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국, 아프리카 끌어안기 경쟁

by 유로저널 posted Apr 1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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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나가는’ 인도와 중국이 검은대륙 아프리카 끌어안기 경쟁에 나섰다. 중국이 지난 몇 년간 아프리카 수십개국에 차관 등을 제공하고 연례 정상회담을 개최하는데 이어 인도도 올 해 처음으로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과 정상회담을 열었다.
     인도와 중국 모두 철광석과 아연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한 아프리카 제국과 관계를 다져 경제발전에 필요한 기반을 확고히 하려는 목적이 있다. 이밖에 다른 정치적 목적도 다분히 있다.

         8~9일 뉴델리서 열린 인도-아프리카 첫 정상회담
인도의 뉴델리에서 만모한 싱 총리와 아프리가 14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인도-아프리카 정상회담이 8일 개막됐다. 이 회담은 9일까지 계속됐다.
     싱 총리는 개막식 연설에서 인도와 아프리카간 협력의 중요성과 이를 통해 서로가 이익을 얻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양 지역의 20억 인구가 개발도상국간 협력을 통한 풍요로운 과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개막식에는 타보 음베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자카야 키크웨테 탄자니아 대통령, 압델 아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 등 아프리카 7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국가 수반이 참석하지 않는 이집트, 나이지리아, 잠비아 등 7개 국가는 부통령과 외무장관 등 고위급 인사가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참석자들은 비공개 회의를 갖고 '델리 선언'과 '아프리카-인도 협력 틀' 등을 채택했다.
     델리 선언에는 유엔(UN) 개혁과 환경 문제, WTO, 테러 등 국제정치 문제에 대한 양 지역의 공동대응 의지 등이 담았다.
    또 '아프리카-인도 협력 틀'에는 교육, 과학기술, 농업생산, 식량 안보, 산업발전, 인프라 개발, 보건 등 분야의 협력에 관한 내용도 포함되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인도는 정보기술(IT) 분야의 기술을 아프리카에 보급한다. 반면에 아프리카의 50개 극빈국이 면과 코코아, 알루미늄과 의류, 산업용 다이아몬드 등을 수출할 경우 이런 제품에 대해 저율의 관세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아프리카 원자재의 인도수출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아프리카 여러나라에 지난 5년간 21억5000만달러의 수출신용을 제공해왔는데 앞으로 5년간 이를 54억달러로 늘릴 계획이다.
인도의 대아프리카 교역량은 1991년 9억6700만달러에서 지난해 200억달러로 늘어났다. 그러나 중국의 아프리카 교역량은 550억달러를 기록했다. 불과 1999년에도 중국의 대아프리카 무역액수는 인도보다 적었다. 그러나 지난해말을 기준으로 중국은 인도보다 거의 3배 가까이 많은 상품을 아프리카와 거래해왔다.    
따라서 인도로서는 가만히 앉아 있으면서 중국이 아프리카의 지하자원을 야금야금 빼내가는 것을 지켜볼 수 많은 없는 입장이다.
단순히 경제적 이득만 있는 것도 아니다. 인도의 싱총리는 “UN같은 국제기구가 현실을 반영해 보다 공평한 세계경제와 정치를 건설해야 함을 인도와 아프리카보다 더 잘 이해하는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UN 안전보장이사회 개편에 대비해 상임이사국 자리를 노리는 인도는 UN총회에서 투표권을 보유하고 있는 아프리카 50여개국에 대한 사전 외교전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아프리카 53개국의 협력체인 아프리카연합(African Union)도 인도와의 협력이 서로에게 이득이 됨을 강조했다. OAU의 한 관계자는 “아프리카가 식민지 교역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도가 기아와 싸우고 있는 우리를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몇 발 앞선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
지난 5년간 두 자릿수가 넘는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해온 중국은 자원의 블랙홀이라 불린다. 중국 사람 1명이 우유 한병씩만 더 마셔도 세계 우유값이 들썩 거린다. 필리핀과 인도, 이집트 등 세계 각 지에서 불고 있는 쌀 파동에서도 중국은 비교적 안전하다. 쌀과 옥수수 등 주요 식량자원의 수출을 엄격히 통제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몇 년 전부터 아프리카에 진출해 광물자원과 원유 등을 확보해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중국은 내전에 시달리고 있는 수단에 진출해 유전자원을 확보했다. UN 등 국제사회가 수단내 인권탄압 등을 규탄하며 중국을 비난했지만 중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단 정부에 유전확보를 대가로 많은 돈을 제공해왔다.
인도는 비록 중국보다 아프리카 진출이 늦었지만 유리한 점도 있다. 아프리카 수십개국도 대개 영국이나 프랑스 식민지였고 인도도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두 지역이 공유한 점이 많고 교역도 해왔다.  
      어쨌든 인도와 중국은 검은대륙에서도 서로 경쟁하며 자원확보에 나서고 있다.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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