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드리드와 사랑에 빠졌네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악수도 하지 않았다
눈을 잘 맞추지도 못했다
20 수 년 전 그 때에는.
그저 가만히 탐색을 하였다
세월 속에 그 시간들이 지나가자
놀라운 매력들이 하나 둘 드러났다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데도
아름답게 빛나는 것이었다
알맞게 도도록한 이마와
운치 있는 눈썹과
품위 있는 콧대하며 도톰한 입술,
거기에 기막힌 눈 동자까지 갖춘
미인이라 할까
혹은
깎아놓은 청년의 수려한 조각상이라 해도
좋다.
꼭 짚을 수 없는 무수한 매력들,
한 걸음에 달려가면 세르반테스의
인물들과 만날 수 있고
피카소의 거대한 ‘게르니카’ 앞에서
한 시간도, 두 시간도 서 있을 수 있다
지금도 왕궁에선 파티가 열린다.
나는 마드리드에 살면서
마드리드의 꿈을 꾼다.
막연히 연모했던, 낯 설었던 도시에
내가 살고 있는 것이다!
도시 전체가 꿈의 박물관인 이 곳,
유전자 속에 흐르는 태고의 고향과
그리고 이미 집 지어진
또 다른 하나의 고향.
그리하여 나는 그만
영원한 보헤미안이 되어버렸다.
2011.10.
오 수 애
1988년 여류 문인회 주최 전국 주부백일장 산문 부 장원 문단에 데뷔.
1989년 ‘생활’동인’으로 활동 중 스페인으로 이주
1995년 ‘천주교문학’에 시로 등단
2000년 시집 ‘빗장열기’
2003년 세계한민족작가연합 회원
2006년 ‘글로벌문학’ ‘월간 문학저널’ ‘유럽 동포지’ 에 작품 게재
2008년 작품집 ‘우물에 꽃이 피면’ 출간
상황문학 동인
문학과 의식 동인 스페인 지회장
미래문학 동인 스페인 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