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본 지 발행인을 비롯한 전 임원은 고 이경운 군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며,유족과 그 슬픔을 함께 합니다.
2000년 9월에 있었던 한국 유학생의 사망사건만큼 재영한인사회에서 관심을 받아온 사건은 없었다. 6년이 흐른 지금까지 아직까지도 고 이경운군의 유해는 병원 냉동실에 보관되어 있는 상태이다. 본 유로저널은 고 이경운군의 부친 이영호씨를 최초로 인터뷰하여 그 사건을 보도했던바 2006년 3월 23일 2차 부검이 완료된 현 시점에서 그 사건에 따른 그간의 흐름을 되짚어보려 한다. 이러한 편집의도는 아직도 이 사건에 대해 재영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사건 접근 방법의 차이로 인해 재영한인사회에 갈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편집자 주-
첫 째- 이경운 사건을 보도한 언론의 문제
이경운 사건에 보여준 한국 언론 보도의 태도는 전형적 언론 메카시즘의 형태를 띠었다 할 것이다. 언론이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객관적 관찰자적 자세를 가지지 못한 채 한 쪽의 일방적 주장을 보도해 왔었다.
특히 오마이 뉴스와 딴지일보라는 인터넷 언론 매체는 이 사건을 심층 보도 하면서 다분히 감정적일 수 밖에 없는 유족측의 주장을 아무런 검증조차 하지 않은 채 수 차례에 걸쳐서 기사화 해왔다. 이와 같은 사건 기사 작성에서 가장 기초가 되어야 할 유족측 변호사 한 번 만난 적이 없이 다분히 추측성 기사를 남발하여 국민의 감정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들 인터넷 언론의 파장으로 한국뿐 아니라 영국에서조차 유가족을 위한 성금이 답지하는 고무적 사례와 이와 반대하여 그들의 기사에서 주영 한국 대사관에 대한 마타도어와 실명으로 거론되었던 주영대사관 직원들에 대한 정신적 린치를 가해온 것 또한 사실이다.
이번 한국 국립 과학 수사 연구소의 2차 부검을 책임진 김윤신 박사의 부검직후 취재진과의 부검결과에 대한 요약설명에서 교통사고로 잠정결론이 나왔다면 지금까지 이경운 사건을 기사해 해왔던 기자나 언론매체들은 분명 어떠한 답변이 있어야 할 것임에도 이들의 주장은 ‘이제 영국정부가 대답할 차례다.’라는 어처구니 없는 기사 헤드라인을 뽑아놓고 있는 것이다.
영국 관할 당국은 이미 이 사건을 교통사고로 처리했고 더구나 ‘외국의료진의 단기 등록’이라는 유례가 없는 예외규정을 마련하여 한국측으로 하여금 단독 집도 및 책임까지 건네준 마당에 이들에게 더 이상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
‘만약 이와 유사한 사건이 한국에서 발생되었을 시 한국 정부를 대신 하는 한국 의료진의 부검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외국의 의료진에게 단독 집도 및 책임을 맡길 수 있다고 보는가.’
본 지가 23 일 기자회견에 참석치 않았던 이유
지난 23일 재영한인회에서 있었던 기자회견장에 본 지가 참석하지 않았던 이유는 제 2차 부검에 따른 기자회견이라면 부검을 담당했던 국과수 김 박사의 기자회견이어야 했다.고 이경운군의 부친인 이 영호씨의 "그동안 협조해주고 도움을 준 재영한인들과 언론사에 감사드린다"라는 말을 듣기 위하거나 취재키 위해서 참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말은 이 영호씨가 언제든지 동포 신문사에 알려오면 그 신문사의 편집 방향에 따라 기사화 유무를 결정하면 된다.
현 한인회 집행부 임원중에서 이 사건에 대해 몇 명이나 관심을 갖었거나,그 내용을 제대로 아는 가 ?
그런 상황에서 한인회가 주관이 되어 기자회견을 한다니 참석이 쉬웠겠는가 ?
영국 정부나 한국 대사관을 옹호하려거나 지지하려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들 또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 최소한의 검증조차 거치지 않은 이와 같은 마타도어식 인터넷 기사를 자사 신문에 무비판적으로 따다붙이기를 하는 재영한인 언론 또한 존재하고 있다는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그동안 사실을 제대로 그 내용이나 과정을 알지 못하고 일방적인 정보(?)만을 취득했던 네티즌들이나 국내외 동포들은 영국 정부나 대사관 매도에 주저하지 않고 나섰었다.
