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의 경제, 일본화 가능성에 우려 제기

by eknews posted Nov 2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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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의 경제, 일본화 가능성에 우려 제기

미국·유럽 경제의 부진 장기화로 인해 이들의 일본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뉴욕타임즈 등 해외 주요

언론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같은 원인으로 LG 경제연구원은 2008년 미국의 대형 금융기관인

리만 브러더스의 파산 이후 3년이 지나도 미국, 유럽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등

버블 붕괴 이후의 행보가 일본과 유사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향후 상당 기간 미국, 유럽 경제는 체감하기 어려운 경기회복기와 금융불안을 수반한

경기후퇴기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실제로 버블 붕괴 이후 대규모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럽은 일본과 같은 금융경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재정적자 문제는 일본의

경우보다 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소비자의 절약 장기화 등 소비행태의 구조적 변화도 예상된다. 금융산업의 재편 압력이 확대될 것이며,

특히 유럽의 경우 범 유럽 차원의 금융산업 재편과 유럽계 금융기관의 국제적 비중 하락이 예상된다.

장기·구조적 경제 문제가 악화될 수 있으며, 미국에서는 분배 문제에 대한 갈등, 유럽에서는 복지

시스템의 재편 압력 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LG 경제연구원은 보고서는 일본 사례와 비교해 향후 미국과 유럽 경제의 향후를 조망해 발표했다. 

유럽과 미국 경제,장기부진과 일본화 가능성
 
최근 미국경기의 둔화, 고실업 장기화와 함께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일본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해외 주요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즈 기사에서는 일본화를 소비자의 소비 기피, 기업의

투자 기피, 은행의 대출 기피 경향과 함께 수요가 만성적으로 위축되고 물가하락이 지속되는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지도 금년 7월 30일자 기사에서 자산 버블 붕괴 이후의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에는 정치적인 결단이 필요한데, 과거의 일본이 이에

실패했으며, 현재 미국이나 유럽이 일본과 똑같은 고민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상 회복하지 못한 경제 우려가 배경

미국이나 유럽이 인구구조나 경제체질, 문화 특성 등의 측면에서 일본과 다르긴 하지만 경제의 종합적인

모습을 나타내는 실질GDP 성장률 추이를 보면 미국 및 유로권이 1990년대의 일본과 같이 버블 붕괴

이후의 급락세에서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
유럽은 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 버블 붕괴 이후 은행부실 문제나 국가 재정위기 문제에 아직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경우 역시 독일 등이 그리스의 재정 규율 확립을 위해 지원금을 단계적으로 신중하게

결정하려 했던 것은 한편으로 보면 심리 악화와 추가 부실의 확산이라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위험한

치킨 게임일 수 있었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개인, 기업, 국가의 채무구조조정을 추진하여 버블의

유산을 신속히 처리하여 양호한 부분의 경제활동을 촉진하지 못하면 잠재력이 있고 건실한 부분까지

부실해진다.


특히, 미국·유럽 경제는 최근의 미약한 경기회복세와 같이 경기가 순환적으로 회복 국면에 있더라도

각 경제주체들은 충분한 회복감을 느끼지 못할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유럽의 경우 그리스의 채무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그리스 경제가 다시 성장 궤도를

회복할 수 있도록 회생 방안을 제대로 설계하지 못할 경우 금융파생 상품을 포함한 광범위한 금융위기의

전파와 글로벌 금융기관의 경영 불안이 고조되면서 밸런스시트 리세션과 심리위축을 수반한 일본형

장기불황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

절약의 장기화 등 소비행태의 구조적 변화

미국·유럽 경제의 회복에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 가계의 소비 구조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채무구조조정

압력과 함께 자산시장 불안, 경제부진에 따른 고용 불안 속에서 미국, 유럽 가계는 종전과 같이 왕성하게

소비지출을 늘리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유럽의 경우 20%의 실업률을 기록하는 스페인, 사회적 혼란을 겪고 있는 그리스 등을 포함해서 재정금융

불안이 소비 확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기상황이 심화되면서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어

소매판매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가격에 민감해진 고객의 발길을 잡기 위해 대형유통점이나 마켓에서

쿠폰 및 할인행사를 앞다투어 내놓고, 이와 더불어 저가격으로 승부하는 e-커머스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최근 현상은 전통적인 유럽 지역 소비자 사이에서는 보여지지 않던 새로운 현상이다. 


