상환압력이 다시 급속도로 높아질 수 있다.
외환보유액 확충, 은행부문의 건전성 강화, 자본이동 규제 도입 등의 성과에 힘입어 최근 우리 외환시장은
리먼사태 당시에 비해서는 상당부분 안정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민간 금융부문의
신용위험이 동시에 증폭되면서 글로벌 자금경색이 발생하는 경우 원/달러 환율의 폭등양상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채권시장에서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투자자금은 순유출로 전환될 위험을 안고 있다. 한편 중국,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유입되는 장기투자자금은 국내 채권시장 안정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달러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무역수지 흑자기조가 약화되고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향후 원/달러 환율의 하락속도는 작년과 올해에 비해 현저하게 둔화될 것이다.
원화환율은 올해 4분기에 달러당 1,100원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평균 1,070원 수준으로
올해보다 3% 남짓 하락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원화가 달러나 유로, 엔 등 주요통화에 대해서는
절상이 예상되나, 위안화와는 비슷한 절상폭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유로저널 안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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