둘 째-친묵해야할 때 친묵치 않았던
한인회보
10대 신우승 회장의 뒤를 이어 제 11대 한인회장을 맡게 된 석일수 회장을 중심으로 한인회보가 창간되어 이번 주에 2호가 나왔다.
사실 재영 한인의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반갑고 기뻤는 지 ?
어려운 재정 속에서도 재영 한인들을 위해 한인회보를 발행하는 결단을 내린 석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에 외경심이 솟아났다.
그러나 이번 호는 좀 어색한 면이 눈에 들어 온다.
지난 23일 한인회관에서 있었던 이경운군 2차부검에 따른 유가족들의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본 석일수 한인회장 이 이경운 사건에 대해 침묵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인회보를 통해 [지금은 모두 침묵해야 하는 시간!]이라는 기사를 반면에 걸쳐 할애를 한 것을 보면 학창시절 조용한 자습시간에 느닷없이 일어나 [좀 조용히 합시다!]라고 큰소리로 잠꼬대하던 우화 같은 장면이 떠오른다.
재영한인을 대표하는 한인회에서 발행되는 한인회보인 까닭에 그 내용은 치우침이 없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존 인터넷 언론 및 그 기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모 한인언론의 또 다른 버전임을 부정할 수 없다.
개인이 발행하는 언론이 아닌 공공의 성격을 띤 단체의 회보라면 이번 한인회보에 대한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죽음 앞에서는 모두가 겸허하며 침묵해야 하는데 이번 국과수 추진 경과 내용을 볼 때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한인회보)
-화장실 벽에 큼지막하게 낙서된 ‘낙서금지’를 보는 듯하다.
‘그러나 김박사는 부검직후 연합뉴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최종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아리송한 중간 잠정결론을 이야기 함으로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한인회보)
-2차 부검을 책임진 한국측 김윤신 박사는 단독 집도의 및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이다. 2차부검 후 그의 기자 브리핑은 전적으로 그에게 달린 것이지 유족이나 기타 제 3자가 관여할 사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중립적 위치에 서야 할 한인회가 나서서 물의 어쩌고 하는 표현은 선을 넘어선 것이다. 한인회보가 표현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라는 언사는 유족측이나 한인회의 관점이지 한국 내 어느 언론도 김박사의 기자 브리핑이 잘못됐다고 언급한 적은 없었다.
‘더구나 이렇게 성급하고 생각 없는 행동을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더욱 가장 중요했을 것 같은 X-ray 촬영 기계준비요청도 사전에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은 X-ray사진도 찍지 못하였다.’(한인회보)
-생각 없는 행동은 한인회 측이 아닌가. 이 기사를 작성한 한인회 기자나 편집자의 전공이 의과계열이 아니라면 국가가 인정한 국립 수사전문가를 일반인의 관점에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은 주제를 넘어도 한참을 넘어간 것이다.
‘특파원들만 초청하여 설명회를 하고 만찬을 베푸는 것인지…’
(한인회보)
-[한인헤럴드]의 사설에서도 한국에서 온 특파원들만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유가족 측은 그 시간 밖에서 배회해야 했다는 언급에 일반독자들이 대사관에 갖는 감정은 어찌할 것인가.
대사관 직원들과 특파원들은 대사관내 식당에서 점심을 들고 있을 때 힘 없는 유족들은 밖에서 수 시간을 떨면서 기다려야했다로 느끼게 해 또 한번 대사관 직원들은 죽일 놈이라는 방정식을 만들게 된다.
지금까지 인터넷 언론에서 주장했던 게 위와 같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다.
본 기자의 취재에 의하면 대사관은 특파원들과 오전 11시에 부검 관련 사항에 대해 사전 약속이 되어 있었고, 유가족과의 약속은 오후 3시 잡혀있다가 유가족측의 요구로 2시로 변경하였다는 것이다.
그 사이에 유족 관련 측에서 11시로 재변경을 원했으나, 이미 약속된 경우라 불가능하다고 대사관측은 양해를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사관의 입장은 2차 부검을 앞둔 국과수팀들과 유족측과의 만남주선이었지 그 당시 대사관측이 나설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거짓 정보를 버젓이 올려놓는 의도는 무엇인가.