물론 이러한 경향은 유럽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인다. 독일은 유로의 약세로 인해 명품쇼핑을

목적으로 한 관광객이 많아져 시계, 쥬얼리 등 럭셔리 아이템을 필두로 백화점 매출액이 2010년간 크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금융 산업 재편 압력 확대

금융 분야의 경우 부동산 버블 붕괴,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구미 은행이 보유한 각종 융자 및 투자 자산이

부실해지면서 은행 경영을 압박하고 대출회수, 융자 기피로 이어져 실물경제가 악화되며 이것이 다시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 융자나 각종 자산을 부실하게 만드는 일본 장기불황형의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일본의 경우와 달리 구미 각국의 금융기관은 글로벌 금융기관으로서 세계경제에 대한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신용경색의 장기화가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 등 세계적으로 확산될 우려도 있다. 


미국과 유럽 각국의 경우 향후 부실 금융기관의 구제 및 청산,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금융기관에 대한 자본

확충을 위한 공적자금 지원 등을 통해 금융기관 합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의 경우 각국별로

대표격인 남부 유럽의 은행들이 재편되면서 독일, 프랑스계 은행 등에게 통합되는 움직임도 나타날 수

있으며, 범 유럽 차원에서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높이는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장기 구조적 경제 및 사회 문제의 악화

향후 미국, 유럽의 일본화가 어느 정도 심각해지고 어느 정도 장기화될 것인지는 불확실하지만 당분간

일본의 경우와 같이 기존의 구조적 경제 및 사회 문제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유럽의 경우 경제의 부진과 함께 재정불안이 조기에 발생함으로써 지속 불가능한 복지 시스템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와 달리 유럽의 경우 독일 등이 일본처럼 저출산·

인구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편이며, 경제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일본처럼 저출산이 더욱 심화되면서 연금을

비롯한 복지제도의 수정 필요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유럽이 인구고령화와 저성장 구조 속에서

지속 가능한 복지시스템을 어떤 형태로 재구축할 것인지는 저출산·인구고령화 문제가 다가오고 있는

아시아 각국에도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러 국가의 연합체인 유럽의 경우 정책의 기동성 측면에서 미국보다 떨어진다. 그리고 남부 유럽의 경우

신흥국처럼 국가부도 리스크가 있는 반면 통화가치 절하를 통한 수출주도 경제 회생도 어렵다. 이로 인한

금융·경제 공황에 대한 위기감 때문에 유럽 정치가들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조기에 강구할 가능성이 있지만

유럽이 상대적으로 일본화 현상을 오랫동안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경제지도와 정치파워의 재편성 가속화

미국, 유럽의 경우도 일본과 같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상대적인 지위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경우 일본처럼 경제적 위상의 상대적, 절대적 쇠퇴 압력을 어느 정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미국의 상대적인 힘의 약화와 함께 중동, 유라시아 대륙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단기적으로 높일 가능성이

있다. 중동,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일부 동구권에서 러시아 및 중국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의 유럽 경제의 모습은 아직 매우 유동적이다. 이번 유럽 위기를 계기로 독일의 유로권 내 재정 및

정치적 영향력이 강화되고 남부 유럽이 점차 독일처럼 규율을 가진 재정체제로 개편되면서 정치적인

통합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와는 반대로 유로체제가 느슨한 연합체로 전락하면서 서유럽이

세계경제와 세계질서의 주요 플레이어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경제적 논리를 무시하면서도 통일에 성공한 독일이 유로경제권의 재정 통합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에도

성공한다면, 이번 유럽 재정위기는 중장기적 차원에서 보면 독일에게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작용하는 셈이

될 것이다. 이러한 유로 경제 회생 과정에서 독일은 경제, 프랑스는 정치라는 EU탄생 초기부터의 원칙은

깨지고 독일의 정치적 발언권 강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질 것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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