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왜 중국과 인도 등을 G8에 끌어들이나?

by 유로저널 posted Feb 1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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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해 독일은 선진8개국 (G8: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 의장국으로서 각 종 회담 (재무장관 회담과 정상회담)을 주재하고 국제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선 9일부터 이틀간 독일 에센시에서 G7 재무장관 회담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약세를 기록하고 있는 일본 엔화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단일통화 유로화를 채택한 국가)의 경우 국내총생산 (GDP)의 절반정도를 수출에 의존하는 전형적인 수출국가이다. 따라서 일본엔화의 약세는 유로존에 골칫거리이다. 엔화가 유로에 대해 가치가 떨어지면 일본 수출업체들에게 유리하다. 일본 제조업체가 유럽에 물건을 수출할 경우 일본 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유럽 회사들이 물건을 일본으로 수출하면 유럽제품의 가격이 비싸지게 된다.
     이처럼 환율은 각 국의 무역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따라서 독일은 시급한 환율문제를 재무장관 회담에서 집중 논의토록 했다.
독일은 또 의장국이 되면서 신흥경제대국 (emerging markets)를 G8에 정기적으로 참여케 하자는 안을 의제로 채택했다. 이제까지 이들 신흥경제대국은 가끔 필요에 따라 G8에 초대를 받았을 뿐이다. 독일이 제안한 것은 이들 경제대국을 정기적으로 관련 회의 – 예컨대 재무장관이나 중앙은행장 회담 – 에 참여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미국이나 영국 등 다른 G8 회원국들도 독일의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문제는 오는 6월 6~7일 독일 하일리겐담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에서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국제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
2003년 ‘브릭스’ (BRICs: Brazil, Russia, Indo, China)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2042년이 되면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1위, 인도가 2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총생산 기준). 미국은 3위로 밀려나게 된다.
따라서 이들 신흥경제대국에게 국제무대에서 중요한 자리를 제공하고 이들과 대화하면서 세계경제를 원만하게 이끌어 가는 것은 선진국들에게도 이득이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독일이 신흥경제대국을 G8에 정기적으로 참여케 추진한다는 것은 새로울 것이 없다.
반면에 왜 독일이 이 문제를 적극 거론하며 의제로 추진하는 가는 도일 외교정책의 기조인 다자주의 (multilateralism)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물론 의장국이기 때문에 의제를 선정해 추진할 수 도 있다.
우선 서방선진7개국 (G7)이 러시아를 포함한 8개국으로 확대된 것도 독일의 힘이 컸다. 1993년 당시 헬무트 콜 총리는 러시아의 옐친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1990년 이루어진 독일 통일은 당시 소련의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따라서 독일은 엄청난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고 이어 소련과 우호친선협약을 체결했다.
1991년말 소련이 붕괴된 후 러시아는 비록 과거의 영향력을 상당부분 잃었지만 그래도 강대국이었다. 핵무기를 보유했고 러시아의 혼란이 곧바로 독일 등 유럽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러시아를 국제질서 관리에 적극 관여시킬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헬무트 콜 총리는 러시아를 G7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다. 독일의 요청은 1995년 클린턴 미국 대통령에 의해 수용되었고 다른 G7 회원국들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런 선례에서 알 수 있듯이 독일은 적극적 관여로 상대국에게 적합한 목소리를 낼 기회를 주고 이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외교정책을 취해왔다. 단순하게 자국 혼자 혹은 다른 나라와 동맹을 맺아 국제무대를 주도하는 양자주의가 아니라 최소한 3개이상의 국가들이 관계를 맺어 업무를 처리하는 다자주의이다. 물론 독일의 현실적인 파워가 미국처럼 강력하지 못해 일방주의를 고집할 수 없지만 독일은 뿌리깊은 다자주의를 외교정책의 기조로 채택하고 있다.
유럽통합도 독일 다자주의 외교정책이 잘 드러난 사례이다. 비록 프랑스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유럽통합을 주도해 온 독일이지만 그렇다고 베네룩스 3국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혹은 다른 소국을 무시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2003년 발효된 니스조약에서 수정되기 이전까지 소국은 인구수보다 많은 투표권을 보유해왔다.
유럽연합 (EU) 각 회원국 장관들의 모임인 각료이사회에서 상당수 정책결정은 가중다수결로 이루어진다. 회원국 인구수에 따라 투표권이 결정된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는 각각 29표씩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룩셈부르크는 3표를 지니고 있다. 인구를 비교해보면 독일이 29표 이상을 유지해야 하지만 소국에게 인구보다 많은 투표를 주었다.
소국들에게 인구수에 비례해 많은 투표권을 줌으로써 이들을 유럽통합에 적극 관여케 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어쨌든 독일이 G8 의장국으로서 얼마나 많은 성과를 이뤄낼지 지켜보자.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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