한인 동포 신문에서 기사화할 때는 영세하고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부족한 인력 속에 시간에 생겨 그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할 수 있으나,명색이 한인회보가 이와 같이 확인되지 않는 정보를 게재한다면 한인회의 공신력마저 손상될 것이다.
‘공관에서 누가 흘린 말인지 확인되지 않았으나 유가족이 공관에서 고성을 지르며 난리를 피웠다고 소문을 퍼트려 가뜩이나 어렵고 힘든 유가족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일도 있었다.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분에게 확인해 보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한인회보)
-이 글은 본 지의 임원의 발언에서 온 내용으로 표현 방법과 받아들이는 상대에 따라 뉘앙스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어투였다.
열심히 본 지의 기사 내용에 시비를 걸어 오던 그 동포지와 서로 친분이 두터워져 신문쟁이 끼리의 말투로 편하게 말하다 보니 유가족에게는 유감을 느끼게 하고,복수 이상의 취재원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든 대목이다.
본 지에 대해서도 취재원들을 난처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을 불러 일으킨 것에 대한 경솔함에 심히 유감을 표하고자 한다.
하지만,한인회보가 일개 신문사 사설과 맥을 같이 한다면 더 이상 논할 상대는 아니다. 부검 이후 유가족과 집도의가 장시간 얘기가 있었다면 무슨 일이 오고 갔겠는가. 말과 글은 다른 것이다.
말이란 흘러가는 것이지만 활자화된 기사는 오랫동안 남는 것이다. 그 자리에 있었던 상황은 유가족측이 볼 때와 제 3자가 볼 때 분위기의 양상은 판이한데도 불구하고 누군가 그 말을 전해준 사람을 깎아 내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한인헤럴드]나 [한인회보]는 이미 공정성을 상실한 또 다른 갈등을 조장하는 매체일 뿐이다.
어느 누가 유가족의 가슴에 못을 박는다는 말인가. 자신의 유가족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드러내기 위해서 누군가를 깎아 내려야 한다면 그 6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 사건에 관심 한번 둔 적이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한인회는 누군가를 배척하거나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된다. 지극히 공적 기준이 돼야 할 한인회보가 회장의 얼굴을 내세우는데 이용된다면 누가 동조할 것인가.
‘이제는 모두가 침묵해야 되는 시간이다….국과수도 우리 모두도 재판관이 아니다.’(한인회보)
-침묵해야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 있다. 한인회보의 위상이 어떤지 모르겠으나 누군가에게 무엇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 동안 유족측의 일방적 주장만을 나열해온 인터넷 언론과 그에 동조해왔던 모 한인언론이 자신들의 궁색한 변명을 찾기 위해 그 화살을 침묵이라는 미명하에 피하려 하는 태도는 용기 없는 행동이다. 다들 같이 떠들다가 조용히 자리 잡고 공부하려는 마당에 한 덜 떨어진 친구가 벌떡 일어나 “조용히 합시다.”하면 한편의 썰렁한 코메디일까
‘이경운군의 아버지의 힘겨운 투쟁 끝에 모든 부검에 관한 증거자료가 영국경찰에 의해 조작된 거짓이라는 것이 밝혀지고…’(한인회보)
-영국 언론과 한국언론에 특종으로 날릴만한 내용이다. 재영한인회에서는 이번 이경운군의 사건에 대해 영국경찰에 의한 조작된 거짓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이런 어마어마한 내용에 대해 무어라 한인회는 변명할 것인가. 한인회보가 한인회의 이름으로 발행되는 까닭에 만약 이번 한인회보의 위의 내용이 문제가 될 시에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인가. 한인회의 공신력과 그 동안 어렵게 쌓아온 재영한인회의 재영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명분이 한방에 날아가버린 것이다.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해 누군가를 깎아 내리는 버릇이 외국에 나와서도 달라지지 않는 한국인의 습성인 듯 하다. 그러한 개인 성향이 강할수록 공적 기관에서 책임지는 자리에 앉았다면 죽어나가는 사람은 한 둘이 아닐 것이다.
침묵해야 한다고 제목을 뽑아놓고 고성방가로 일을 저질러버린 한인회보에 대해 그 많은 부회장과 이사들은 어떤 입장인지 궁금할 뿐이다.
유로저널 김 세호 기자 eurojournals@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