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허리 사이즈와 생산성은 반비례

by 유로저널 posted Jul 1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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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허리 사이즈와 생산성은 반비례
   기업마다 근로자들 운동 장려..일부는 의무화도 추진

     영국이나 우리나라나 해마다 비만아동이 급증해 골칫거리이다. 비만아동의 경우 성인이 되어도 비만일 확률이 높으며 병에 걸릴 가능성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다. 2004년 영국정부는 기업들과 협력, 교내에 설치된 자판기 설치에 합의했다. 초콜릿이나 콜라, 워커스(Walkers) 포테이토 칩 등 영양가는 별로 없지만 비만에 일등공신이 되는 인스턴트 식품을 파는 자판기들이 차례로 철거되었다. 당시 관련 기업들은 내켜하지 않았지만 비만아동 문제가 큰 사회적 이슈가 됨에 따라 이에 합의했다.
     필자가 초등학생이었던 70년대 한국에서 비만학생은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당시는 경제상황이 그리 좋지 않아 패스트푸드가 그리 많지 않았으며 밥이나 고구마, 감자를 많이 먹었고 10원하던 라면땅이 인기있는 과자였다. 그러나 급속한 경제발전과 함께 인스턴트 식품이 범람하면서 비만 청소년이 급증해왔다. 문제는 비만의 주 원인이 되는 것이 식습관인데 습관을 고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음식은 어떤 때는 마약과 비슷해 분명히 건강에는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조건반사 비슷하게 먹게 된다. 성인들도 초콜릿이나 다른 건강에 나쁜 음식을 자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물며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잘못된 식습관을 고치는 것은 더 어렵다.
     그런데 요즘 미국이나 영국의 많은 기업들이 근로자들의 허리 사이즈를 일일이 점검하고 어떤 때는 운동을 의무화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허리 사이즈와 생산성이 직결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허리 사이즈 관리는 일거양득...강제시 문제발생 소지 있어
     웰빙이 큰 이슈가 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자기 돈을 내고 헬스장에 가서 걷기나 수영 등의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기업들도 복지 차원에서 이런 비용의 일정 부문을 지원해주곤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건강한 근로자들은 여러모로 이득이 된다. 근로자들이 건강하면 결근이 적고 건강보험비용도 적게 들어간다. 또 건강한 근로자들이 결근하지 않고 업무에 집중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근로자들도 건강하면 자신과 가족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으며 몸이 아파 결근하거나 근무에 집중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원칙으로만 보자면 그렇지만 만약에 기업이 근로자들의 운동을 의무화한다면 어떻게 될까?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여러 기업의 사례를 들며 이를 분석했다. 미국의 한 변호사는 근로자들에게 운동을 의무화하는 것은 연방이나 주 법에 따라 차별금지 조항에 위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렇게 해서라도 이득을 얻으려 한다. 즉 근로자들이 건강하면 병 때문에 발생하는 결근을 20%정도 줄일 수 있고 근로자 개인의 건강보험에 지불하는 액수를 줄일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당연히 사용자 입장에서는 의무적인 건강 프로그램을 도입할만하다.
     이년전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Unilever)는 영국 근로자들의 건강상황을 정밀 점검했다. 결과를 보니 약 절반정도의 근로자들이 과체중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유니레버는 올해 1년간 ‘건강한 기업’(Fit Business)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근로자들은 몸에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하고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고 혈압을 점검하고 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준도 점검해야 한다. 이 캠페인은 강제가 아닌 자발적인 참여이다. 참가자들은 체중계와 무선 인터넷 통신이 연결된 팔둑에 차는 모니터를 제공받는다. 모니터는 근로자들의 건강상황을 체크, 온라인에 접속,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해준다.
     미국에서는 한 술 더 떠 근로자를 채용할 때 체중 줄이기나 금연 등을 조건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각양각색의 기업들
     반면에 근로자들이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혜택을 주어야 할까? 유니레버처럼 온라인 건강체크를 한 근로자들에게 현금이나 물품 등을 주면 참여가 증가했다. 그러나 이에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부 기업인들은 근로자들이 자신들에게 좋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왜 기업들이 구태여 돈을 더 지출해야하는지 반문하고 있다. 근로자들도 사용자가 너무 개인 프라이버시에 관여한다고 기분 나쁘게 여기기도 한다.
     다른 기업들은 현금이나 물품대신 어렵게 금연을 단행하거나 운동을 계속하는 근로자들에게 포인트를 주고 개인건강보험 갱신 때 누적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비단 기업뿐만 아니라 부모님들도 비만 자녀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때이다. 비만 어린이들은 대개 움직이기를 싫어하고 귀찮아한다. 아이들이 걷기조차 힘들어하면 친구들과 제대로 놀  수도 없고 공부도 하기가 쉽지 않다.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건강한 어린이가 나라의 기둥이라는 말은 구태연하지만 평범함속에 사실이 숨어 있다.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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