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없이 잠 못 자면 '알코올 의존성 수면장애’
직장인 정현수(35) 씨는 언제부터인지 잠에 들기 전, 한두 잔씩 술잔을 기울이는 버릇이 생겼다.
처음에는 하루를 정리하며 여유를 즐기면서 시작된 습관이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취할 정도로
마시는 것이 아니었기에 별 걱정 없이 즐겼던 정 씨. 하지만 언젠가부터 술을 먹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아 혹 말로만 듣던 ‘알콜 중독’이 아닐까 하는 걱정에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알코올
의존성 수면장애’라는 것이 실제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알코올 의존성 수면장애’ 수면의 질 떨어져
매일 잠들기 전 한 두잔 혹은 조금 많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해야 잠을 이룰 수 있다면 ‘알코올
의존성 수면장애’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는 알코올이라는 대상이 존재할 때는 정상인과 다를
바 없지만 그 대상이 없는 상태에서는 불면증의 양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잠재적으로
불면증을 겪고 있고 술을 끊지 못하면 점점 더 악화될 가능성 역시 크다. 술은 초기 입면만
도와주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수면을 위한 음주를 하게 되면 수면의 질은 점점 더 떨어지게 된다.
나도 모르게 점점 늘어나는 알코올 섭취량
물론 소량의 음주를 통해 자연스럽게 몸의 이완을 찾아가는 방법이 도움은 될 수 있다. 하지만
술이 주는 긴장의 완화라는 장점만 보고 잠자리에 들기 위해 마신다면 더 큰 위험 부담을 안게
된다. 잠을 자기 위해 술을 마시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처음에 한두 잔 마시던 술의 양이 늘어나
나중에는 한 병이 되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술의 양에 내성이 생겨 그 양과 종류가 늘어나
면서 2차적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속이 쓰리고 소화가 안 되고 얼굴이 붓는 작은 부작용에서
부터 간 손상, 위장 장애, 고혈압 등과 같은 여러 질환에 노출된다.
음주 후, 새벽에 깨는 이유는 술과 잠이 같이 깨는 각성 주기 때문
반대로 술을 마시면 아예 잠이 안 온다는 사람도 더러 있다. 이런 사람들은 술이 주는 알딸딸한
취기보다 술이 주는 열기를 더욱 강하게 느끼는 사람이다. 이 경우 원래 몸에 열이 많은 것이
원인일 수도 있고, 주량이 약한 사람이 지나친 음주로 오장육부가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 밤새도록
활동하는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
이 밖에 시간이 지나 정신이 번쩍 드는 각성주기가 찾아와 술과 잠이 같이 깨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보통 많이 취한 날 취기로 잠이 들었다가 새벽에 잠이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런 경우다. 보통 이 정도는 치료를 요하진 않지만 만약 술을 마시지 않은 경우에도 새벽에 자꾸
잠이 깨서 다음 날의 일상생활까지 지장을 준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면장애 전문 자미원한의원 허정원 원장은 “술을 잠을 자기 위한 목적으로 마시는 것은 수면제의
복용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자칫 술에 대한 의존성만 높여 알코올 중독에 이를 수 있으므로 주의
해야 한다. 만약 ‘알코올 의존성 수면장애’가 의심된다면 술을 줄이면서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한다. ”고 조언했다.
유로저널 김태호 기자
eurojournal02@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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