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너무 산만' 부모와 아이 모두 알아야 할 점
공부에는 산만하지만 게임할 땐 몇 시간을 집중하는 아이를 두고 부모들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산만한 아이에 대해 부모와 아이가 알아야 할 점들을 살펴보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이젠 꽤 알려진 만큼 진료실에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여부를 확인하러
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메디컬투데이가 전했다.
◇ 집중과 정리정돈 못하고 잘 잊어버린다면 ?자녀가 집중과 정리정돈을 못하고 잘 잊어버린다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아닌지 걱정된다.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엄마와 함께 조심스레 병원을 찾았다.
진료실에 앉아 있는 여학생은 얌전하고 수줍은 모습으로 그다지 산만해 보이진 않았다. 그러나 간혹
진료실에서만 조용한 아동도 있기 때문에 아동의 가정이나 학교 생활 모습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본
결과 아동의 집을 확인하자 문제점이 드러났다.
성균관대학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동원 교수는 “담임교사의 평이나 아동의 가정생활에서도
그다지 산만한 모습을 관찰할 수가 없었다”며 “하지만 아동이 살고 있는 집 모습을 사진으로 확인한
순간 답이 나오는 듯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아동은 삼 남매 중 첫째였는데 부모님이 물건 버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동생들에게
물려주기 위한 장난감, 학용품, 옷까지 집에는 온갖 물건들이 넘쳐나는 듯했다”며 “환경이 너무
복잡하고 자극이 많아 아동이 차분히 집중하기 어려웠던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아동의 경우 책을 펴면 세 살짜리 동생이 와서 더 어지르고 놀자고 하는 등의 이유로 집중하지
못했으며 애들 세 명을 돌보면서 엄마도 많이 바쁘고 여유가 없던 터라 늘 서두르게 됐고 그러다
보니 자녀의 행동은 더욱 느리고 산만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 집중 잘하는 ‘과잉행동장애’도 있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단순히 아동이 산만하다고 해서 내리는 진단이 아니다. 이렇게 다면적으로
분석하고 접근하다 보면 원인은 엉뚱한 곳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대로 집중을 잘 한다고 해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없다. 집중을 잘하는
듯 보여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진단받는 경우가 있다.
신 교수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있는 아동들은 집중의 기복이 심해 좋아하는 것은 너무 심하게
집중하고 지루한 것은 집중하기를 매우 어려워한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컴퓨터 게임을 할 때는 밥 먹는
것도 잊고 몇 시간씩 앉아서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교수는 “반면 싫어하는 것, 예를 들면 수학문제를 풀라고 하면 30분도 못 앉아 있는 경우가
흔하다”며 “부모는 몇 시간씩 컴퓨터 게임을 할 수 있으니 집중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단지
수학문제를 푸는 것이 지겹고 하기 싫어서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 싫어하는 것에도 집중할 수 있는 것이 ‘능력’전문가들은 부모들의 생각과 달리 싫어하는 것을 시켰을 때 하는 집중의 정도가 그 아동이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조언한다.
신 교수는 “뇌는 평상시에는 집중을 하지 않으며 소위 ‘멍 때리는 것’이 뇌의 기초 값이다”며 “뇌는
재미있는 자극이 나타나거나 집중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집중을 시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교수는 “뇌는 흥미나 의지에 의해 집중을 시작하고 유지한다”며 “흥미에 따라 하는 집중은
뇌의 피질하조직과 연관이 있고 의지에 의한 집중은 전두엽과 관련이 있으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환자에서 이상이 있는 부분은 주로 전두엽과 연관된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집중 못하는 병이라기 보다 집중의 기복이 심한 병 혹은 집중 조절이 어려운
병이라고 한다. 그 유병율은 2~7%로 보고되고 있으며 한 학급에서 1~2명 발견될 정도로 흔한 병이지만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경우는 열명에 한 명에 불과하다.
신 교수는 “많은 ADHD 아동이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것이 안타깝다”며 “산만하거나
집중 기복이 심하다면 소아정신과 의사를 만나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