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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전쟁 시대, 여성인력이 대안

by eknews posted Nov 0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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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전쟁 시대, 여성인력이 대안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실업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많은 기업들이

지식 사회로의 이전, 기술 혁신으로 생긴 새로운 일자리를 채워줄 고급 인재들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인력 시장의 ‘거대한 부조화’ 속에서 여성 인력이 또 한번 구원투수

로서의 가능성을 주목 받고 있다.
LG 경제연구원 보고서‘인재전쟁 시대, 여성인력이 대안이 되려면’은 다양성과 창의성이

중시되는 앞으로의 경영 환경에서 조화와 관계를 중시하는 여성 특유의 장점은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미 학교에서는 남성보다 더 우월한 학업 성취도와 리더십을 보이는

잠재적 여성 인재들, ‘알파걸’이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출산, 육아로 많은 여성들이 경력 단절을 경험하고 있으며 특히 고학력

여성들은 경력 이탈 후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다. 취약한 보육 시스템과 시간 활용 측면에서

경직된 업무구조, 여성 인력에 대한 편견이 개선되지 않는 한, 알파걸들의 활약은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이 보고서는 여성들 특유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한시적인

경력 단절이 있어도 기업들은 다시 복귀할 수 있는 '경력의 유연성’을 보장해야 하고, 강제적인

여성할당제보다는 기업이 적극적인 스폰서가 되어 여성 인재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제도적,

문화적 장벽을 없애며 중간관리자부터 차근차근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70년 37%에서 지난해 48%까지

높아졌다. 산업별로는 금융 서비스, 전문 서비스, 관광, 미디어, 헬스케어 분야 등 앞으로 더욱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에서 활약이 두드려진다. 전 세계 가구의 20%는 여성들이 벌이를 전담한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Booz & Company는 2014년이면 여성 인력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가

중국과 인도 GDP 합의 2배 이상인 18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는 1970년대 미국 GDP 성장의 65%가 여성과 베이비부머의

노동시장 유입에 따른 인력 확대 덕분이라고 추산했다.

여성들의 잠재력

일단 잠재력 측면에서 여성들은 고부가 인력이 되기 충분하다. 여성은 2010년 미국 4년제

대학 졸업생의 58%를 차지했으며 다른 OECD 국가들에서도 여성 졸업생은 평균적으로 전체

대학 졸업생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하버드대학 댄 킨들러교수는 미국 여학생의 20%가

학업 성취도뿐 아니라 운동, 친구관계, 미래에 대한 비전과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학생을

능가하는 엘리트 소녀 집단인 알파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대학진학률이 최근 남성을 추월했으며 외무고시 합격자의 절반 이상, 행정고시 합격자의

절반, 사법시험 합격자의 40% 이상이 여성이다.
더욱이 경제의 소프트화가 진행될수록 여성이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공간은 넓어진다.
소비자로서의 여성의 권한이 높아진 것도 여성 인재를 예의주시해야 할 중요한 근거다. 유럽의

경우 여성들은 전체 구매 결정의 70% 이상을 결정한다. 일본에서도 신 차 구매의 60%는

여성들에 달려있다.

우리나라 여성 노동력 활용의 불편한 현실

현재 서울소재 대학 신입생 중 여학생 비중은 2010년 기준 54%로 이미 남학생들을 앞질렀고,

여학생들의 높은 학업 성취도 때문에 아들 가진 부모들이 남녀공학을 기피할 정도이다.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의 경우 OECD 국가 평균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64%이고 상위 국가의

경우 80%를 육박하는데 우리나라는 2010년 기준 58.4%에 불과하다. 여성 고용자 수는 90년대

남성의 69%에서 2000년 71%로 높아진 이후 지난 10년간 더 이상 변화가 없다. 대기업일수록

여성 고용에 대해서는 더욱 인색하다. 국내 취업정보업체 인크루트의 분석 결과, 여성 취업률은

2005년 28.3%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08년에는 20.1%까지 떨어졌다. 또 여성 근로자의 70%

이상이 30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과 육아, 활발한 활동 시기 발목잡아

출산과 육아가 활발한 시기에 활동이 꺾이는 M자형 흐름도 여전하다. 2010년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은 25〜29세 때 69.8%로 가장 높고 육아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30〜39세에는

50%대로 떨어졌다가 40대가 되어서야 회복된다. 30대 여성들의 경력단절 구조는 OECD 국가들

가운데 한국과 일본에서만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더욱이 대졸 이상의 고학력 여성들은 출산, 육아

시기에 경력을 이탈한 이후 영영 복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L자형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는

경력 단절 후 재취업이 가능한 일자리가 주로 비정규직, 단순노동 등에 집중되어 있어 실질적으로

고학력 여성들을 위한 일자리가 많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하는 여성들이 치러야 할 높은 기회비용

 2010년 우리 나라보육지원예산은 GDP 대비 0.5%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여성가족부

재취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력 단절을 경험한 여성들의 60% 이상은 육아나 보육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일을 그만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더해 세계적으로 긴 노동 시간과 유연 근무제의 도입 비중이 낮은 경직된 업무 환경도 여러

가지 역할을 요구 받는 여성들에게는 불리한 조건이다. 최근 검찰총장이 대학생들 대상 강연에서

“남자 검사는 집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집안일을 포기하고 일하는데, 여자 검사는 애가 아프다고

하면 일을 포기하고 애를 보러 간다”고 말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 발언은 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요구수준과 그 안에서 여성들이 겪는 다양한 책임들간의 충돌, 그리고 일터에 만연한 여성에

대한 인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남녀 인재 모두 역량 활용할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이러한 구조 속에서 많은 여성들이 성장 비전을 갖고 동기부여를 하기란 어렵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승진심사 시 주요 판단 기준에서 남성들은 잠재력에 따라 결정되는 반면, 여성들은 과거의

성과에 따라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 자체도 여성들에게는 불리한 이중잣대지만

더 심각한 것은 가장 생산성을 발휘할 시기의 경력 단절이 해당 기간을 넘어서 전체 커리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쉽다는 것이다. 상위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여성 비율이 급감하는 것을

여성들의 근성이나 리더십 부족 탓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LG 경제연구원 보고서는 미래 인재전쟁 시대, 이제 남성과 여성의 서로 다른 라이프사이클과 가치,

성향 차이를 이해하고 남녀 인재 모두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유로저널 안하영 기자
eurojournal16@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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