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의 유럽통합정책

by 유로저널 posted Dec 2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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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의 유럽통합정책
   상반기 총선서 집권 유력
   유럽통합에 회의적이지만 수사와 현실의 차이도 분명

    노동당의 고든 브라운 총리는 늦어도 내년 6월까지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데이빗 카메론(David Cameron)이 이끄는 보수당이 총선에서 승리해 여당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1997년 '제3의 길'을 외치며 집권한 토니 블레어가 2007년 6월까지 총리를 역임한 후 자발적으로 물러났다. 이어 고든 브라운이 고대하고 갈망하던 총리가 되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자 그는 노던록 등 부실처리된 금융기관에 대한 과감한 국유화 등으로 인기가 있었으나 의원들의 과도한 수당 청구 등 각 종 스캔들로 브라운 정부는 거의 만신창이가 되었고 시민들의 정부 지지율도 곤두박질쳤다.
    그렇다면 데이빗 카메론이 이끄는 보수당의 유럽통합정책은 어떨까? 그는 전에 리스본조약에 대한 국민투표 회부와 '브뤼셀'(Brussels)이 가져간 일부 정책 권한의 되찾기, 토니 블레어의 유럽이사회(EU 회원국 수반들의 모임) 상임의장(EU' 대통령') 임명반대 등 벌써부터 회의적인 유럽정책을 공공연히 선언하고 있다. 과연 그는 수사와 같이 유럽통합에 적대적 혹은 회의적인 정책을 실행할 수 있을까?

        유럽통합이라는 '축구공'...양당제에서 승자독식 게임
    영국의 주요 정당은 현재 여당인 노동당(Labour Party)과 보수당(Conservative Party)이다. 소수야당인 자유민주당(Liberal Democratic Party)도 있지만 2차대전 후 한번도 여당이 된 적이 없고 현재의 소선구제에에서는 자유민주당이 여당이 될 확률이 없다. 하원에서 과반수를 차지한 정당이 여당이 되고 여당의 총재가 총리가 되기 때문에 총리는 정국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야당은 정부 정책의 비판자 역할을 하고 여론의 압력이나 반향이 큰 정책의 경우 야당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기도 하지만 주로 여당이 원하는 대로 많은 정책을 실행할 수 있다.
    자유민주당은 유럽통합을 적극 지지해왔다. 반면에 주요 정당인 노동당과 보수당은 기본적으로 유럽통합에 실리적인 입장을 취해왔으며 초국가적인 통합에 반대하거나 내켜하지 않는다. 노동당과 보수당 모두 정당 간 그리고 정당 내 유럽통합에 대한 합의가 없기 때문에 통합에 대해 적극적인 정책을 제안하지도 않고 되도록
이면 이 문제를 꺼내려 하지 않는다. 영국의 한 정치학자는 이런 점을 지적하며 유럽통합이라는 축구공을 웨스트민스터(영국 의회)에서 서로 차고 놀고 있다고 표현했다. 축구공을 잘 차야 인기가 있으니까 각 정당이 유럽통합을 마구 차고 공격한다는 것이다.

수사와 현실 간 괴리 주목할 필요 있어
    2005년 보수당 당수가 된 데이빗 카메론은 공약으로 유럽통합에 반대함을 앞세웠다.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 내 유럽인민당(European People's Party) 정치그룹에서 보수당 의원들의 탈퇴를 약속한 후 이를 실행했다. EU 27개 회원국 시민들이 직선하는 유럽의회 의원들은 정치성향이 유사한 정당끼리 정치그룹을 형성, 원내 교섭단체의 역할을 하며 특정 사안에 대해 대개 유사한 투표행태를 보인다. 유럽인민당은 독일의 기독교민주당 등 중도우파의 정치그룹으로 EP 내 최대 그룹이며 현재 이 그룹 출신 의원이 유럽의회 의장으로 재직중이다. 그런데 카메론은 이 그룹이 유럽통합에 너무 적극적이라며 보수당 출신의 유럽의회 의원을 이 정치그룹에서 탈퇴하게 하고 체코와 폴란드의 유럽통합에 회의적인 정당과 연계하게 했다. 특정 그룹에 속하지 않아 보수당의 EP 내 영향력은 매우 줄어들었다. 즉 실리가 별로 없는데 공약을 지키고 보수당의 유럽통합 반대를 드러내기 위해 이런 조치를 취했다.
    지난 1일 발효된 리스본조약에 대해서도 보수당은 국민투표 회부를 약속했다가 철회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올 초 리스본조약의 발효가 불투명하자 이를 공약을 제시했다가 별로 효과가 없을 듯하자 이를 철회했다.
    보수당의 유럽통합정책은 기본적으로 매우 회의적이다. 그러나 리스본조약의 국민투표 회부 철회에서 알 수 있듯이 매우 기회주의적이기도 하기 때문에 수사와 현실 간에 차이가 있다.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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