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와 가글, 파스 올바르게 보관하고 사용해야
의약품에 적혀 있는 날짜, 약 효과를 온전히 발휘할 수 있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한
집집마다 상비약 상자를 보면 먹는 약과 함께 연고 등 피부에 바르는 약이 두세 가지 들어 있기 마련이다.
아무래도 먹는 약이 아니다 보니 관리가 소홀해 몇 년씩 묵힌 외용제가 있거나, 유효기간이 언제인지, 언제 개봉했는지도 모르는 약품도 섞여 있다.
외용약의 올바른 보관법과 사용법을 정경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팀장이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에 게재한 글을 인용해 게재한다
식품과 약품에는 모두 언제까지 사용하라는 일자가 표기되어 있다.
그 일자 표기가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잘 살펴보면 이 두 가지 날짜는 의미가 다르다.
먼저 식품에서 사용하는 개념인 유통기한은 안전하게 판매할 수 있는 기한을 의미하며, 소비기한은 유통기한을 경과하여 먹는다고 해도 소비자의 건강이나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는 기한이고, 일부 식품은 이를 같이 표기하기도 한다.
즉, 유통기한이 지나도 일정 기간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식품에 적용되는 소비기한이라는 개념이 약품에는 없다.
의약품에 적혀 있는 날짜에는 유효기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는 약이 효과를 온전히 발휘할 수 있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한을 뜻한다.
따라서 약품은 표기된 저장방법을 지켜 보관했을 때 유효기간 내에서만 그 효과와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으므로 유효기간이 지난 제품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그러면 여러 번 사용하는 연고 같은 외용제의 경우 개봉한 뒤 표기된 유효기간까지 사용해도 될까? 여기에는 고려할 사항이 더 생긴다.
여러 번 사용하는 약품은 사용할 때마다 오염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호에는 외용약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개봉 후 사용 기간과 주의할 점을 알아보고자 한다.
가글류, 한 달 이내에 사용 완료
코로나19 팬데믹이 계속되면서 가글류 등 구강소독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구강소독제는 소독 성분이 들어 있으므로 장기간 사용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입안에 적용하므로 시럽제와 유사하게 개봉한 뒤 한 달 이내에 사용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저렴하다고 너무 큰 용량을 사기보다는 한 사람이 1~2주 사용할 용량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입안에 사용하는 구강 내 연고류도 가글과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연고제, 일부 연고는 보관하지 말고 버려야
연고, 크림, 로션 등 피부에 반복하여 사용하는 약은 입구가 오염되지 않도록 청결히 사용했을 때 개봉 후 6개월 정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개봉한 날짜를 유효기간 주위에 적어놓으면 좋다. 특히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성분의 연고류는 종류와 함량에 따라 전문적인 치료제일 수도 있고 소비자가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인 경우도 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장기간 사용하거나 감염증에 잘못 사용할 경우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사용하던 연고는 사용이 끝나면 보관하지 말고 버리는 것이 좋다.
이와 비슷하게 무좀 등 곰팡이 감염에 사용하는 연고도 곰팡이가 아닌 병변에 잘못 사용하게 될 수 있으므로 치료가 끝나면 버리는 것을 권장한다.
반면 상처에 바르는 항생제 연고나 일반적인 가려움증에 바르는 제품은 상대적으로 짧게 사용하고 자주 사용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상비약으로 보관하다가 비슷한 증상에 바르면 된다.
모든 외용제는 약이 나오는 입구가 오염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독된 면봉에 짜서 바른다면 손에 짜는 것보다 오염을 피할 수 있다.
특히 바르는 물약은 액을 찍어 바르는 팁이 오염되기가 더 쉬우므로 연고류보다 짧은 기간만 사용하고 버리는 게 좋다. 위에서 언급한 모든 약품을 버릴 때 주의할 점은 일반 쓰레기로 버려져 땅에 묻히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약국 등에 있는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파스류, 밀봉해 보관해야 성분 유지
파스는 그 성분이 보통 휘발성이므로 개봉 후 잘 밀봉하여 보관해야 한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지므로 되도록 빨리 사용하는 게 좋다.
진통소염제 성분의 파스는 개봉했어도 통상 유효기간까지 보관, 사용할 수 있다.
파스와 반드시 구분하여 사용할 약품이 있는데, 붙이는 진통제다.
파스처럼 붙인 국소 부위에만 작용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전신에 진통 효과 등 약효를 나타낸다. 이 약은 피부로 흡수되어 혈류에 의해 전신으로 퍼져 효과를 나타내므로, 의사에게 처방받은 환자만 사용해야 한다.
붙이는 진통제류를 처방받은 환자가 아닌 사람이 사용할 경우 호흡곤란 등 위험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매우 주의해야 한다.
이 외에도 파스처럼 붙이지만, 효과는 일반적인 파스가 아닌 약이 상당히 많으므로 상비약에 들어 있는 붙이는 약품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파스류가 아닌 경우 불필요한 약품을 보관하다가 잘못 사용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용도를 확인하고 폐기하는 것이 좋다.
모든 약품은 효과와 부작용을 같이 가지고 있으므로 먹는 약보다 외용약의 효과를 만만히 보거나 관리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우리집 약상자에는 안전한 약만 들어 있도록 정기적으로 약품을 정리하고 사용 기한 내 약품만 갖춰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표시해놓는다면 약픔 오용으로 벌어질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한국 유로저널 김용대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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