귄터 그라스가 최근 친위대 복무사실을 고백함으로써 정치적으로 거부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빌레펠트대학교의 역사학자 한스-울리히 벨러는 인터뷰에서 “당시 친위대는 엘리트 부대여서 많은 사람들이 복무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복무사실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며 “가장 큰 문제는 귄터 그라스가 이제서야 이 사실을 고백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사민당을 적극 지지해온 참여적인 극작가로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한 그가 너무 오랫동안 그 사실을 숨겨 그를 신뢰했던 많은 사람들의 믿음을 저버렸다는 것. 이 때문에 그가 도덕적 권위를 상실하지늖 않았지만 정치적으로 설 땅을 잃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귄터 그라스는 평소 독일의 양심으로 경고자, 설교자로서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는데 이것이 무의미해졌다는 것. 전후 60여년이 흐르는 동안 그라스는 수천번 복무사실을 고백할 기회를 가졌는데 이를 저버렸다고 벨러는 비판했다.
벨러교수는 “그라스가 끝까지 이 사실을 고백하지 않고 만약에 다른 사람에 의해 이 사실이 밝혀졌을 경우 그의 명성은 회복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라스가 너무 오랫동안 속여왔기 때문에 독자들은 그의 말을 예전처럼 잘 믿지 않게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독일=유로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