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독립이 공론화된 스코틀랜드…잉글랜드는 우려

by 유로저널 posted Jul 2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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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폐막된 윔블던 세계테니스선수권대회에서 테니스 종주국 영국의 자존심은 형편없이 구겨졌다. 유망주 앤디 머레이의 선전을 위해 그의 경기를 센터코트에 배치하는 등 편파적인 경기운영을 서슴지 않았던 영국이었지만 막상 기대주가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에게 8강에게 졌기 때문이다. 영국의 자존심을 세워주기를 원했던 선수가 경기에 져서 일까? 보수적인 때로는 국수적인 논조로 유명한 일간지 ‘데일리미러’와 ‘데일리익스프레스’는 머레이가 스코틀랜드인이라는 사실에 딴지를 걸고 나섰다.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잉글랜드를 빼고 응원할 것이다”라는 대답을 했을 정도로 앤디 머레이는 스코틀랜드인임을 드러내놓고 자랑하고 다닌다. 그의 어투나 복장도 마찬가지다. 윔블던 테니스 경기대회에서 영국(U.K.)을 구성하는 잉글랜드(England)와 스코틀랜드(Scotland)의 갈등이 조금이나마 드러났다. 과연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듯이 스코틀랜드는 영국으로부터 분리독립해 별도의 국가가 될 수 있을까?

          토니 블레어의 제한된 지방자치(devolution)와 스코틀랜드
     1997년~2007년까지 10년간 총리를 역임한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는 취임 후 영국을 구성하는 스코틀랜드와 웨일즈(Wales)에 제한적인 지방자치를 허용했다. 스코틀랜드와 웨일즈 일부에서 불고 있는 분리독립 움직임을 사전에 제어하기 위해 이들에게 제한된 권한을 주었다. 이에 따라 두 지역은 의회를 갖게 되었으며 교육과 의료보험 등 일부 분야에서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스코틀랜드의 경우 무료 의료보험서비스를 받고 있다. 또 대학교육도 무료다. 반면에 런던이나 케임브리지 등 잉글랜드 주민들은 약국에서 처방비를 지불해야 하고 대학등록금도 지불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은 스코틀랜드는 고든 브라운 정부로부터 해마다 대규모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잉글랜드 사람들은 스코틀랜드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다. 잉글랜드 사람들은 6개월 이상 수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몇 만명이 넘고 급여에서 공제하는 의료보험비도 매년 증가하고 있어 불만이 많다. 그런데 자신들보다 조금 못났다고 생각하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자신들이 준 돈으로 편하게 생활하고 있다니….
      반면에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이런 불평을 터무니없다고 간주한다. 자신들이 좀 더 효율적으로 가용한 재원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무료 의료보험과 대학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스코틀랜드에 있는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비유럽연합(EU) 학생들은 원하면 이곳에서 직업을 구하도록 학위 취득 후 비자도 연장 받을 수 있다. 우수한 외국인 학생들이 더 많이 스코틀랜드로 와서 공부를 해 대학교도 이득을 얻고 우수 인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외국인 학생에게 박사학위만 끝내면 빨리 나가라고 득달하는 잉글랜드와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스코틀랜드인 고든 브라운…노동당 싫어하는 스코틀랜드인들
      고든 브라운 총리는 스코틀랜드 사람이다. 토니 블레어 총리 시절 외무장관을 역임했던 로빈 쿡과 당시 재무장관이던 고든 브라운 등 블레어 내각에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러나 브라운 총리는 현재 보수당과 비교해 지지율이 큰 폭으로 뒤쳐져 있다. 스코틀랜드 사람들도 11년째인 노동당의 집권에 싫증을 내고 있다. 현재 스코틀랜드 의회의 다수당은 스코틀랜드민족당(Scottish National Party: SNP)다. 스코틀랜드민족당 알렉스 샐몬드(Alex Salmond)는 이 지역 사람들의 노동당 혐오증을 적절하게 이용해 분리독립건 등을 거론하며 세를 확장하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1707년 잉글랜드에 합병되었다. 자발적인 합병이었지만 스코틀랜드사람들은 잉글랜드인에 대해 구원을 갖고 있다. 멜 깁슨이 주연한 영화 ‘브레이브 하트’(Braveheart)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잉글랜드인에 대한 감정을 조금이나마 기억할 수 있으리라. 스코틀랜드임을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영국의 일부로서 거의 3백여년간이나 자치를 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브라운은 재무장관 시절부터 ‘영국인임’(Britishness)을 유난히 강조했다. 외국인이 영국 국적을 취득하려면 영국 역사나 언어 등의 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이야기도 거론되었다. 자신의 태어나 대학교까지 졸업한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감지하고 거론한 것이다.
     물론 현 상황에서 스코틀랜드의 분립독립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영국은 독일과 다르게 중앙집권적인 정부이다. 따라서 영국 중앙정부가 스코틀랜드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다시 자치권에 대해 협상해 스코틀랜드의 자치권을 줄일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상황까지 오면 상당한 갈등이 누적되었을 것이다.
    이래저래 고든 브라운의 심기는 편치않다.
     안병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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